도주-증거인멸 위험 없는 상황 구속 수사는 과도 강력 규탄
의료계, 청와대-법원 앞 1위 시위---불구속 선처 탄원서 법원 제출   

[의학신문·일간보사=이상만 기자]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과 관련해 의사·간호사 등 4명에 대한 경찰의 사전 구속영장 청구 소식이 알려지자 의료과실 여부를 떠나 도주나 증거인멸 위험이 없는 상황에서 구속 수사는 과도하다는 지적과 함께 이에 분노하는 의료계의 반발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공의와 간호사들은 2일 청와대 앞에서 시위를 벌였으며, 최대집 의협회장 당선인은 3일(오늘) 법원 앞에서 1인 시위를, 그리고 여자의사회는 관련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키로 하는 등 의료계 전역에서 영장 기각을 촉구하는 시위가 전개되고 있다.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과 관련해 의사·간호사 등 4명에 대한 경찰의 사전 구속영장 청구 에 대해 전공의와 간호사들이 2일 청와대 앞에서 시시위를 벌였다.(사진 왼쪽 4번째 부터 전공의협의회 안치현 회장, 이대목동병원 대책위원회 박정수 간호사, 최원영 간호사.)

앞서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달 30일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주치의 조모 교수와 박모 교수, 수간호사 및 간호사 등 4명의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검은 경찰이 신청한 사전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 서울남부지법은 오늘(3일)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의사협회와 병원협회, 한국여자의사회, 대전전공의협의회 등 의료계 단체는 일제히 선처를 호소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경찰의 부당한 조치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우선 최대집 의협회장 당선인은 지난 1일 발표한 성명에서 "관리·감독 소홀이란 애매한 이유로 교수 2인에게 모든 책임을 덮어씌우는 것은 부당하다"며 "도주와 증거인멸 우려가 없음에도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담당 의사를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행태로서 대한민국 의사들은 형언할 수 없는 분노와 좌절을 느낀다"고 성토했다. 최 당선인은 영장 실질심사가 열리는 3일 서울남부지방법원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대한병원협회도 3월30일 '신생아 집단사망' 사건 관련 의료진 구속영장 신청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지난해 발생한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과 관련하여 사건의 위중함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그러나 “이미 해당 의료기관과 의료인들에 대한 충분한 조사가 이뤄졌고, 이번 사태로 인해 제도적 문제 또한 개선되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해당 의료진의 구속영장 신청은 의료인들의 사기를 저하시킬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따라서 ‘법원에서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신중히 검토해 줄 것과 처벌에 앞서 재발방지를 위한 다양한 해법 모색이 우선되어야 한다”게 병협의 입장이다.

한국여자의사회 역시 탄원서를 통해 “명확한 원인 규명 없이 단순히 관리·감독 책임을 물어 의료진을 구속시켜 단죄한다면 근본적인 문제 해결과 재발 방지의 실마리를 놓치는 안타까운 일이 반복될 뿐”이라고 주장했다.

여의사회는 지난달 31일부터 3만1,440여명(1일 오후 5시 기준)의 의료진들이 서명한 불구속 선처 탄원 명부를 취합, 오늘(2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제출키로 했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도 동료가 구속될 위기에 처하자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소청과의사회는 2일 "몰상식한 공권력의 조치는 끝없는 자기희생으로 험난한 길을 묵묵히 걸어온 의료진을 국가공권력이 살해한 것"이라며 경찰의 처사에 대한 비난가 함께 "헌신적으로 중환자 미숙아들을 돌보는 의료진을 기소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은 앞으로 신생아를 살릴 소아청소년과전문의가 한 명도 남지 않는 참혹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이대목동병원 의료진 사전구속영장 청구에 대한 사법부의 올바르고 현명한 판단으로 비극의 반복을 막아야 한다는 점을 재차 촉구했다. 명확한 원인을 밝힐 책임을 스스로 저버리고 그저 보여주기 위해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고군분투하는 의료인들을 희생양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대전협은 2일 이 같은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이대목동병원 의료진에 대한 사전구속영장 청구에 대한 유감의 뜻을 전했다. 이어 안치현 대전협회장은 경찰의 무리한 수사와 구속영장 청구를 규탄하면서 2일 오후 청와대 앞 인근에서 진행된 시위에 동참했다.

병원의사협의회도 성명에서 국가에서 강제한 의료체계 하에서 적자 운영을 감수하며 미숙아를 살리기 위해 열악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 진료한 중환아실 의료진에게 결과가 나쁘다는 이유로 형사책임을 물으며 구속 영장을 신청한 서울경찰청의 행태를 강력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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