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야검사, 녹내장 진단·추적 관찰에 필수적
녹내장 환자 시기능 객관적으로 평가 진행여부 판단 도와
환자 진행속도 따라 다르지만 연 2회 시야검사 시행 권장

이종연
가천대 길병원 안과 교수

[의학신문·일간보사] 우리나라가 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면서 노인의 시기능 저하 문제가 사회·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녹내장은 대표적인 노인성 안질환 중 하나로, 2016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연령대별 진료현황을 살펴보면, 녹내장 전체 진료인원 10명중 6명 이상인 62.1%가 50대에서 70대에 거쳐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60대(18만969명, 22.4%), 50대 (16만5073명, 20.4%) 70대(15만5904명, 19.3%) 순으로 드러났다.

녹내장은 단일 질환이라기보다는 안압 등 여러 가지 위험 요인으로 인하여 녹내장 특유의 시신경유두변화와 이에 상응하는 시야(視野)의 이상을 일으키는 질환군으로 정의하고 있다. 급격하게 안압이 상승한 경우를 제외하고, 녹내장으로 인한 시야손상은 진행될 때까지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녹내장으로 인한 실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안과 검사가 필요하다. 안과에서는 세극등 현미경검사, 안압 검사, 전방각경 검사, 시야검사와 시신경유두 및 망막신경섬유층촬영검사, 빛간섭단층촬영 등 여러 가지 검사를 종합하여 녹내장을 진단, 분류하고 추적 관찰하는 데 이용한다. 그 중 시야검사는 녹내장 환자의 시기능을 평가하는 검사로 녹내장을 진단하고 추적 관찰하는 데 필수적인 검사이다.

시야는 작은 산(Hill of vision)으로 표현된다. 산의 넓이가 시야의 범위로, 시축으로부터 상측 60도, 하측 70-75도, 비측 60도, 이측 100-110도의 경계를 가지며, 산의 높이는 망막의 빛에 대한 감도로 개인차가 있지만 같은 연령대에서는 상당히 일치한다.

이러한 시야를 검사하는 방법은 수동 시야검사와 자동시야검사로 대별할 수 있다. 수동시야검사에는 대표적으로 대면법과 골드만시야계가 있다. 대면법은 검사자와 환자가 마주 앉아서 손가락, 광원, 시표 등을 검사자와 환자 중간 지점에 놓고 주변부에서 중심부로 이동시키면서 자극을 인식하는 방법으로 특별한 장비가 필요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지만, 녹내장 환자의 시야 손상은 초기에는 작은 상대적 암점이거나 인지가 잘되지 않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녹내장 진료시 이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골드만시야검사는 반구형시야계로 검사자가 환자의 중심 주시를 확인하면서 수동으로 시표를 비추고 비춰진 시표에 대한 환자의 반응을 기록하는 방법이지만, 동적시야 검사계는 시신경섬유의 50-60%가 손상 받은 이후에 시야변화로 감지할 수 있어 녹내장 말기인 경우를 제외하고 작은 시야손상부위를 민감하게 판단하는 것이 요구되는 일반적인 녹내장 검사 시에는 사용에 제약이 따른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녹내장 진료에는 Humphrey®, Octopus® 등의 자동시야검사계가 이용된다.

자동시야검사는 녹내장성 시야손상을 더 민감하게 측정할 수 있지만 배경조도, 시표의 크기, 피검사의 나이, 주시상태, 굴절이상 정도, 동공크기, 매체 혼탁, 검사 숙련도 등 여러가지 조건에 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이를 고려하여 해석에 유의해야 한다.

녹내장의 진단 시 우선 신뢰도가 보장된 검사인지 확인하고 시신경 및 망막신경섬유층의 녹내장성 변화와 상응하는 시야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신뢰도 지표의 경우 주시 상실률이 20%이상인 경우 가양성반응, 가음성반응은 SITA strategy에서 각각 15%이상인 경우 검사를 신뢰할 수 없다는 표시가 나타난다.

녹내장성 시야결손은 위쪽 시야와 아래쪽 시야의 손상이 비대칭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특징이고, 대표적으로 중심와에서 10-20도 위치한 부위인 비에룸(Bjerrum) 영역에서 잘 나타나지만 그 이외의 부위에서도 시야이상이 나타날 수 있다.

<그림1> Glaucoma Hemifield test

Glaucoma Hemifield test는 녹내장에서 위아래 시야의 손상이 비대칭적으로 일어남을 이용하는 검사로, 시야의 5구역<그림1>에 대해서 상하 비대칭성 정도를 정상 대조군과 비교 분석하여 within normal limits, borderline, outside normal limits, general reduction of sensitivity, abnormal high sensitivity로 제시하여 준다.

주의할 점은 이 지표만을 녹내장 진단에 의존해서는 안되며 또한 이 지표를 다른 질환을 평가하는 도구로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녹내장성 시야손상으로 최소한 요구되는 시야장애로는 pattern deviation plot에서 활모양 영역에 있는 3개 이상의 점의 역치가 정상의 5%미만에서 나타나고, 그 중 한 점이 1%미만일 때이거나 Glaucoma Hemifield test상 outside normal limits가 나타날 때 또는 Pattern Standard Deviation이 5%미만으로 나타날 때이다.

녹내장은 장기적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정기적인 시야검사를 통해서 시야손상의 진행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시야검사상 녹내장의 진행은 기존에 있던 암점의 깊이가 깊어지는 것이 가장 많고, 다음으로는 암점의 확장이나 새로운 암점이 발생하는 것이고, 드물게 전반적인 감도의 저하로 진행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시야검사는 검사시간이 오래 걸리고, 검사자나 환자의 수고가 많이 필요한 검사이다. 하지만 녹내장의 진행에 중요한 판단자료가 되므로, 환자의 진행속도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대체로 연 2회 시야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권장된다.

시야검사는 녹내장 환자의 주관적인 시기능을 가능한 객관적으로 평가하여 질환의 진단과 진행여부에 대한 전문가의 판단을 돕고, 환자의 시기능 저하로 인한 어려움을 이해하는 데에도 되는 중요한 검사이다. 추후 녹내장의 조기 발견, 편리하고 정확한 질환의 평가 및 녹내장 환자의 시기능에 대한 깊은 이해가 가능하도록 보다 다양하고 진일보된 시야검사 개발에 대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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