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권 최초 로봇 수술로 췌장 절제술 성공

[의학신문·일간보사=차원준 기자] 전북대학교병원이 호남권 최초로 간 절제술에 이어 비장 보존 췌미부(췌장원위부) 절제술에 성공해 고난도 로봇수술세대를 활짝 열었다.

전북대병원에 따르면 간담췌이식혈관외과팀 양재도 교수가 로봇 수술기 다빈치 Si를 이용해 췌장낭종과 종양을 각각 앓고 있는 서모 씨와 백모 씨의 수술에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전북대병원은 이번 췌장 수술 성공에 앞서 지난해 말 유희철 교수팀이 간 절제술에 성공하는 등 호남권에서 유일하게 고난도 간과 췌장 절제술의 로봇 수술시대를 만들었다.

양 교수팀은 이번 수술에서 비장 혈관들을 절제된 췌미부와 분리하면서 비장을 보존하는 술식을 다빈치 로봇을 이용해 정교하고 안전하게 수술을 진행했다.

지난 1월 수술을 받은 서씨는 개복하지 않고 다빈치 로봇을 이용한 췌장 절제술을 시행해 수술 8일 만에 건강하게 퇴원했으며, 지난 19일 수술을 받은 백씨도 빠른 회복과 함께 수술 8일 만에 퇴원하였다.

췌장은 복부 안쪽에 많은 장기와 가깝게 붙어 있는 등 우리 인체에서 가장 복잡하게 얽혀 있는 곳 중 하나다. 때문에 초기에 질환을 발견하기도 어렵고 수술도 복잡하고 힘들다.

이를 반영하듯 2016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자료에 따르면 췌미부절제술은 여전히 상당 비율을 개복수술로 시행하고 있다. 비장보존여부와 관련없이 국내 췌미부절제술은 2016년 기준 1403건인데 개복수술이 52%, 복강경 수술이 48%를 차지하고 있다.

수술을 안전하고 정확하게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사전에 세운 계획의 수정 없이 시작부터 끝까지 완료하는 것이다. 하지만 수술 중 변수는 무수히 많으며 췌장수술의 경우 종양의 크기와 개복전환, 비장절제 등에 따라 변동성이 커지게 된다.

특히 종양의 크기가 매우 큰 경우나 환자의 체질량지수(BMI) 또는 수술 중 혈관 손상 등 다양한 변수는 최초 침습수술을 유지하기 어렵게 한다.

이에 따라 사람의 손목보다 자유롭게 움직이고 최대 10배까지 확대 가능한 화면을 볼 수 있는 로봇 기술을 이용한 다빈치 수술은 환자 특성에 따라 생길 수 있는 변수가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 초기 수술 계획에 변동없이 안정하게 최소침습수술을 시행하게 돕고 있다.

비장보존 췌미부(췌장원부위) 절제술과 같이 복잡하고 어려운 수술의 경우 이같은 로봇 기술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의료진의 설명이다.

비장은 특히 면역학적으로 성숙되지 않은 어린 아이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기관으로 알려져 있고 어른이라도 장기를 보존하면서 치료를 원하는 환자의 경우 로봇 기술을 활용이 큰 이점으로 작용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췌장 수술 자체가 까다로운 수술이라 전국적으로 활성화되어 있지 않아 주로 서울 지역에서만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어서 지역 환자들이 로봇 수술을 받기 위해서는 서울 대형병원까지 원정 수술을 가는 상황이었다.

전북대병원에서의 이번 다빈치 로봇 수술의 성공은 전북지역 뿐만 아니라 호남권과 인근 충청권 환자들까지 가까운 지역에서 편하게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담고 있다.

간담췌이식혈관외과 양재도 교수는 “로봇 기술을 활용하면 개복수술이나 복강경 수술보다 정확하고 안전하게 장기를 연결해 중요한 췌장기능을 보존할 수 있으며 환자의 치료와 회복에도 도움이 된다”면서 “그동안 로봇 수술을 받기 위해 수도권으로 원정을 갔던 지역 환자들이 보다 많은 의료서비스 혜택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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