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 뿐 아니라 결막염·안구건조증 등 눈 건강 위험도 심각해
중앙대병원, “콘텍트렌즈 착용자는 증상 악화될 수 있어 안경 착용해야”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미세먼지와 황사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외출 시 호흡기 건강뿐만 아니라 눈 건강도 지켜야 한다는 점을 전문가들이 강조하고 나섰다.

중앙대학교병원은 “황사나 미세먼지는 콘택트렌즈 착용자에게 건조감과 이물감을 악화시키고 눈물이 적은 안구건조증 환자들은 먼지를 희석시키는 능력이 감소돼 있기 때문에 더욱 심한 증상을 느낀다”며 29일 이 같이 강조했다.

중앙대학교병원 안과 전연숙 교수(사진 왼쪽)

실제 미국 보건당국은 스모그가 발생하면 안구건조증 환자가 최대 40%까지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으며 대한안과학회에 따르면 동물실험 연구에서도 미세먼지에 노출된 그룹이 안구표면의 손상이 더 심하고 반복 노출 시 안구표면 보호물질(뮤신)의 분비량이 줄어든다고 보고했다는게 중앙대병원의 설명이다.

중앙대병원 안과 전연숙 교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미세먼지는 눈, 코, 입, 기관지 점막 등 공기와 만나는 인체의 부분에 들러붙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며 “특히 미세먼지는 단순 먼지가 아니라 규소, 납, 카드뮴 등의 중금속과 질소 및 아황산가스와 같은 대기 오염물질들이 포함되어 있어 알레르기성 각결막염, 독성 각결막염, 안구건조증을 일으키게 된다”고 말했다.

눈물의 양이 부족해 이물질을 희석하는 능력이 부족한 안구건조증 환자들은 미세먼지로 인해 증상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콘택트렌즈 착용자는 눈에 들어간 이물질이 렌즈 표면에 달라붙어 계속 눈을 자극하게 되므로 렌즈 착용 시간을 줄이고 렌즈 세척과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는 것이 전역숙 교수의 강조다.

라식, 라섹 등의 각막 수술을 받은 경우에도 수술 후 일시적인 안구건조증과 각막신경이상 등이 발생하므로 눈에 심한 이상과 증상이 생겨도 잘 느낄 수 없기 때문에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점도 강조한 전 교수다.

전연숙 교수는 “미세먼지로 인한 알레르기 결막염의 경우 눈꺼풀 부종, 가려움, 이물감, 눈물흘림, 충혈, 통증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각막염이나 각막 궤양이 발생한 경우, 심한 통증, 눈부심 및 시력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며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조기에 치료하면 알레르기 치료제와 인공 눈물 등으로 1~2주 내에 간단히 해결되는 경우가 많지만 치료하지 않는 경우 염증이 심해져 각막혼탁이 남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세먼지로 인한 안구건조증은 이물감과 통증뿐만 아니라 눈이 쉽게 피로해지고 눈 주변이 무거운 느낌이 들면서 두통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는데 심한 경우 시야가 뿌옇게 보이거나 반사적 눈물 분비로 인해 눈물을 흘릴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연숙 교수는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은 가급적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지만 외출 시에는 되도록 콘택트렌즈보다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만약 렌즈를 사용할 경우에는 외출 후 바로 렌즈를 빼서 세척하고 렌즈에 먼지가 끼어 흠집을 내거나 각막에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일회용 렌즈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이어 “시력이 나쁘지 않아 안경을 착용하지 않는 사람일지라도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마스크와 함께 선글라스, 고글, 보호안경 등을 착용하고 외출하는 것을 생활화해야 한다”며 “실제 안과에서 안구건조증 등 안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보호안경 처방을 하면 약 70% 정도의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그는 끝으로 “안구건조 증상을 느낄 경우 평소보다 더 인공눈물을 점안하되 자주 사용해도 문제가 없는 일회용 무방부제 인공 눈물을 점안하는 것이 좋다”며 “가습기로 실내습도를 유지해 바이러스나 먼지가 대기 중에 떠돌아다니는 것을 가라앉히는 것이 눈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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