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세계 데이터로 가치 입증 및 개발비 절감 기대

로이터

[의학신문·일간보사=김자연 기자] 빅데이터가 실제 세계에서 의약품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정보를 풀 것으로 기대되며 대형 제약사들이 기술 업체들과 제휴를 체결하는 등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제약사에 대해 실세계 근거는 의약품의 가치를 입증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세계 근거는 기존의 무작위 임상시험 밖에서 수집되는 데이터로 근래 들어 관심이 급등하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연구소의 임상시험 웹사이트에 따르면 2006년 이후 실세계 데이터에 관해 약 1800개의 임상시험이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절반이 지난 3년 동안에 시작됐고 작년에도 300건이 개시됐다. 또한 이같은 연구는 암, 심장질환, 호흡기질환 분야에서 활발하다.

과거에는 실제 일상 가운데 약물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으나 전자 건강기록, 보험 청구 데이터베이스, 웨어러블 등이 부상하며 새로운 데이터를 풍성하게 제공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존의 임상시험에 비해 폭넓게 실세계 환자들의 경험을 포착할 수 있게 돼 개인맞춤의학 시대에 맞춰 유용한 활용이 기대된다. 수백만명 환자의 경험으로부터 얻어지는 정보는 특히 종양의 특징에 따라 약효가 다른 암과 같은 질환에 있어서 중요한 개별성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로 로슈는 미국의 265개 지역 암 클리닉과 6대 주요 학계 연구센터와 협력하던 플래티런을 최근 인수하며 종양학 근거 큐레이터로서 주도권을 쥐게 됐다. 로슈에 의하면 데이터는 제약사의 다음 전선으로서 특히 로슈는 항암제와 진단 분야에 선두 주자인데 데이터 관리를 더함으로써 전략적인 기회가 있다.

뿐만 아니라 실세계 데이터에 관한 관심은 종양학을 넘어서 세계의 모든 주요 제약사들도 다양한 질환 분야에 관해 그 이용을 담당하는 부서를 꾸렸고 아스트라제네카와 사노피의 당뇨 연구, 화이자와 BMS의 뇌졸중 예방 공동 연구, 다케다의 장질환 프로젝트 등 이미 여러 곳은 정보 이용에 관한 과학적 연구도 마쳤다.

이에 대해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보건 정보 전문가는 전통적인 임상시험 연구를 수행하는데 비용이 더욱 많이 들고 있어 업계는 일상적으로 수집된 데이터를 통해 비슷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는데 건강 기록의 디지털화 증대를 통해 모두 가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FDA 역시 실세계 근거(RWE)를 널리 쓰면 약물 개발 비용을 줄이고 의사가 보다 나은 치료를 선택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21세기 치유법에 의해 RWE 이용 확대에 관해 평가하도록 지시됐다. 유럽의약품청(EMA) 또한 의사 결정에 있어서 RWE 이용 방식에 관해 연구 중이다.

그렇지만 애플, 아마존, 구글 등 기술 업체들까지 헬스케어 시장에 끼어들며 개인 데이터에 접근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데이터의 상업적 이용 및 환자 프라이버시 침해에 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대표적 예로 영국 국가보건서비스(NHS)가 학계와 업계를 위해 익명의 환자 데이터를 수집하려 시도했으나 지난 2016년 환자와 의사들의 저항으로 취소된 바 있으며 작년에도 영국의 한 병원이 환자 정보를 구글의 AI 딥마인드에 넘겼다고 해서 정보위원회로부터 질책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RWE 연구가 과학적 발견 보다는 단지 마케팅에만 이용될 우려와 함께 원하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여러 번 데이터를 분석하는데 그치게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로슈는 데이터의 소유권에 관한 큰 논란으로 제약사의 단독적 작업은 불가능하고 협력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아스트라제네카도 실세계 데이터 수집을 위해 여러 스타트업 및 환자 단체와 계약을 체결했다.

이 가운데 애플의 아이폰은 사용자로 하여금 의료 기록을 볼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하고 아마존이 버크셔해서웨이 및 JP모건과 새로운 헬스케어 업체를 세우며 여러 관련 스타트업이 흘러넘쳐나는 등 제휴의 기회는 풍부하며 앞으로도 협력이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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