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로텍, 일회용 핸드피스 판매 불가로…“실적 미비 등 대규모 계약 취소 위기, 대책 절실”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환자 2차 감염을 예방하는 일회용 의료 핸드피스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해외시장에서 주목을 받고도 현재 도산 위기에 처해 있는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국내 의료기기 제조 기업이 있다.

첨단의료기기를 개발하고 식약처로 부터 성능과 안정성을 인정받았음에도, 심평원의 건강보험 적용 심사에서 통과하지 못해 국내 판매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알로텍(대표 고정택)은 지난 2004년 설립된 벤처중소기업으로서 2009년에 세계 최초로 정형외과용 일회용 의료 핸드피스를 개발하여 혁신기술과 우수한 품질을 인정받았다.

고정택 알로텍 대표(가운데)는 앞서 미국 의료기기 온라인 전문 유통회사인 아이레메디와 5년 간 5,600만달러 규모의 정형외과 일회용 핸드피스 독점공급 MOU 계약을 체결했다.

핸드피스는 정형외과 수술에 널리 쓰이나 특히 무릎‧엉덩이 인공관절 수술에 최고의 성능을 발휘하도록 특화된 전문 의료기기다. 현재 인공관절 수술 시 사용하는 핸드피스는 수천만원 상당의 해외 수입 제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소독 및 멸균을 통해 재사용하고 있다.

이에 알로텍이 국내 순수 기술로 개발한 일회용 핸드피스는 ‘일회용 주사기’와 같이 장비가 아닌 의료 소모품 개념으로 한번 사용 후 폐기한다. 재사용 핸드피스 대비 1/100 가격과 무게는 1/2 수준으로 파격적 스펙을 가지고 있으며 병원서 환자 2차 감염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해외서 획기적 의료기기로 평가받고 있다.

감염 예방 측면 뿐만 아니라 ㈜알로텍은 기술력과 품질을 각종 인증을 통하여 증명 받았다. 국내 식약처에 제조 품목 허가를 획득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 FDA 인증, 유럽CE 인증과 ISO13485, KGMP 등의 인증을 획득하여 기술력과 제품 생산 능력을 입증함과 동시에 수출준비에 만반의 노력을 기울였던 것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위 의료기기를 판매할 수 없는 안타까운 현실에 직면한 상태다. 현재 일회용 의료 핸드피스는 이탈리아·미국 같은 해외시장에서만 판매가 되고 있는데, 아직까지 별도의 사용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사실상 판매가 불가능해 국내 환자들은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알로텍은 기업을 생존을 위해서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만 했다. 하지만 내수시장이 아닌 해외시장에 제품을 판매하기가 더욱 힘들었다. 해외전시회에 매년 참가하고 수출을 위해 절실한 심정으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 점차 수출의 활로가 열렸지만 이 과정에서 또다시 위기에 봉착했다.

국내에서의 공인된 판매가 및 사용실적을 해외 바이어들이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판매가 불가능해 해당 자료들이 전무했던 것이다. 계약 성사를 목전에 두고 물거품이 된 일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중소 의료기기 업체 노력 ‘물거품’…별도 사용기준 필요”

높은 기술력과 우수한 품질을 해외시장에서 인정받았음에도 해외바이어들이 요구하는 국내 판매 실적, 판매가에 관한 근거자료를 제출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이다.

결국엔 미국 업체와 체결한 5,600만불(약 653억원)의 MOU 계약도 본 계약으로 이행이 물거품에 처할 위기에 봉착했다. 국내에서의 판매가 불가하고 어렵게 성사시킨 해외수출도 공인 가격과 판매 실적의 부재로 인해 사실상 무산돼 현재 알로텍은 매출자체가 발생하지 않아 은행차입금의 상환 연장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어서 도산위기에 처해 있다.

고정택 대표이사는 “지난 20년간 국내 의료기기 산업에 헌신하였고 수입제품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의료용 핸드피스 시장에서 반드시 국산 의료기기를 생산해서 국내 의료기기 산업의 발전을 위해 이바지해야겠다는 신념 하나로 지금까지 버텨왔다”며 “이런 국내 중소의료기기 업체의 지난 노력이 정당하게 평가 받지 못하는 현실이 아쉽다”는 심정을 밝혔다.

또한 “해외수출을 통한 국산 의료기기 경쟁력 강화와 일자리 창출 및 청년고용 난 극복에 중소기업으로써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기여했지만 이에 대한 결과는 기업 도산 위기라는 현실에 직면해있다”면서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를 바라보는 관련 업계 관계자는 “보건 당국에서는 하루빨리 해당 의료기기의 별도 사용기준을 마련해, 국내 중소 의료기기 업체의 해외시장 확대 및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 가능성에 큰 힘을 실어 줘야 한다”며 국산 의료기기 산업의 발전을 위한 정책들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