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의사회 공통질문에 대동소이한 답변 이어져…상호 토론 없어 차분한 분위기 유지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제40대 의사협회 회장 후보자들의 공식적인 마지막 합동설명회가 큰 의견 충돌이나 거친 열기 없이 원만하게 마무리됐다.

대구광역시의사회와 경상북도의사회는 지난 14일 저녁 대구시의사회관 3층 회의실에서 ‘대한의사협회 제40대 회장선거 후보자합동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한 마지막 합동설명회였고 최근 일부 후보들 간에 진실공방이 오간 이슈가 있어 당초 뜨거운 열기를 띨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토론회가 아닌 설명회 형식을 갖췄고 4개의 공통질문과 1개의 후보자별 개인 질문만 주어졌으며 후보자들 간의 상호 질의 또한 없어 대동소이한 답변들이 주를 이뤘다.

특히 대구·경북의사회 측에서는 격한 상황을 사전에 예방하려는 듯 플로어 질문을 자제시키고 인신공격성 질문은 배제하는 등 설명회를 원활하게 진행하려 애썼다.

대구·경북의사회가 후보자들에게 던진 키워드는 ‘미투(#me too)’, ‘의료일원화’, ‘전문의평가제’ 등이다.

마지막 합동 토론회를 끝낸 '제40대 의사협회 회장' 후보 6인과 대구시의사회, 경상북도의사회,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 등이 손을 잡고 화이팅을 외치는 모습.

■ 의료계 미투(#me too)운동 피해자와 가해자에 대한 협회의 대책은 무엇?
우선 의료계 미투 운동 피해자와 가해자에 대한 협회의 대책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후보자들은 모두 의협이 직접 피해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고 가해자에 대한 제재 또한 강력하게 개입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추무진 후보는 “국민들이 의사들에게 높은 수준의 윤리의식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지난해 9월부터 의료인 폭행 및 성폭력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며 “신고가 들어오면 담당 이사들과 법제이사 법률상담을 하고 있고 추가적인 문제에 대해서 상담을 해주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내부 자율정화”라고 말했다.

기동훈 후보는 “콜센터 운영을 확장해 가해자와 피해자를 철저하게 분리해 피해자 보호를 우선시해야 한다”며 “표준 프로토콜을 만들어 병원에 배포하고 병원 프로토콜 또한 검토해 보완해 상호 교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최대집 후보의 경우에는 “미투 운동은 권력적 우열관계에 있는 남자와 여자, 다시 말해 권력적 상위 관계에 있는 남성이 권력적 하위에 있는 여성에게 성적으로 부적절한 핼동을 했을 때 발생하는 것”이라며 “피해자는 2차 피해를 받지 않도록 보호하고 가해자는 죄에 상응하는 엄중한 책임을 지도록 하되 사안에 따라 정도가 심하다면 의협이 직접 형사 고발을 하는 것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수흠 후보는 “의료계 미투 운동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는 창구를 만드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겠다”며 “신고 접수 즉시 가동될 수 있고 가해자에 대한 법률적 처벌과 ‘위드유’ 운동으로 마무리 짓는 대응이 되도록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지속적인 예방교육과 홍보가 필요한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김숙희 후보는 “가해자는 일단 윤리위원회에 회부해야 하고 사건이 심각하면 법적인 처분과 명단 공개 등도 할 수 있다고 본다”며 “가해자와 피해자가 서로 두 번 다시 만나지 않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고 여자 전공의 피해자들이 한국여자의사회 상담을 원하는 비율이 많으니 여자의사회와 함께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용민 후보 또한 “피해자에게 ‘내 편이 있구나’, ‘혼자가 아니구나’라는 위안을 주어야 한다”며 “24시간 헬프콜 제도를 운영해 피해자의 형사적 고발을 도와주는 등 현실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게끔 의사협회나 지역의사회, 전공의협의회 등이 노력해 성공사례가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 왼쪽부터) 추무진 후보, 기동훈 후보, 최대집 후보가 대구시의사회와 경상북도의사회가 준비한 합동 설명회에서 공통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의료일원화에 대해 찬성한다면 그 방법과 로드맵은 무엇인가?
의료일원화에 대해서는 한의대 폐지를 원칙적으로 하고 단기적인 접근이 아닌 장기적인 계획을 철저하게 꾸려야 한다는데 6인의 후보자들이 동일한 목소리를 냈다.

즉, 한방과의 동등한 조건에서 의료일원화를 하거나 중국식 일원화가 돼서는 안된다는 것.

추무진 후보는 “지난 2015년 11월 집행부 상임이사회 때 기본 3대 추진원칙에 세부 3대 원칙을 세웠다”며 “의대와 한의대 교육과정을 통합하고 현재 면허 제도를 그대로 유지할 뿐만 아니라 10년 안에 완수해야 한다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일원화가 선언되는 순간 한의과는 신입생 모집을 중지하고 일원화가 완료될 때까지 업무영역 침범을 중단하며 향후 이원화 제도의 부활을 일절 논의하지 않는다는 세부 원칙이 그것”이라고 말했다.

기동훈 후보 또한 “한의대 폐지를 전제하지 않은 일원화는 절대 논의 할 수 없다”며 “현재 한의사협회 회장이 중국식 의료 일원화를 주장하는데 의사들이 한의학을 반대하는 것은 이권의 문제가 아니라 정의의 문제이기 때문에 보험제고 선택을 통해 국민들에게 선택권을 돌려주는 방법을 취하도록 정부를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대집 후보는 “한의과대 폐지와 한방사 제고의 단계적·점진적 폐지를 기본 원칙으로 일본이 메이지유신 때 중의학을 소멸시켰던 방식으로 가야 한다”며 “단기간에 실천하기는 어려운 만큼 한의과 제도 폐지의 여론을 국민들에게 홍보하고 그 과정에서 보험은 선택 가입할 수 있도록 해 검증된 한방의료행위만 허용시켜야 한다”고 언급했다.

임수흠 후보의 경우에는 “한의대 폐지를 통한 교육 일원화부터 시작해 과학적이고 의학적으로 검증된 부분만 흡수해야 한다”며 “기능의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로 발전시켜 전문가를 길러 통합적 치료가 가능하도록 해야 하지만 이 과정에서 현재 한의사들의 면허 일원화는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숙희 후보는 “일본식 의료일원화에 찬성하며 현실적으로 한의과대학 폐지가 의료일원화로 가는길이나 폐지가 쉬운 일은 아니다”며 “한방의 문제점과 비과학성에 대해 언론 홍보 등을 통해 국민과 정치권을 설득하고 한 해 동안 배출되는 한의대생 800여 명을 어떻게 흡수 할 수 있는가라는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용민 후보도 “세계 어디에서도 우리나라처럼 한방사들을 의사 대접하는 곳이 없고 엄격한 잣대를 대면 보완대체요법 정도인데 의사와 맞먹으려 하는 것부터가 어불성설”이라며 “동등한 조건에서의 의료일원화는 있을 수 없고 모집중단부터 한 후에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정석”이라고 지적했다.

(사진 왼쪽부터) 임수흠 후보, 김숙희 후보, 이용민 후보가 마지막 합동 설명회에서 공통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에 대해서는 찬성 5, 반대 1
전문가 평가제도에 대한 의견은 최대집 후보를 제외한 모든 후보가 찬성의견을 밝혔다.

단지 정부 지원 등이 필요하고 시범사업에서 도출된 문제점들을 세밀하게 검증·보완하는 단계를 거쳐야 역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추무진 후보는 “정부가 행정력을 동원해 면허제도에 손을 대려고 하는 것을 집중적으로 방어하고 논리를 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스스로 평가하는 자율규제는 필요하다”며 “1년간의 시범사업 평가 결과, 효과 면에서는 예방과 교육 및 윤리의식이 고취됐으나 대상범위가 적고 지원이 없으며 폭행과 성폭력에 대한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지 못한 한계도 있어 보완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동훈 후보 또한 “전문가평가제는 형사기관이 아닌 스스로 자정함으로써 건강하고 튼튼한 의협이 되는데 디딤돌”이라며 “사안에 따라서 전문가 자문을 늘리고 평가단 보상체계를 확립해 처벌을 주목적으로 하는 등 불명예를 주는 일은 없어야 할뿐만 아니라 기존 복지부의 관리감독권리를 의협으로 이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최대집 후보는 “정부과 공권력이 의사면허를 우습게 취급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부에서조차 전문가 평가제로 의사면허를 좌지우지하는 것을 어불성설”이라며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라 의료법 등 의료관계법에서 의사면허를 함부로 정지하고 취소할 수 있는 수많은 불합리한 규제를 우선적으로 철폐해야 한다”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임수흠 후보의 경우 “자율성 확보를 위해서 범위 확대에 찬성한다”며 “시범 사업 후에 나타난 문제점들, 특히 성폭력과 폭행에 대해 손을 댈 수 없었던 사례를 다듬고 부족한 재정 문제도 해결해 의료법 개정을 통한 자율징계권을 가져오겠다”고 언급했다.

김숙희 후보는 “전문가 집단이 자율성을 주장하려면 자율평가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며 “시범사업의 숫자가 많지는 않았지만 효과는 긍정적이었는데 본 사업이 됨으로 인해서 자율징계권을 가져와야 하나 정부의 지원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끝으로 이용민 후보는 “내 자식들이 맞더라도 밖에서 두들겨 맞지 않고 안에서 고치도록 해야 한다”며 “평가를 내려주지 않아 억울하게 당하는 동료들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사무장 병원, 불법의료, 환자유인행위 등을 내부에서 자율적으로 막아야하고 특히 전문가평가제에 더해 시군구의사회 경유 개설권도 같이 가져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의사사회에서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한 문제점을 묻는 질문에 대해 △추무진 후보는 ‘총의를 모을 수 있는 강력한 협회 구조 구성’을 △기동훈 후보는 ‘젊은 의사들의 참여를 이끌어 개혁을 목표로 한 섬기는 리더십의 의협’을 △최대집 후보는 ‘비급여의 전면급여화 저지’를 들었다.

이어 △임수흠 후보는 ‘강력한 투쟁과 합리적인 협상력으로 저수가와 의료양극화 및 의료악법 저지’를 △김숙희 후보는 ‘수가에 필요한 재정 확보 노력’을 △이용민 후보는 ‘의료적폐의 중심인 저수가 해결’을 시급한 문제로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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