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의사회, 합동설명회 개별 질문 시간서 후보들 정곡 찔러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제40대 의사협회 회장 후보자들이 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마지막 합동설명회에서 과거 발언 및 행적 등을 검증 받고 돌아왔다.

대구광역시의사회와 경상북도의사회는 지난 14일 저녁 대구시의사회관 3층 회의실에서 ‘대한의사협회 제40대 회장선거 후보자합동설명회’를 개최했다.

대구광역시의사회와 경상북도의사회가 지난 14일 개최한 '제40대 의사협회 회장 합동설명회'에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후보자들이 긴장을 풀고 있다.

이날 합동설명회는 4개의 공통질문과 후보 각각에게 주어진 개인질문 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후보자들은 현장에서 직접 받은 개별질문 시간에 스스로 언급한 과거 발언과 의사 회원들이 그간 의아해 할 수 있는 행동들에 대한 해명의 시간을 갖게 돼 눈길을 끌었다.

우선 추무진 후보에게는 비상대책위원회가 정부와의 대화를 진행하다가 최근 해체를 선언하고 협상이 중단됐는데 의협회장으로서 그 이유와 지금까지 이뤄진 협의내용을 알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주어졌다.

이에 추무진 후보는 비대위의 규정상 안건이나 진행사항 등에 대해 회장과 이야기를 하기로 돼있는데도 불구하고 사전 혹은 사후에 원활한 소통이 되지 않고 언론 기사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알게 되는 점 등에 안타까운 심정을 느낀다고 답했다.

추 후보는 “당초 임시총회를 통해서 비대위에 전권을 위임했고 실제로 비대위가 지난해 12월 집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냈다”며 “처음 비대위가 생길 때 2018년 정기총회까지만 유지하기로 했었고 이제는 비대위 활동의 결과를 가져올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새로운 회장은 비대위의 이 같은 활동을 기반으로 투쟁과 협상의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며 “만약 회장이 된다면 책임감을 갖고 투쟁과 협상을 해 1년 이내에 중간평가를 받겠다”고 덧붙였다.

기동훈 후보의 경우에는 ‘의사가 행복해야 국민이 행복하고 국민이 행복해야 의사가 행복하다’는 등의 대국민 설득을 중요시하는 발언을 자주 했는데 의사들에게 무관심한 국민들의 관심을 어떻게 이끌어 낼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기동훈 후보는 비대위의 공식 명칭을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회’로 정한 것부터가 시작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 후보는 “사실 국민들은 수가, 비급여, 급여, 이런 것들을 잘 모른다”며 “그렇다고 해서 의사들이 국민들을 위해 문재인 케어를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달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즉, 의사단체에서 국민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았을 뿐이니 국민 설득을 위한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의미다.

그는 “의사협회 페이스북의 ‘좋아요’도 800~900개 수준으로 끌어올렸고, 지난해 집회를 다룬 초반 기사들에서는 의사들의 행동에 공감하는 댓글이 많이 달렸다”며 “국민을 등지는 파업은 이길 수 있는 파업이 아니다. 여론을 바꾸고 국민과 함께 가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최대집 후보는 ‘혼자만이 문재인 케어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고 자신하는 이유에 대해서 답했다.

최대집 후보는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는 우리나라 의료정책을 좌지우지하는 일부 그룹들이 최종적으로 총약계약제로 가기 위한 중간 단계일 뿐”이라며 “이것을 막아내기 위해서는 정권과 행정부, 여당과 야당 등을 상대로 때로는 협상을 때로는 엄청난 투쟁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후보는 이어 “다시 말해 문재인 케어 저지는 국가 공권력과 의료계가 치러야 하는 대외전이기 때문에 의협 회장은 지도자로서 모든 것을 다 걸어야 한다”며 “어떠한 희생도 감수하고 회원들과 대동단결 할 수 있는 봉사 지도력을 지녔고 그런 경험을 했던 자가 당장 전장으로 달려갈 수 있어야 한다”며 본인이 최적의 적임자임을 피력했다.

대구·경북의사회는 그동안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서울지역에서 많이 배출됐고 대의원 의장은 지방에서 담당한 것이 관례였는데 임수흠 후보가 의장을 맡으면서 지역적 배려가 없어진 것 아니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를 두고 임수흠 후보는 관행이 꼭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능력이 되고 회원들이 선택한다면 지역별로 관계없이 누구나 회장과 의장을 맡을 수 있다는 의견을 건넸다.

임수흠 후보는 “사실 처음에는 의장을 할 생각이 없었다”며 “하지만 회무만 보던 입장에서 대의원회에 불만이 많았던 만큼 그 문제점을 고쳐보고 싶다고 생각했고 의장을 하면서 밖에서 느꼈던 문제들을 나름 시정했다”고 설명했다.

임 후보는 이어 “능력이 있다면 의장뿐만 아니라 의협 회장도 수도권에서만 하는 것이 아닌 지방에서 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김숙희 후보는 지난 총선 때 공천을 받은 연유와 정치적 성향 및 의협회장을 발판으로 정치권에 발을 들이려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질의를 받았다.

비례대표 공천을 받았을 당시 스스로 공천 신청을 하지 않았으며 개인적인 결정이 아니라 주변과 논의를 통한 수락이었다는 답변을 한 김숙희 후보다.

김숙희 후보는 “국회에 들어가서 의사들의 권익을 위해 싸워줄 사람이 필요하지 않은가라는 얘기를 듣고 결정하게 됐던 것”이라며 “의협 회장 자리는 서울시의사회 회장 자리보다 훨씬 더 싸워야 하는 권익단체이고 정부와도 싸워야 하니 국회의원보다 위상이 높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 후보는 “의사의 편에서 의사의 권익을 지키고 의사가 자존감을 지킬 수 있는 법안을 만드는 당이라면 그 어떤 당과도 협조할 수 있고 그 당을 선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용민 후보는 지난 2014년, 원격의료를 두고 의료계가 총파업을 고려할 때 오히려 화상 상담을 한 의혹을 해명했다.

이용민 후보는 “안그래도 이 부분에 대해서 해명을 해야 겠다는 마음을 먹고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 후보는 “과거 총 3번의 개업과 2번의 폐업을 겪고 미용성형클리닉이라는 곳에서 봉직의를 할 때 성형인 만큼 전화회선을 하나 빌려 얼굴을 보면서 상담하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시스템을 도입하려 했다”며 “하지만 실제 연결 상태가 좋지 않고 해서 상담건수는 1건도 없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해명했다.

대구시의사회와 경상북도의사회의 의협회장 후보 합동 설명회가 열린 대구시의사회관에 비치된 후보 6인의 선거 홍보물.

한편, 이날 설명회 말미에는 앞서 충청남도의사회 토론회에서 나온 ‘본인을 제외하고 어떤 후보를 지지하는가’라는 질문이 재차 나왔다.

충청남도의사회 토론회에서는 추무진 후보는 이용민 후보를, 기동훈 후보는 김숙희 후보를, 최대집 후보는 임수흠 후보를, 임수흠 후보는 최대집 후보를, 김숙희 후보는 기동훈 후보를, 이용민 후보도 기동훈 후보를 선택했다.

이번 대구·경북의사회 설명회에서는 추무진 후보만 유일하게 ‘어떤 후보가 회장이 돼도 비슷할 것 같다’는 이유를 들어 ‘전원을 지지한다’며 충청남도의사회 때와 다른 답변을 했을 뿐 나머지 후보들은 선택에 변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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