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률 90% 이상에 기증자 합병증 2% 미만으로 낮아
중앙대병원, “인식 전환 통한 간이식 적극적인 고려 필요” 강조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까다로운 조건들이 맞지 않으면 이식 수술이 어려운 것으로 인식돼 온 간이식이 건강하면 누구나 혈액형이 불일치해도 기증이 가능한 만큼 이에 대한 적극적인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중앙대학교 간담췌외과 서석원 교수팀은 지난 2015년 기증자와 혈액형이 맞지 않아 이식을 하지 못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탈감작요법 시행 후 혈액형부적합 간이식을 성공적으로 치룬 이래, 지금까지 100%의 혈액형 불일치 간이식 수술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실제 최근에는 새로운 면역억제제와 치료법이 개발됨에 따라 기증자와 수혜자간 혈액형이 불일치해도 건강하고 크기만 맞으면 간이식이 가능하며 성공률 및 생존률 또한 90% 이상 수준으로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서석원 교수팀의 설명이다.
또한 지난해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코호트(KOTRY) 연구에서 장기이식 수술을 위해 자신의 간을 제공한 기증자들을 2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생체 간 공여 이식수술로 인한 주요 합병증 발생률이 2% 미만으로 보고되고 있다는 설명을 이어간 서석원 교수팀이다.
즉, 장기 기증자와 이식받는 환자의 혈액형이 같지 않더라도 수술 결과에 차이가 없고 일반적으로 95%가 넘는 높은 성공률과 생존율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 시행을 적극적으로 고려해볼 수 있다는 것.
간 기증은 혈액형이 달라도 각종 건강상태가 양호하고 간의 기능이 정상이며, 이식편으로 사용될 간의 크기가 수혜자의 몸무게와 비교해 적합한 크기이고, 기증자의 잔존 간 크기가 일정 비율 이상인 경우에 가능하다.
대부분의 경우 오른쪽 간을 사용하며 전체 간 크기의 60~70%를 절제하게 되나 간은 일부를 잘라내도 6개월~1년 정도가 지나면 저절로 재생해 거의 원상태로 회복되기 때문에 기증자에게는 문제가 없고 수술 후 특별한 치료가 없어도 호전된다.
서석원 교수는 “간암의 경우 간절제술 등의 치료를 하더라도 재발할 확률이 높게는 50-60%까지 높게 보고되고 있는데 간이식을 할 경우 특히 종양의 크기가 5cm 미만인 밀란 척도 이내의 간암의 경우 재발 위험이 10%이하로 낮고 5년 생존율 또한 간암이 없는 간이식 환자와 차이가 없기 때문에 현재까지는 가장 확실하고 적극적인 간암 치료법이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이어 “국내에서 간이식을 필요로 하는 중환자는 매년 5~6천명인데 사체 간 기증은 1년에 300~400건에 불과하고 생체 간이식도 1년에 약 1천 건으로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라며 “간 기증자에게 치료적 시술이 필요한 경우는 1% 미만으로 알려져 있고 우리나라에서 간 기증 수술 후 장애가 남거나 사망한 경우에 대한 보고는 없기 때문에 충분한 사전검사를 받고 기증에 적합하다는 결과가 나왔다면 적극적인 공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처럼 간 기증자는 보통 수술 후 1주간의 입원이 필요하나 퇴원 후 약 2~3주 요양을 하면 직장 생활을 포함한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또한 이식을 받은 환자의 입원기간은 3~4주, 이후 요양기간은 8주 내외로 이식 수술 후 감염에 취약한 상태이기 때문에 3개월 정도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공공장소는 피하는 것이 좋으며 특히 감기에 걸린 사람과의 접촉을 피해야 한다는게 서석원 교수의 강조다.
서 교수는 “이식환자들은 새 장기에 대한 거부반응을 줄이기 위해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인에 비해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여서 감염에 취약해 이식 후 초기에는 개인위생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며 “특히 날음식이나 상하기 쉬운 우유, 요구르트는 수술 후 6개월 정도 주의하는 게 좋고 정해진 시간에 빠짐없이 약을 복용함과 동시에 주기적으로 병원에 방문해 혈액검사 등을 통해 합병증 여부를 진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간이식은 간암뿐 아니라 간암의 재발에 위험요인이 되는 간경변증이 있는 간 전체를 동시에 제거하고 간 절제술보다 완치율이 높아 현재까지는 재발을 최소화하는 가장 확실한 치료법”이라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극적인 간이식 수술을 고려하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