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허가부터 상용화, 객관적 지표까지 지원…국내 의료기기 산업 경쟁력 강화 도모
의료기기 중개임상 지원 프로그램 운영 등 글로벌 진출 필수 요소로 ‘성공 모델’ 주목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의료기기 기업들이 원하는 병원의 역할은 임상현장에서의 의사들의 사용 경험과 현장에서의 테스트이다. 또한 개발 초기부터 최종 소비자인 의료진들과 자주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같이 고민하면서 제품을 설계하고, 의료진들이 제품 개발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국내 의료진들이 원하는 세계최고 사양의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이러한 병원 내 의료기기 센터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하고 있는 가천대 의료기기 센터는 국내 다른 센터와 차별화된 사업으로 국내 최초로 글로벌 의료기기 센터를 운영하면서 국내 의료기기 임상시험센터를 선도하고 있다.

길병원이 ‘글로벌 의료기기 트레이닝센터’를 통해 국산 장비 위주로 신제품의 홍보 및 의료진의 평가를 직접 받으며, 해외수출에 필요한 의료진의 제품평가 제공과 지명도를 높이는 데 일조하고 교류의 장까지 원스톱으로 마련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대형병원에서 장비 활용도에 있어 글로벌 기업들을 제치고 국산 의료기기가 첫 번째로 사용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상상을 현실로 바꾸고 있어 주목된다.

최근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김선태 가천대 길병원 의료기기융합센터장은“현재 국내에는 메드트로닉 이노베이션 센터와 올림푸스 K-TEC 센터 등이 있지만 국산 의료기기를 위한 트레이닝 센터는 없다”며 “이러한 트레이닝 센터는 국산 의료기기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필수 요소로 성공적인 모델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그동안 가천의료기기 융합센터는 경인지역을 비롯한 전국의 의료기기 개발 기업과 수많은 의료기기 컨설팅을 진행해 왔다. 주로 기업에서 느끼는 애로사항과 사용자(의료진)가 원하는 임상요구사항을 정확히 반영해 임상현장수요에 근거한 수요개발과 국제표준 기반 설계자문 등 의료기기 수요분석에서 부터 임상논문/글로벌 마케팅 허가 후 임상 등 사업화에 이르기까지 전주기에 걸쳐 국내 의료기기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기업들의 애로 사항인 IEC 3판 기준에 맞는 사용 적합성 테스트 지원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많은 기업들에게 적극적으로 이를 원하는 테스트 지원을 시행하고 있다.

■ 최소침습 의료기기 중개임상 시험지원센터 선정

여기서 더 나아가 길병원 의료기기융합센터는 보건복지부로 부터‘최소침습 의료기기 중개임상 시험지원센터’로 선정됐다. 이후 트레이닝센터를 통해 길병원은 의료진 및 바이어를 대상으로 의료기기를 직접 현장에서 사용 및 시연, 훈련하는 모의수술실과 성능평가실 그리고 교육훈련실을 구축해 제공하는 최소침습 의료기기 컨버전스 랩을 조성하고 널리 활용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1년에 2~3번 정도 신제품이나 업그레이드된 제품 교육이 이뤄지면서 제품에 대한 이해를 하고, 전문의나 전공의 대상으로 의료진을 위한 트레이닝을 마련하고 있다. 새로운 기기가 손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연수를 진행하며, 연수가 더 필요한 의료진에 한해서는 해외학회와도 연결해 기기 사용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한다.

센터는 아직 생소한 국산 의료기기에 대한 의료진의 이해를 높이고, 임상 현장의 니즈를 의료기기 개발에 반영하기 위해 △의료기관과 의료기기업체 기술협력 △기업교류 △협업과제 발굴 △공동연구개발 추진 등에 나서고 있다. 아이디어 발굴부터 모의제품 개발까지 의료기기 개발 전 단계에 걸쳐 산·학·연·병간 협력체계도 구축한다.

가천대 길병원이 가진 인천공항에서 20분 거리에 위치해 글로벌 허브가 될 수 있다는 점, 국내 5대 병원 수준의 방대한 임상 케이스를 제공하고 의료기기 및 의약품 전문 지원 체계가 구축돼 전문가 확보의 용이한 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의료진 주관으로 직접 부위별·시술별 시뮬레이션 모드를 구축해 제공하고 객관적 성능 및 사용자 적합성 평가 공간을 만들어 기계적 정밀 성능 테스트까지 가능토록 한다. 더불어 품목허가된 상용장비 사용자 훈련공간을 배치해 의료진 전문 자문 및 데모공간으로 배정한다.

이는 현재 대표적 운영 실적만 해도 총 15건에 달할 정도로 성공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앞서 개소 기념 심포지엄을 성황리에 개최하고 MGB엔도스코피 복강경과 참메드 부비동 내시경 및 태웅메디칼 스텐트와 힐세리온 무선초음파 관련 트레이닝 코스를 비롯해 해외 의료진 연수 프로그램, 예비대학생 멘토링캠프를 마련하는 등 다방면의 시너지 효과를 누리고 있는 상황.

김선태 센터장은“아이디어 단계를 거쳐 트레이닝 과정에서 업체가 실제로 배우는 것이 많다. 실제 지표를 제공하는 객관화 시키는 작업을 거치고 사용성 평가도 하게 되며 비교평가도 받고 10여명의 의료진에게 직접 피드백도 받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 국산제품이 시술 속도나 퍼포먼스에서 절대 뒤지지 않았다. 의사들은 당장 피부로 다가오지 않는 제품들을 실제로 사용까지 이르게 한다”고 강조했다.

■ VR 트레이닝 통해 시공간·인프라 한계 뛰어넘어

한편 향후 4차산업 혁명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VR(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한 트레이닝 센터로 도약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도 인상적인 대목이었다.

구체적으로 고가의 팬텀 제품들도 현장을 방문하지 않더라도 적재적소의 활용하며 시공간을 뛰어넘고 인프라 구축에 한계도 극복하겠다는 포부가 담겨있었다. 각 나라의 언어로 더빙해 온라인 트레이닝을 하고 다양한 상황을 시뮬레이션해서 제공하기도 하는데, 보다 안전하고 개개인 별로 더욱 많은 시간을 배분받아 방대한 임상케이스를 경험할 수 있게 된다.

인터뷰를 마치며 시작하는 단계로 갈길이 멀다는 겸손의 한마디와 함께 더 큰 성장을 위한 발판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선태 센터장은 “기업과 하나의 의료기관만이 앞장서서 하는 것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영업사원이 판로를 개척해서 당장의 제품 한대를 파는 각종 해외 전시회 참가 지원도 중요하지만 실제 사용으로 이끄는 하나의 코스로 자리 잡기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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