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서 항의 집회 개최…김숙희 서울시의사회장도 격려차 방문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과 관련 경찰과 검찰의 강압수사에 분노한 전공의들이 동료를 지키자는 마음에서 결국 길거리로 나섰다.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과 관련 경찰과 검찰의 강압수사에 분노한 전공의들이 지난 11일 서울지방경찰청 민원봉사실 앞에서 집회를 갖고, 적극 항의했다.

신생아의 죽음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를 과실치사로 인한 살인사건으로 규정하고, 처벌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기형적인 의료시스템을 만든 정부가 범죄자인데 그 책임을 의료진에게 전가하려하고 있다는 게 전공의들의 지적이다.

고려대 안암병원 김태신 전공의, 지난달 28일까지 여의도성모병원에서 근무했던 서연주 전공의 등은 지난 11일 서울지방경찰청 민원봉사실 앞에서 집회를 갖고, 적극 항의했다.

이날 전공의들은 △의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내몰고 있는 검경수사 중단하라! △기형적인 의료시스템을 만든 정부가 범죄자다. △강압수사 중단하라 무죄추정원칙 준수하라 △의료진을 희생양으로 만들려는 검경수사 중단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집회를 진행했다.

전공의들은 “소수의 의료진을 희생양으로 만들어 문제의 본질을 회피하려는 정부는 각성하라”며 “의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내몰고 있는 검경 수사를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서울시의사회 김숙희 회장도 의협회장 선거와는 무관하게 후배들을 격려하기 위해 현장을 방문, 끝까지 함께 투쟁할 것을 약속했다.

김 회장은 “의료현장에서의 반복되는 사건사고를 매번 의료진의 책임으로 돌리기 때문에 의료사고가 멈추기는커녕 점점 더 큰 비극을 야기하고 있다”며 “이번 사태의 본질은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의 총체적 문제다. 마녀사냥을 멈추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정부의 프레임에 의해 항상 의사들은 억울한 누명을 쓰고 국민들의 지탄을 받아 왔다. 더 이상은 참지 않을 것”이라며 “잠재적 범죄자의 오명을 벗고, 전문가로서의 자존감을 회복하고, 우리 동료들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주치의 조수진 교수의 변호를 진행 중인 이성희 변호사도 여론을 의식해 의료진의 책임으로 몰아가려는 경찰의 수사 방향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 변호사는 “사건 당일 심폐소생술이 진행되는 과정에 경찰이 신생아중환자실에 들이닥치면서 현장을 훼손시켰다”며 “이 때문에 역학조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주사제와 신생아 사망과의 개연성이 있을 수 있다는 정도로 마무리됐는데 경찰은 이를 마치 인과관계가 있는 것처럼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변호사에 따르면 현재 경찰은 ‘대형병원이 감염관리실을 설치했더라도 감염관리에 대한 의료진의 책임이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는 복지부 질병정책과의 의견에 따라 의료진을 피의자로 규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전공의들이 수련을 받는 대형병원을 직접적으로 관장하는 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에 “수련병원 소속 전공의들의 감염관리 책임이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유권해석을 재차 요청했지만 한 달이 넘게 답변을 받지 못했다는 것.

이 변호사는 “이처럼 권한과 책임의 소재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의료진에 모든 책임을 물어 성급히 사건을 종결하려는 경찰의 수사는 당장 중단돼야한다”며 “복지부는 빠른 시일 내에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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