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과 서울대병원, 성폭력 의혹 휩싸여…병원 차원 진상 조사 실시 중

8일, 서울아산병원과 서울대병원이 미투 운동으로 인해 일부 교수의 성폭력 의혹에 휩싸였다. 사진은 의학만평 제37화의 한 장면.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문화예술계, 교육계, 법조계, 체육계, 정치계 등 영역을 불문하고 급속히 진행 중인 ‘미투(#MeToo)’ 운동이 결국 의료계로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 시작은 서울아산병원과 서울대학교병원이다.

언제 어디서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료계 곳곳의 우려가 현실화 된 모양새인 것.

우선 8일 오전 일부 언론사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의 A교수가 지난 1999년 당시 술에 취한 인턴 B씨를 호텔에서 성폭행 하려고 시도했다.

현재 미국에서 의사로 활동 중인 피해자 B씨는 한 언론 제보를 통해 “A교수가 술자리에서 본인에게 집중적으로 술을 권했고 결국 술에 취하자 호텔로 데려가 성폭행을 시도했다”고 폭로했다.

반면 A교수는 이번 폭로에 대해서 성폭행 시도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피해자가 아닌 동료의사들이 폭로를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의대 정신건강의학과교실 기획인사위원회 소속 교수 12명이 동료 교수 C씨의 성폭력 의혹을 한 언론사를 통해 공개한 것.

이들은 “C교수가 그동안 간호사와 의대생, 임상강사, 병원직원 등 다수의 여성을 상대로 성희롱과 부적절한 성적행위를 했다”며 “사회적으로 미투 운동이 한창인데도 병원 내에서 문제가 해결될 기미가 없어 단체행동에 나섰다”고 말했다.

성폭력 당사자로 지목된 C교수는 "이들의 주장은 모두 음해"라며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지속될 조짐이다.

이와 관련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정확한 사실 확인을 파악하기 위해서 조사 중”이라며 “기획인사위원회 12명의 교수가 누구인지도 확인되지 않았는데 이 부분도 파악 중”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한 대학병원 교수는 “미투 운동에서 의료계도 예외가 아닐 것이라는 이야기는 이미 예전부터 나오고 있었지만 이상하리만큼 조용했다”며 “의사 사회는 특성상 도제식 수련 환경 및 엄격한 상하 관계가 강조됐기 때문에 권력형 성폭력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정치인과 연예인 등 처럼 대중들의 주목도가 덜하다는 이유로 의사를 대상으로 한 무분별한 ‘미투’운동이 이뤄져서는 안된다며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의료계 미투가 서울아산병원과 서울대병원에서 우선 터짐으로 인해서 긴장감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미투 운동으로 성폭력을 근절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점은 환영하지만 자칫 근거 없는 폭로와 다른 목적을 둔 비방이 어이진다면 의료계에 큰 상처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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