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자원관, 배아 이용 호흡기 질환에 효과적인 물질 탐지법 찾아

[의학신문·일간보사=이정윤 기자] 국립생물자원관은 호흡기 질환 치료에 효과적인 물질을 찾는 과정에 자생 무당개구리 배아를 이용하는 연구기법을 최근 개발했다고 밝혔다.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2017년부터 울산과학기술원 박태주 교수진과 공동으로 ‘자생 양서류를 이용한 기능성 유효물질 탐지기법’ 연구 사업을 진행하여 이번 연구기법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기법은 실험실 내에서 인공으로 산란된 무당개구리의 배아를 이용하는 것으로, 천식 등의 호흡기 질환이 발생하면 과도하게 분비되는 뮤신(Mucin)의 양을 측정함으로써 나라신(Narasin) 등의 유효물질(뮤신분비조절제)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탐색하는 것이 핵심기술이다.

뮤신은 폐, 침샘 등의 점막에서 분비되는 끈적하게 늘어나는 점액물질로 단백질로 구성돼 있다.

연구진은 양서류 배아 표피의 점막이 인간의 기관지 점막과 유사해 호흡기 질환 관련 실험에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을 착안해, 자생 양서류 배아를 이용한 연구를 진행했다.

무당개구리, 참개구리, 북방산개구리, 계곡산개구리, 한국산개구리 등 총 5종의 자생 양서류를 대상으로 배아의 뮤신 분비 실험 적합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무당개구리 배아가 다른 자생 양서류에 비해 배아의 뮤신 측정이 용이한 피부 상피조직을 지니고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호흡기 질환에 유효한 것으로 알려진 나라신, 비쿠쿨린 등 뮤신분비조절제 4종을 처리한 결과, 뮤신 분비가 10∼16% 가량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양서류 배아 이용 실험에 전 세계적으로 활용되는 외래종 아프리카발톱개구리의 배아에도 같은 뮤신분비조절제 처리 실험을 진행한 결과, 뮤신 분비 억제 효과가 자생 무당개구리 배아와 거의 동일하게 나타나, 자생 무당개구리의 배아가 호흡기 질환 치료 물질 탐지연구에 적합한 모델임을 검증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이번 연구기법이 설치류 등을 이용한 포유동물 실험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간 호흡기 질환에 대한 유효물질 탐색 실험에는 일반적으로 인간의 구강세포나 설치류 등의 포유동물을 이용했다.

그러나 구강세포 실험은 생체 밖에서 세포만 측정하는 실험으로 재현성의 한계가 있으며, 2013년 3월 유럽연합이 화장품 제조에 포유류 동물실험을 전면금지하는 법을 통과시키는 등 포유동물을 이용한 실험을 최소화하는 시험법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포유류 대체 실험종으로 1997년부터 국내에서 많이 쓰이는 아프리카발톱개구리는 국내 생태교란의 위험 때문에 ‘위해 우려종’으로 2015년 12월에 지정된 바 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기법을 지난 달 26일 특허출원했으며, 관련 분야 해외 학술지인 ‘몰레큘러 뉴트리션 앤드 푸드 리서치(Molecular Nutrition & Food Research)’에 3월 말에 투고할 예정이다.

최종원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자원활용부장은 “이번에 개발한 연구기법을 표준시험법으로 확립하여 관련 학계와 기업에서 신약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