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간 한국에 거주하던 중 불의의 사고로 사망…유가족들, 심장·간·신장 및 지원금 전액 기부 원해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한국을 제2의 고향으로 여기고 6년 동안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 일하며 지내온 미얀마인 윈톳쏘(WIN HTUT ZAW, 44세)씨가 전해준 감동 이야기가 화제다.

윈톳쏘씨는 지난 1월 21일 작업 중 안타까운 사고로 부산의 모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호전됐으나 2월 13일 새벽, 갑자기 심정지가 발생해 심폐소생술 시행 후 다시 병원으로 후송됐다.

이후 2주 동안 집중치료실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윈톳쏘 씨의 몸 상태는 계속 호전되지 않았고 뇌사에 준한다는 얘기를 들은 가족이 기증의사를 밝혀 지난 지난달 27일 기증에 동의 했다.

이에 윈톳쏘씨는 뇌사판정과정을 거쳐 3월 3일 심장, 간장, 신장(좌·우) 기증을 통해 4명의 소중한 생명을 살리고 고인이 됐다. (발인은 오는 6일 밀양 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된다.)

한국인 4명에게 장기기증을 하고 고인이 된 미얀마인 윈톳쏘 씨.

윈톳쏘씨는 미얀마의 수도인 양곤(Yangon)에서 1973년도에 3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2012년 2월 취업비자로 한국에 들어와 자동차 부품회사에서 일했으며 성실히 근무한 점을 인정받아 회사로부터 우수 외국인 근로자로 정식 초청되기도 했다.

가족들에 따르면 평소 윈톳쏘 씨는 따뜻한 심성으로 나보다는 남을 더 먼저 살피는 삶을 살았다고 한다.

미얀마에서는 10살에 불교의식을 행하는 전통이 있는데 가정형편이 어려워 불교의식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사비를 들여 도와주기도 했으며 신장 수술을 한 고모의 병원비를 지원해주는 등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늘 나누고 봉사하는 생활을 해온 것.

윈톳쏘씨의 누나는 “미얀마는 불교 문화권으로 종교적 신념도 높고 장기기증 문화가 있어서 기증을 결심했다”며 “생전에 좋은 일을 하면 후생에 좋은 인연으로 태어날 수 있다는 것을 믿고 동생이 평소에도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항상 나눠주려 했기에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일에 기뻐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족들은 윈톳쏘씨가 한국에서 4명의 환자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하늘로 간다는 것이 뿌듯하고 기특한 일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특히 장기기증으로 국가에서 주는 장례지원금 전액을 어려운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다며 병원 측과 협의해 어린이를 돕는 기관에 기부하기로 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관계자는 “한국인은 아니지만 한국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며 한국을 제2의 고향으로 여기며 살아온 윈톳쏘 씨가 국경을 초월해 생명을 나눈 아름다운 이야기가 오래도록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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