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텔리지오' 소량투여로 바이러스양 감소…척수 염증 억제

日 연구팀 보고

[의학신문·일간보사=정우용 기자]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병하는 혈액암인 '성인T세포 백혈병'(ATL) 치료용 항암제가 같은 바이러스로 유발되는 신경성 난치병에도 효과가 우수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일본 성마리안나의대 신경내과 야마노 요시히사 교수 등 연구팀은 ATL 바이러스에 감염된 암세포를 공격하는 분자표적약물인 '포텔리지오'(Poteligeo, mogamulizumab)가 신경성 난치병인 'HTLV-1 관련 척수증'(HAM)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 바이러스는 '인간 T세포 백혈병 바이러스 1형'(HTLV-1)으로, 모유 등으로부터 감염된다. 일본에서 감염자 수는 100만명 이상으로 추정되며 5%가 ATL, 0.3%가 HAM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HAM은 바이러스가 척수에서 염증을 일으켜 신경을 손상시키고 족부마비, 빈뇨 등을 유발한다.

연구팀은 2012년에 출시된 포텔리지오가 HAM에 효과가 있는지 검토했다. 안전성을 고려해 암 치료시 1000분의 3~10분의 3의 양을 21명에 점적 투여하는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고농도일수록 혈중 바이러스양이 감소하고 척수 염증을 억제할 수 있었으며 심한 부작용은 없었다. 연구팀은 혈액 감염정도가 증상에 관여하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또 ATL을 발병하기 전단계의 바이러스 감염세포를 줄이는 효과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HAM의 획기적 치료법 발견뿐 아니라 ATL 예방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HAM의 메커니즘을 밝히고 치료의 실마리를 제공한 점에서 매우 획기적인 성과로 평가하고 있다"라며 "이 성과를 토대로 ATL의 발병을 예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혈액, 신경, 바이러스 전문가들이 제휴해 연구를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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