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식약처 입찰기준 변경 추진, PIC/s GMP 입찰 우대 제외
2000억 수출의 80% ‘공중분해’ 위기…정부간 협상 통한 해결이 답

[의학신문·일간보사=김영주 기자]국내 의약품 수출 4위권으로 꼽히는 베트남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베트남 식약처의 입찰기준 변경으로 2000억 정도로 추산되는 수출시장의 80%가 하루아침에 날라 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관련 업계는 정부간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 외에는 대안이 없다며 정부의 적극적 역할을 촉구하고 있다.

PIC/s GMF우대 베트남, 국내 제약에 기회의 땅

최근 베트남은 국내 제약사들에게 기회의 땅으로 여겨져 왔다. 크고 작은 제약 40여 곳이 베트남과 다양한 관계 속에 건식, 일반의약품, 전문의약품 등을 수출하거나 수출을 모색하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부분이 전문의약품 이다. 20여 곳 제약이 2000억원(1억3000만달러) 정도의 수출실적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최근 수출규모가 큰 폭 증가했다는 것인데 몇 가지 요인이 있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4년 PIC/S(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 2016년 ICH(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 가입 등으로 국내 GMP 공장 생산 품목이 입찰 우대조건을 충족시켰기 때문이었다.

사회주의 국가 체제의 베트남은 공공기관 사용 의약품 몫이 크다. 그리고 공공기관에서 사용되는 의약품은 입찰을 통해 조달된다. 입찰은 총 5개 그룹으로 나뉘어 따로 진행된다.

1그룹은 선진GMP로서 오리지널 제품이 해당하고, 2그룹은 선진GMP(cGMP, EUGMP, PIC/s GMP)에서 생산된 제품이며, 3그룹은 베트남 현지 생산품, 4그룹은 베트남 식약처에서 인정한 임상 및 생동자료를 제출한 품목 이며, 마지막 5그룹은 기타품목 이다.

그룹별로 반드시 채택해야 할 품목수를 정하게 되는데 상위 그룹일수록 채택 품목수가 많게 배열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상위그룹으로 포함될 경우 그룹내 품목수는 적으면서 선택 가능성은 커지는 것으로 최저 낙찰제라 하더라도 일정정도의 마진은 보장되는 것이다.

우리의 경우 베트남 진출 다수의 제약사들이 2그룹에 속해 있다. 우리나라의 PIC/s 가입에 따라 각 제약사들은 베트남 정부로부터 PIC/s GMP 허가를 얻어 유리한 조건으로 입찰에 참여하고 그 만큼 낙찰 확률이 높으며 특히 이익부분에 있어서도 유리한 조건을 부여받고 있는 것.

베트남 식약처 PIC/s GMF 우대 제외 추진, 절망의 땅으로

그런데 이 베트남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베트남 식약처가 의약품 입찰기준 변경을 추진하고 있는 것. 2그룹에 배치해 놨던 선진GMP(cGMP, EUGMP, PIC/s GMP) 가운데 PIC/s GMP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럴 경우 국내 제약 제품은 모두 최하위 그룹으로 밀리게 된다.

국내 제약업체 한 관계자는 “입찰기준 변경이 현실화될 경우 베트남 수출의약품의 80%이상이 최하 그룹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최하등급이 되면 입찰시장 참여 자체도 쉽지 않게 된다. 2000억 수출시장이 한 순간에 500억에도 못 미치는 시장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 이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허가등록에 들어간 비용과 시간, 현재 허가등록을 진행중이거나 예상인 품목의 미래 비용까지 감안하면 간접적인 피해도 만만치 않다.

베트남 식약처는 이미 홈피에 입찰 기준 변경 초안을 올려 놓은 상태. 통상 60일의 의견수렴 기간을 거쳐 시행에 들어가게 되는데 그 시행이 카운트 다운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정부간 협상을 통한 해결 외 다른 방법 없어

문제는 개별 기업 차원에서는 대응 방법이 없다는 점. 제약 관계자는 “우리 식약처 등 관계부처가 적극 나서 국가 간 협상을 통한 해결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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