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성분 제품 보유에 주가 폭등, 대형 제약도 ‘개발 붐’
개발가능성 아직은 ‘글쎄’, 글로벌 빅파마는 개발 철수중

[의학신문·일간보사=김영주 기자]문재인 정부가 2020∼2029년까지 치매 관련 연구개발에 1조1054억원을 투입하는 등 치매치료와 관리에 대한 청사진을 내놓으면서 제약업계가 치매 치료제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치매를 비롯해 신경계(CNS) 약물을 보유한 제약사 주가가 치솟는가 하면 신약개발 주력 제약사들도 관련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9일 마감된 제약주식 시장에서 명문제약이 전날 대비 20.27% 오른 10500원의 주가를 기록, 주목받았다. 1년전(2017년 2월 9일) 종가 5170원에 비하면 2배나 올랐다. 투자경고종목 지정에 이어 단기과열 완화 장치까지 발동됐지만 12일 아침에서야 9%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다. 제약계 관계자에 따르면 명문제약은 미국 FDA가 승인한 치매치료제 성분(도네페질·메만틴염산염·리바스티그민) 치료제를 보유하고 있어 상승세를 탔다. 명문제약 뿐 아니라 국제약품과 삼일제약·삼성제약·유유제약 등도 명문제약과 함께 '테마주'로 묶이며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다.

유한양행과 종근당·JW중외제약·일동제약 등 국내 대형 제약사들도 개발 중인 치매치료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유한양행은 최근 치매국가책임제 등의 시행과 관련해 치매 치료제 개발에 신약개발 역량을 쏟겠다고 밝혔다. 일동제약은 이미 임상 1상을 마치고 임상 2상을 위해 환자를 모집하고 있다. 종근당은 치매 치료제 타깃을 치매 유발물질인 베타아밀로이드 뿐 아니라 다른 유발물질을 차단하는 기전의 신약을 개발 중이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JW중외제약은 Wnt 표적항암제 'CWP291'의 적응증을 치매치료까지 확대하기로 하고 연구에 나섰다. 이미 젬백스앤카엘은 췌장암 치료제 '리아백스'의 치매 치료제 가능성을 보고 국내에서 임상 2상 시험에 지난해 돌입했다.

제약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개발되는 치매 치료제는 8종. 그 가운데 근본적인 치매 치료제로 개발되는 약은 6종이며 치매 진행을 억제하는 약은 2종으로 분류된다. 근본적인 치매치료제는 전 세계적으로 개발되지 않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 치매 인구를 2013년 4400만명에서 2030년 7600만명, 2050년 1억3500만명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근본적인 치매 치료제만 개발되면 글로벌 블록버스터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게 제약업계의 상식이다.

다만 글로벌 '빅파마'로 불리는 거대 제약사들도 최근 치매 치료제 개발에 손을 들고 나올 정도로 치료제 개발이 쉽지 않다는 점은 분명하다.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는 최근 2년 동안 개발하던 알츠하이머형 치매와 파킨슨 치료 신약 개발에서 손을 털었다. 미국 머크 역시 알츠하이머 치료제 '베루베세스타트'의 3상 임상시험을 중단했다. 베루베세스타트의 임상 3상 중간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미국 일라이 릴리 역시 '솔라네주맙'을 개발해 임상시험까지 벌였지만 2016년 개발 중단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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