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페글레나타이드’ 2021년 미FDA 허가신청…조 단위 매출 가능
호중구감소증 신약 4분기 FDA 시판허가 신청, 올리타 글로벌 3상 예정

[제약사 신년 CEO 릴레이 인터뷰]-한미약품 권세창 사장

올해 두 자릿수 매출성장 목표, 지난해 개발 복합제 3품목에 기대

[의학신문·일간보사=김영주 기자]지난 연말 한미약품 당뇨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의 3상 임상 개시 소식이 전해졌다. 마침내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탄생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된 것이다. 2021년이 D-day 이다.

“글로벌 블록버스터라고 한다면 연간 조 단위 매출은 돼야 합니다. 에페글레나타이드에 거는 기대가 큽니다. 한미약품은 새해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의 지속적 진전을 위해 노력할 계획입니다.”

한미약품 핵심기술 랩스커버리 개발 주역으로 초고속 승진을 거듭, 지난해 3월 신약개발 부문 대표이사에 오른 2년차 CEO 권세창 사장은 “지난해 파트너사들과 이뤄진 실질적 신뢰회복을 바탕으로 올해 한 단계 점핑하는 한미약품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하며 이 같이 말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신약개발과 관련한 다수의 파이프라인에서 큰 진전을 이뤘다. 특히 지난 연말 고대하던 당뇨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의 3상 임상 개시 소식이 전해졌다. 자체 기반기술인 랩스커버리 탑재로 최장 월 1회 복용의 획기적 당뇨 신약이다. 한미 기술수출 신화의 노른자위로 1년 정도의 지연 끝에 지난 연말 사노피가 3상 착수를 밝혔다. 더욱 희망적인 것은 오는 2021년 미FDA 허가신청 계획까지 밝힌 것. 글로벌 빅 파마의 신약개발과 관련한 유난히 신중한 그동안의 태도를 감안할 때 3상 임상 실시를 발표하며 상품화 시기까지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그 만큼 상품화 가능성에 대한 사노피 내부적 기대치가 높다는 사실을 반증한 것이란 풀이이다.

권세창 사장은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가치를 보다 높이기 위한 새로운 임상 3상 과제 2건이 올해 4분기 추가 된다”고 소개했다. 그 중 하나는 에페글레나타이드와 기저 인슐린의 병용 요법 연구이고, 다른 하나는 에페글레나타이드와 제2형 당뇨병 치료에 광범위하게 쓰이는 경구용 치료제 메트포르민(metformin) 병용 요법을 경쟁약물인 트루리시티(성분 dulaglutide)와 비교하는 임상 연구다.

한미약품의 신약개발 진전의 예는 에페글레나타이드에 한정되지 않는다. 호중구감소증치료제 롤론티스는 임상 3상 결과를 토대로 올해 4분기 중 FDA 시판허가 신청을 할 예정이고, 내성표적 항암신약 올리타의 글로벌 3상이 예정돼 있으며, 릴리에 라이선스 아웃된 면역질환치료제 HM71224(BTK inhibitor)의 글로벌 2상 결과도 올해 선보일 예정이다. 권세창 사장은 “올리타의 3상 임상이 곧 국내, 외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물질탐색기를 거쳐 임상 진입을 목전에 둔 유력 후보군들이 자신의 시대를 기다리며 묵묵히 한 발작씩 진보해 나가고 있다.

권세창 사장은 연초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참가 한미약품 파이프라인을 소개했다. 그는 “7개의 비만·당뇨 바이오신약과 12개의 항암신약, 1개의 면역질환치료 신약, 3개의 희귀질환치료 혁신신약 등 총 25개에 이른다”고 소개했다.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NASH(비알코올성지방간염) 치료제 LAPSTriple Agonist는 올해 1분기 중 임상 1상에 착수할 예정이고, 역시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선천성 고인슐린증 치료제 LAPSGlucagon Analog와 단장증후군 치료제 LAPSGLP-2 Analog는 올해 중에 임상 1상 진입이 예정돼 있다.

여기에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치료제 HM43239(FLT inhibitor)와 first-in-class의 난치성 표적항암신약(poziotinib) 등을 꼽을 수 있다. HM43239는 올해 상반기 중 임상 1상 진입이 예상되고 있다.

권세창 사장은 “이 가운데 절반 정도는 이미 파트너를 찾아 글로벌 임상중에 있고, 나머지 절반 가운데 일부는 파트너사와 공동으로, 나머지는 자체적으로 임상 진행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미약품이 신약개발 부문에서 경쟁자 없는 1등이라는 평가를 받는 것은 이같이 다양한 분야의 유망신약 후보군이 뒷받침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수의 기업들이 2020년을 기대하듯이 한미약품에도 2020년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 때쯤이면 로열티 수입으로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 질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올해는 두 자릿수 매출성장을 목표로 합니다.”

권세창 사장은 “한미약품 입장에서 앞으로 1~2년이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시기”라며, “이 시기를 잘 보내면 2020년부터는 신약개발 진전에 따른 파트너사로부터의 단계별 마일스톤 등의 수익으로 R&D투자에 보다 전념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한미약품은 최근 R&D에 대한 집중 투자에 스마트공장 건설에도 큰 비용이 들었다. 지난해 R&D에만 1707억원을 투자했다. 스마트공장 건설에도 1500억원이상 들었다. 게다가 연간 400~500억 매출을 책임지던 도입 제품 ‘가브스’가 한미의 손을 떠났다. 이런 가운데서도 영업이익이 837억원이나 된다. 매출성장률은 3.8% 였다.

권세창 사장은 “한미약품은 우리제품 비중이 85%에 이른다”며, “지난해 자체 개발 주력제품이 제 역할을 다해줬다”고 밝혔다.

지난해 원외처방 기준으로 아모잘탄 640억원, 로수젯 386억원, 아모디핀 237억원, 로벨리토 19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발기부전치료제인 팔팔과 구구는 해당 시장의 최강자다. 각각 292억원, 174억원의 처방 실적을 기록했다. 국내 개량신약 최초로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역류성식도염치료제 에소메졸은 226억원, 통증치료제 낙소졸은 125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주력 품목들이 고르게 성장했다.

권세창 사장은 “올해 성장은 지난해 발매된 복합신약 ‘몬테리진’, ‘아모잘탄플러스’·‘아모잘탄큐’ 등 아모잘탄 패밀리에 더해 팔탄플랜트 스마트공장 본격 가동에 따른 수익창출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몬테리진은 ‘천식과 통년성 알레르기비염을 동반한 환자 치료’에 쓰이는 복합제로 지난해 8월 출시됐고, 고혈압치료 3제 복합신약 ‘아모잘탄플러스’는 지난해 9월, 아모잘탄큐는 지난해 10월 각각 출시됐다.

“연초 JP모건 컨퍼런스도 다녀왔지만 최근 글로벌 빅 파마의 한미약품 신약에 대한 대우가 확실히 달라졌음을 실감합니다. 과거의 한미약품의 신약개발 성공 경험이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권세창 사장은 한미약품 입사 후 20여년동안 연구개발 분야에서 근무해 왔다. 한미약품 핵심기술인 랩스커버리 개발 주역이기도 하다. 그는 2013년 전무 승진 후 2년만에 부사장, 1년만에 대표이사 사장으로 초고속 승진을 거듭해 왔다. 그는 “2015년 대형 기술수출 성사 직전인 지난 2013~2014년이 한미약품으로 볼 땐 정말 어렵고 중요한 시기였다”고 말하고 “미래에 대한 보장은 아무 것도 없는 상황에서 R&D에 올인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어 “임상결과가 말해준다고 생각했다. 정말 좋은 데이터 하나면 딜이 가능하다고 생각했고 개발자가 확신을 가지고 매달렸다”며, “한미약품은 지난 1989년 로슈, 1997년 노바티스 등과 큰 거래를 성사시켜본 경험이 있었고, 그래서 성공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고 그 것이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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