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병원 이상표·이상민 교수 역학 조사…“실내 환경 관리 필수, 적극적 면역요법도 고려”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국내 첫 반려동물 알레르기 역학조사 결과 대표 반려동물인 개와 고양이를 소유한 사람들 4명 중 1명 이상이 알레르기 반응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요인 제거를 위해 노력하고 증상이 심할 경우 적극적인 면역요법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반려동물의 품종별 알레르기 빈도

가천대 길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이상표 교수와 이상민 교수는 보라매병원 알레르기내과 양민석 교수와 함께 서울에서 개최된 반려동물 박람회에 참여한 537명의 반려동물 소유자를 대상으로 알레르기 역학조사를 시행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는 반려견을 소유한 사람의 25%, 반려고양이를 소유한 사람의 35%에서 자신이 소유한 반려동물과 접촉 시 콧물·재채기·피부가려움·기침·호흡곤란 등 알레르기 증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반려동물과 접촉 시 알레르기 증상을 경험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알레르기비염, 알레르기결막염, 아토피피부염, 두드러기, 식품알레르기와 같은 알레르기질환이 많았으며, 이러한 알레르기질환이 있는 가족도 많았다.

반려고양이의 경우 접촉 시 알레르기 증상이 있는 사람은 얼굴을 직접 맞대는 긴밀한 접촉을 하는 빈도가 하루 평균 8.6회로 알레르기 증상이 없는 사람의 18.3회에 비해서 현저히 낮았다.

또한 반려고양이에 접촉 시 알레르기 증상이 있는 사람 중에 반려고양이와 침실에서 같이 자는 경우는 71%로 알레르기 증상이 없는 사람의 81%에 비해 유의하게 빈도가 낮았다.

한편 반려견과 반려고양이에 접촉 시 알레르기 증상이 있는 사람이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는 경우는 각각 35.3%와 24.4%에 불과했다.

실제로 증상 완화를 위해 약을 처방받는 경우는 각각 19.6%와 11.%로 더 적었으며, 병원 진료를 받는 사람의 상당수가 알레르기에 대한 좀 더 근원적인 치료인 알레르기 면역요법에 대해서 알고 있었으나 실제로 이러한 치료를 받은 사람은 각각 2.9%와 2.2%로 극히 적었다.

이상표 교수와 이상민 교수는 “반려동물을 소유한 사람 중에 반려동물 접촉 시 알레르기 증상을 경험하는 사람이 35~45%에 이를 정도로 반려동물에 대한 알레르기는 우리 사회에서 매우 흔하며, 기존에 알레르기질환이 있거나 알레르기의 유전적인 소인이 있는 사람에서 더 잘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사람들은 가능한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것을 권장하지만, 만약 키우게 된다면 털 빠짐이나 사람과의 친밀도나 기타 행동 습성 등을 고려하여 알레르기를 좀 더 덜 발생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품종을 선택해야 한다”며 “이불세탁과 집안 청소, 털깎이 및 옷에서의 털 제거 등 실내 환경 관리에도 신경 쓸 것”을 권고했다.

또한 “반려동물 접촉 시 알레르기 증상을 경험하는 사람은 병원이나 의원을 방문해 증상 완화를 위해 적절할 약물 치료를 받고, 적절한 환경 관리나 약물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지속적으로 심한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알레르기 면역요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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