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효과적, C형 간염 박멸할 좋은 기회" vs “국가검진 선정 원칙 준수해야”
박인숙 의원, ‘C형 간염 국가건강검진 어떻게 시행할 것인가? 정책 토론회 개최

C형 간염 국가건강검진 정책 토론회가 6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의학신문·일간보사=최상관 기자] C형 간염을 국가 건강검진 항목에 포함해 조기발견‧치료하는 방안에 대해 정부 및 의료 관계자간 견해차를 드러냈다.

박인숙 의원(자유한국당) 주최로 지난 6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집단 감염 사태 이후 간염 청정국가로의 도약을 위한 C형 간염 국가건강검진 어떻게 시행할 것인가? 정책 토론회에서는 C형 간염 관리시스템 구축을 위한 방법론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개진됐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먼저 C형 간염을 사전에 치료받음으로써, 간질환으로 인한 의료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발제자로 나선 정숙향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국가 의료재정 지출을 낮추려면, C형 간염이 간경변, 간암으로 가기 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정숙향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정 교수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간암, 간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국내 환자 10만 명 당 34.8명(2016년 기준)이 사망하는 등 OECD 기준(2013년) 멕시코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상태다.

특히 C형 간염은 한 번 감염되면 80% 가까이 만성간염으로 진행되고, 그중 30~40%는 간경변증, 간암으로 진행되기 쉬워 위험한 질병이다. 또한, 증상으로는 감염을 파악하기 힘들어 검진을 통한 조기발견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정 교수는 “C형 간염을 예방하고 치료받아, 여러 간질환으로 인한 국가 의료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 교수는 “C형 간염 치료제의 완치율은 90% 이상인 만큼 집단감염을 막기 위해서라도 치료율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국가 검진 포함 여부 놓고 이견

한편 본격적인 패널토론에서는 C형 간염을 국가검진에 포함해야 하는지에 관해 전문가들의 견해가 엇갈렸다. C형 간염의 조기 발견이 비용 효과성은 높지만, 국가 검진에 포함하기에는 적절한가에 대한 의문인 셈이다.

먼저 C형 간염을 국가검진에 포함해야 한다는 측은 간암, 간경화로 인해 환자와 건강보험 재정 부담이 되는 만큼, 국가검진으로 조기 발견‧치료해 의료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 교수는 "C형 간염 유병률이 높은 국내 인구를 대상으로 항체검사를 시행해 진단율을 높여야 한다"며 "40∼65세 연령을 대상으로 생애 1회 C형 간염 항체검사를 국가검진체계에 포함해 시행하고, 선별된 환자를 치료하면 비용에서 효과적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국가검진 항목선정 기준에서도 거의 모든 조건을 충족한다고도 설명했다.

한편 반대 측은 C형 간염의 조기 발견‧치료의 필요성은 공감하나, C형 간염이 국가검진항목 포함될 수 있는 기준을 만족하지 못한다고 반박했다.

이희영 분당서울대병원 공공의료사업단 교수

이희영 분당서울대병원 공공의료사업단 교수는 국가검진 대상으로 선정되려면 여러 원칙을 충족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 교수는 “물론 이미 국가검진에 포함된 항목 중 상당수가 모든 원칙을 충족하지는 않는다“며 ”하지만 이를 근거로 원칙을 충족하지 못하는 C형 간염을 국가검진에 포함하자는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국가검진 대상 선정의 특수성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면서 "꼭 국가검진으로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감염관리나 만성질환 관리 정책으로 해결하는 노력도 필요하다“며 사회 전체적인 관점에서 해결하려는 시도가 중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강정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장은 C형 간염 국가검진 포함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C형 간염뿐만 아니라 다른 검사나 검진들도 국가검진 포함 요구가 있다. C형 간염만이 아닌 전체적 의료환경과 실태도 고려해 포함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도영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김도영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완치 가능한 치료제가 있음에도 C형 간염 박멸의 좋은 기회를 놓치는 것은 어리석은 선택 또는 결정이라는 주장을 폈다.

김 교수는 "C형 간염은 간암이나 간경화로 발전하는 가능성이 높다. 한편 B형간염은 완치할 수 없지만, C형 간염은 짧은 기간 치료만으로 완치할 수 있다"며 "C형 간염을 박멸할 좋은 기회다. 국가검진에 꼭 포함해야 한다. 박멸 기회를 놓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정부 관계자는 C형 간염 국가검진 포함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견해을 드러냈다.

이강희 질병관리본부 만성질환예방과장은 "정부가 C형 간염 국가검진 포함 여부에 대한 의견을 내는 것은 타당하지 않은 것 같다. 다만 원칙 준수는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권준욱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 국장은 "건보공단 연구 결과 C형 간염을 국가검진에 포함하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 다만 고위험군 선별을 통해 검진 기회를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