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의사들 술기 평가 경쟁에 개방적 빠른 성장 기대
강경호 중앙대병원 교수, 한·중 갑상선암 다빈치 로봇 라이브 수술 학회 참가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중국 의사들은 서로의 술기를 평가받는 강연에 개방적인 특징을 앞세워 첨단 의료기기와 최신 수술법에 관심을 높이고 투자를 집중하고 있습니다. 중국에 한국의료의 우수성을 알리는 것이 중요한 이유죠.”

최근 중국의사협회로봇수술지회의 주최로 북경 허무지아병원에서 개최된 ‘한․중 갑상선암 다빈치 로봇 라이브 수술 학회’에 한국 대표로 갑상선 로봇수술 시연 및 강연을 펼친 중앙대학교병원 갑상선내분비외과 강경호 교수가 본지(일간보사·의학신문)와 만나 중국의 로봇수술 발전 흐름을 평하며 언급한 첫마디다.

강경호 교수는 학회에서 ‘유륜-액와 접근법’을 통한 로봇 갑상선 전절제술 및 광범위 경부림프절청소술을 라이브로 시연해 중국 의사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유륜-액와 접근법’은 갑상선유두암 및 외측전이림프절 환자에 대해 겨드랑이와 유룬 근처 절개 후 공간을 만들어 수술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이전에는 수술을 위해 이산화탄소 가스를 주입해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서 선호되지 못했지만 최근에는 기존 갑상선 수술보다 덜 침습적이라는 연구결과로 인해 주목받고 있다.

실제 강경호 교수는 유륜-액와 접근법을 통한 로봇 외측전이림프절 청소술을 적극 시행해 목에 넓게 림프절이 전이된 갑상선암 환자에서도 로봇 수술을 완전하게 시행할 수 있음을 해외 학술지 ‘Head & Neck’에 처음으로 보고한 바 있다.

아울러 강 교수는 주변조직 침범, 림프절 광범위 전이 등 진행된 갑상선암에서도 로봇 갑상선 수술을 시행했을 때 초기 갑상선암에서와 같은 좋은 수술 성적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를 ‘Surgical endoscopy’지 온라인 판에 게재한 이후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이대, 부산백병원 등과 함께 책임연구자로서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

강경호 교수는 이 같은 로봇 술기를 중국에 전수하기 위해 지난 2016년 9월부터 1년 간 중국 상해 교통대학 루이진병원에서 방문교수를 지냈는데 당시 중국 의료진의 열정과 적극성에 놀랐다는 소감을 전했다.

중국은 국가 정책으로 인해 고가의 로봇 수술 장비를 대형 의료기관 외에는 들여오기 어려워 주로 내시경을 활용한 갑상선 수술을 시행해왔으나 최근 외과 술기 연구에 의료진이 적극 나서면서 첨단 의료기기와 최신 술기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특히 우수한 술기를 배우기 위한 개방적인 자세가 중국 의료진들의 특징 중 하나라는 점을 강조한 강경호 교수다.

강경호 교수는 “중국의 일부 학회는 중국 전역의 의사들이 실제 수술한 장면을 촬영한 동영상을 공개하고 심사위원들에게 평가받는 경연대회를 개최하기도 한다”며 “자신의 수술이 평가받는 것을 어색해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경연 자체를 불편해하지 않고 서로의 술기를 배우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경연대회 방식의 학술대회는 외과 의사들의 수술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점과 젊은 의사들의 실력 향상에 동기부여가 된다는 부분에서 장점을 지녔다는 것이 강경호 교수의 설명이다.

강경호 교수는 중국의사들이 대한민국 외과 의사들의 의료수준과 서비스 등이 뛰어나다는 인식을 갖고 있고 한국과는 다른 문화적 차이로 인해 적극적인 배움의 자세를 갖추고 있는 만큼 중국내 한국 의료 위상을 더욱 높여가야 한다는 제언을 건넸다.

강 교수는 “우리나라는 병원들의 경쟁도 치열하고 개인 의사들의 능력이 뛰어나므로 언어의 문제만 해결한다면 무대를 중국으로 확장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며 “학술, 민간 차원에서의 교류뿐만 아니라 관 차원에서 한국의료의 우수성을 중국에 알리는 것이 앞으로 매우 중요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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