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 전공의 수 기준 4개 그룹…원광대산본, 서울의료원, 건국대, 삼성서울 그룹별 1위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전공의들이 가장 좋은 환경의 수련병원으로 원광대산본병원, 서울의료원, 건국대병원, 삼성서울병원을 꼽았다.

이들 병원은 지난해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회장 안치현)가 진행한 ‘2017년 수련병원 수련환경 설문조사’ 결과 수련 전공의 수 기준으로 나뉜 각 그룹별 객관적 평가 문항에서 종합 1위에 올랐다.

주목할 점은 전공의들의 시각으로 시행된 두 번째 수련병원평가라는 것과 각 문항의 순위를 전체 순위가 아닌 수련중인 전공의 수를 고려해 규모별로 나눠 평가했다는 것이다.

대전협 이사진, 의료계 선배, 언론사, 통계학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전공의 수련환경 조사평가 위원회(이하 위원회)'는 각각의 항목별로 조사된 내용을 토대로 순위를 일일이 매기고 종합평가 순위를 계산했다.

그룹은 100명 미만 전공의 수련병원(15곳, 이하 그룹A), 100~200명 미만 전공의 수련병원(30곳, 이하 그룹B), 200명 이상 전공의 수련병원(16곳, 이하 그룹C), 단일병원 500명 이상 전공의 수련병원(4곳, 이하 그룹D) 총 4단계로 구분됐다.

객관적 평가 문항은 △1주일 평균 근무시간 △최대 연속 수련시간 △1주일 평균 수면시간 △식사 시간에 받는 콜 횟수 △당직근무 횟수 △휴게시간 △근무 시 평균 휴일 △실제 휴가 일수 △세후기준 연봉 △하루 당직비 △오프 불가 강요 여부 △성폭력 여부 △언어 폭력 여부 △신체적 폭력 여부 △입원 환자 담당 수 △담당 교수와의 소통 △무면허진료보조인력 여부 등 총 45개 항목으로 지난해 21개 항목보다 2배 넘게 늘었다.

우선 100명 미만 그룹에서 종합 1위에 오른 원광대산본병원은 당직 근무 종료 후 실질적인 휴게시간(9.25시간)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고 4주 동안 최대 연속 수련시간 36시간을 초과한 적이 한 번도 없었으며 성희롱, 성추행, 언어폭력, 신체폭력, 논문을 이용한 협박, 무면허보조인력 등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00명에서 200명 미만 그룹에서는 서울특별시서울의료원이 성희롱과 폭력 여부 및 무면허보조인력 문항에서 높은 점수를 기록해 1위에 랭크됐다.

이어 200명 이상 전공의 수련병원 그룹에서 지난해 1위를 차지한 건국대병원은 올해도 1위 자리를 굳건히 했다.

건국대병원은 한 끼 식사 시에 사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시간, 최대 연속 당직일수, 실질적 휴게시간 보장, 오프 불가 강요 여부, 평균 수면시간, 식사시간 콜 횟수 등에서 고평가를 받았다.

단일병원 500명 이상 그룹에서는 삼성서울병원이 논문 이용 협박 횟수, 폭력 사건 처리절차 확립, 폭력 사건 피해자 보호, 세후기준 연봉(4552만원), 평일 하루 당직비(13만3800원), 휴일 하루 당직비(27만1000원), 일반진료 1시간당 외래 환자 수(8.697명) 등에서 같은 그룹 비교 대상인 서울아산병원, 서울대병원, 연세대신촌세브란스병원에 비해 순위가 높아 종합평가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차 조사결과와 비교할 때 가장 순위 변동 폭이 큰 수련병원은 어디일까.

그룹 A에서는 예수병원이 지난해 12위에서 4위로 8계단 상승해 5위권 내로 진입했고 원자력병원도 4계단 상승한 10위에 랭크됐다.

한림대춘천성심병원은 지난해 1위 자리를 원광대산본병원에 내주고 3위로 내려앉았으며 제주대병원은 순위변동(5위)이 없는 가운데 분당제생병원은 2년 연속 그룹 A의 마지막 문을 닫았다.

그룹 B에서 가장 많이 순위가 상승한 수련병원은 충북대병원으로 지난해 25위에서 3위로 껑충 뛰어 올랐고 그 뒤를 동아대병원(21계단 상승해 7위), 고신대복음병원(19계단 상승해 5위), 순천향대천안병원(12계단 상승 15위)이 잇고 있다.

반대로 그룹 B에서 가장 많이 순위가 하락한 곳은 무려 25계단이나 하락해 28위에 위치한 을지병원이며 단국대병원(23위)과 울산대병원(22위), 한림대성심병원(21위)이 각각 21계단, 14계단, 12계단 떨어져 뒤를 이었다.

그룹 B에서 유일하게 순위변동이 없는 병원은 동국대학교일산불교병원(14위)이며 조선대병원, 원광대병원, 을지대병원, 중앙대병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등은 소폭 상승하거나 하락했다.

그룹 C의 경우에는 건국대병원(1위), 경희대병원(3위), 한양대병원(15위)이 순위에 변동이 없었고 가천대길병원이 12계단 상승한 4위를 차지해 가장 많은 순위 상승을 일궜다.

인하대병원은 지난해보다 3계단 하락해 16개 병원 중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고 신생아 사망사건의 중심에 있는 이대목동병원은 3계단 상승한 10위에 자리했다.

그룹 D는 지난해 1위였던 가톨릭중앙의료원이 그룹 C로 옮겨감에 따라 지난해 4위였던 삼성서울병원이 1위를 꿰찼다.

서울아산병원과 서울대병원은 지난해와 동일한 순위를 받았고 연세대학교신촌세브란스병원은 2년 연속 그룹 D에서 가장 낮은 순위에 머물렀다.

그룹 이동 혹은 집계방식에 변화가 있어 직접적인 순위 변동을 확인하기 어려운 수련병원은 국립중앙의료원, 명지병원, 영남대병원, 고려대병원 등이며 국립암센터, 광주보훈병원, 한림대동탄성심병원, 강동성심병원, 인제대일산백병원, 차의과대학분당차병원 등은 지난해 조사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곳들이기 때문에 비교가 불가하다.

이와 관련 검증위원회는 “설문에 참여한 전공의의 수가 총 3800여 명으로 지난해보다 응답률이 10% 높아졌다”며 “지난해 공개됐던 설문조사의 결과가 긍정적으로 작용한 증거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위원회는 이어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 있지만 지난해 데이터와의 비교분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더욱 활용도가 높다”며 “매년 유효한 데이터를 축척해 나가면 대한민국 교육수련제도의 성장을 고스란히 담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 결과의 각 항목별 세부 순위와 내용은 ‘닥터브릿지.com’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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