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 70% 폐암검진 방사선 노출량 실제보다 낮게 인지

국립암센터 홍세리 박사팀, 폐암검진 의료기관 소속 전문의 104명 조사 결과 발표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흉부 X선 검사‧저선량 흉부 CT 등을 이용해 폐암 여부를 검진하는 병의원 소속 의료진 3명 중 1명이 환자의 방사선 노출량을 정확히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암센터 홍세리 박사팀은 지난 2013년 국가암검진 사업에 참여 중인 검진기관 소속 전문의 104명을 대상으로 폐암 검사를 통한 방사선(의료 방사선) 노출 관련 인식도를 분석해 이같은 결과를 내놨다.

원자력 폭발 사고의 재난을 다룬 영화 '판도라'의 한 장면.

이번 연구결과(폐암 검진 및 관련된 의료방사선 노출에 대한 의료진 인식 조사)는 한국역학회의 학술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이 논문에 따르면 연구에 참여한 104개 검진기관 중 폐암검진을 실시하는 곳은 54곳(51.9%) 중 대부분(52곳, 96.3%)이 흉부 X선 검사를, 18%(10곳)에서 저선량 CT를 이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참여 검진기관 의료진 3명 중 2명 이상이 검사를 1회 실시할 때 환자가 얼마만큼 방사선에 노출되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흉부 X선 검사와 저선량 CT 검사 1회당 노출되는 유효방사선량을 실제 노출량보다 낮게 인지하고 있는 의료진은 각각 73.1%, 67.3%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절반 이상의 의료진은 ‘방사선 노출이 전혀 위험하지 않다’라고 인식, 심지어 일부 의료진은 부작용의 심각성에 대해서도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흉부 X선 검사를 할 때 환자에게 방사선 노출 위험에 대해 소상히 알려주는 의료진도 10명 중 3명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즉 10명 중 7명의 환자들은 흉부 X선 검사시 방사선 노출에 대한 사전 교육을 받지 못한 상태로 검사를 받고 있는 셈이다.

홍 박사팀은 논문에서 “대부분의 의료방사선이 속하는 영역인 저선량 방사선 노출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다”며 “방사선 노출은 최소 선량에서도 비례적으로 인간에게 추가 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킬 잠재성이 있다는 가설(역치 없는 선형 모형)이 인정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의료방사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평가하기 어려워 아직 논의가 지속되고 있긴 하지만 저선량 CT 촬영 등으로 인한 방사선 노출이 폐암, 유방암 등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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