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만장 의학 역사 고스란히 녹아 있어

[의학신문·일간보사=최상관 기자] 모골이 송연할 정도로 무시무시한 얼굴 화장, 마귀 쫓는 주문을 외며 내지르는 괴이한 목소리와 춤. 무엇이 생각나는가? 흔한 사이비 종교인 혹은 무당의 모습이 떠오를 것이다. 그러나 이 또한 의료 행위의 일부라면 어떤가, 상상이 가는가?

초기 인류가 등장했던 원시시대에는 위와 같은 주술·점술과 의료 영역 사이의 명확한 경계가 없었다. 환자 치료나 질병에 대한 대처 방식은 대부분 무속신앙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었다. 이후 인류의 문명이 움터 고대 철학사상과 결합해서야 비로소 ‘의학 이론’으로 구색을 갖추게 된다.

‘한 권으로 읽는 의학 콘서트’는 위와 같은 원시시대에서 출발해 고대, 중세, 근대, 현대에 이르기까지 동·서양 의학 역사의 발자취를 차분하게 거슬러 올라간다. 의학과 관련한 여러 지식과 식견을 집대성했고, 지금까지 접하기 어려웠던 수많은 의학 에피소드로 가득 차 있다. 의학이라고 해서 겁낼 필요는 없다. 이 책은 의학과 관련된 내용만 다루고 있지 않다. 의학의 역사는 곧 예술, 과학, 전쟁의 역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 책은 역사, 철학, 과학적인 식견이 담긴 일반 교양서에 가까워 일반인도 쉽고 흥미롭게 읽어갈 수 있다.

다양한 이야깃거리가 담긴 만큼, 각계각층에 종사하는 교수, 의사, 간호사, 학자, 기자, 강사, 교사, 기업인 등 20인의 다양한 집필진이 참여했다. 집필과 감수를 위해 무려 3년 6개월이 걸렸다. ‘한 권으로 읽는 의학 콘서트는’ 인고의 시간을 견뎌낸 산물인 셈이다.

이 책과 마주한 당신은 역사 속 세계 각국의 의사들이 질병과 싸우는 투쟁의 역사를 경험할 것이다. 서양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와 고대 중국의 명의 화타(華陀)가 당신 앞에서 의술을 뽐낼 것이다. 그 외에도 로마의 위대한 의사 갈레노스, 의학의 왕자 아비센나, 근대 임상학의 아버지 토마스 시드넘, 서술적 해부학의 창시자 부르하베, 현대 의학계의 4대 천왕 헨리 웰치, 할스테드, 하워드 켈리, 윌리엄 오슬러 등 역사 속 의학계 거성도 차례로 만나볼 수 있다.

히포크라테스는 인류에게 “가장 훌륭한 의사는 바로 햇빛과 공기, 그리고 운동이다”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독서를 마치고 기지개를 켜며 세상을 걷노라면, 이전과는 또 다른 세계가 당신 앞에 펼쳐지지 않을까? [빅북 발행, 총 13장, 526쪽, 2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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