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 지방간과 심부전 발병 관련성 규명…지방간 환자 심장근육 에너지 소비 정상군보다 낮아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국내 연구진이 지방간에 의한 심부전 발병 가능성을 제시해 주목된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강은석·이용호 교수팀(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은 최근 간과 심장기능 사이의 연관성을 첫 규명한 연구 성과를 거뒀다고 19일 밝혔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내분비내과 강은석(사진 왼쪽) 교수와 이용호 교수.

이번 연구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심장근육의 기능 약화를 초래, 심부전 발병 위험도를 높일 수 있다는 내용이 핵심이며 많은 수의 비알코올성 환자들이 질병 악화에 따른 간 합병증이 아닌 심장 및 심혈관질환이 주 사망원인이라는 점이 연구 배경이다.

즉, 지방간이 초래할 수 있는 당뇨병과 신장질환 및 심혈관질환에 대한 많은 선행연구가 있었지만 심장 근육 약화에 따른 심부전 관련 합병증 연구가 없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용호 교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자각증상은 물론 합병증도 없기 때문에 조기 진단을 놓치기 쉽다”며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의 조기 진단 중요성을 널리 알리기 위한 연구로서 시작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연구는 세브란스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수검자를 대상으로 지방간이 심장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는 방법으로 진행됐는데 이들 수검자들은 혈액검사, 간 섬유화 스캔 검사, 심장초음파 검사,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CT) 등을 선택한 특화 건강검진자 387명이 1차적으로 추려졌다.

이후 연구팀은 정확한 연구를 위해 간염 등의 간질환과 다양한 심혈관질환을 갖고 있는 이들을 제외하고 최종적으로 308명을 조사군으로 확정하고 분석했다.

분석결과 조사군 308명 중 118명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진단(이하 진단군)됐으며 190명은 정상수준의 간수치(이하 정상군)를 유지했다.

진단군은 체질량지수(BMI) 평균 26±3㎏/㎡로 정상군의 23±2.7㎏/㎡에 비해 높았으며 BMI 25 이상인 비만군의 비율이 ‘58% : 16%’ 로 높게 나타났다.

또한 고혈압 비율도 진단군이 정상군에 비해 ‘47% : 33%’로 높았으며 당뇨병 비율도 ‘24% : 13%’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PET 및 심장초음파 검사를 통해 본 심장기능에 있어서 진단군과 정상군 간 많은 차이를 보였는데 심장초음파 검사 상 진단군은 정상군에 비해 심장기능 저하와 구조 변형이 확인된 것.

심장 박출량은 진단군과 정상군이 비슷했으나 좌심실의 이완기능이 저하된 환자군의 비율이 정상군보다 진단군에서 1.9배 정도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고 진단군의 좌심방 크기가 정상군에 비해 평균 1.2배(약 17%) 정도 커져있는 것이 확인됐다.

PET-CT 검사결과에서는 진단군의 심장근육이 소모하는 포도당 흡수율이 정상군에 비해 평균 30% 정도 적은 것으로 나타나 심장근육의 대사 기능 활성화도가 상대적으로 저하됐음을 보였다.

이와 관련 강은석 교수는 “심장근육의 약화로 이완기능이 저하되면 ‘이완기 심부전’(diastolic heart failure)을 초래할 수 있다”며 “전체 심부전환자의 절반이상이 이완기 심부전을 앓고 있을 정도로 그 유병율이 계속 증가추세에 있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에 따르면 간에 축적된 지방 축적량보다 간조직의 섬유화가 얼마나 더 진행됐는지가 이완기 심부전 발병 가능성을 더욱 높이는 것을 찾아낸 점이 이번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점이다.

강 교수는 이어 “갈수록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갖고 있는 국내 환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당뇨와 비만이 같이 있을 경우 이완기 심부전의 발병 위험도를 높일 지방간염으로 이환될 확률이 높다”며 “각 개인이 균형 잡힌 식습관과 적절한 체중유지를 통해 지방간을 발견해 이를 예방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