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계 '탁상행정, 비용 문제 등 허점 많아'
의약품안전관리원 '오해 많아, 개선해 나갈 것'

18일 열린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설명회 참석자들이 유명식 마약류통합정보관리센터장에게 추가질의를 하고 있다

[의학신문·일간보사=최상관 기자] 오는 5월 18일 시행을 코앞에 둔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이 여전히 진통을 겪고 있다.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전국 순회 설명회가 성균관대학교 600주년 기념관 새천년홀에서 지난 18일 저녁 7시 열렸다.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은 마약류 의약품의 오남용을 막기 위해, 마약류 제조‧수입‧유통‧사용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전산 프로그램을 통해 의무적으로 보고하는 시스템이다. 지난 2015년 5월 개정된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난해 시범사업을 거쳐 올해 5월 18일부터 마약류 취급 의무보고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의 유명식 마약류통합정보관리센터장이 마약류 취급 보고 제도에 대한 소개 및 시스템 보고 방법 시연, 처방과 조제와 관련된 연계 보고에 관해 설명했다.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시간에서 참석자들의 우려와 탄식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보고 방식 문제, 복잡한 시스템, 연계 프로그램 구매 등의 문제가 차례로 제기됐다.

한 지방의료원 소속 관계자는 “700명의 참석자를 앞에 두고, 설명회 내용이 부실하다. 실망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관계자는 조제와 투약을 따로 보고해야 하는 시스템적인 모순을 꼬집었다. 약사 입장에서는 조제와 동시에 투약이 이뤄진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간호사가 환자에게 약을 준다면 그건 투약이다. 하지만 약국에서는 조제와 투약을 각각 따로 여길 수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시스템의 난해함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배우기 어렵다는 것. 또 다른 참석자는 “장황하게 설명 말고, 도식화해서 설명하라. 주변에서도 다 어렵다고 한다. 약사인 우리들이 어렵다면 이건 어느 쪽의 문제인가”라고 토로했다.

유명식 마약류통합정보관리센터장

이에 대해 유명식 센터장은 “의료 기관마다 특성이 다를 수 있다. 시스템은 충분히 편리하게끔 개선하겠다”고 답변했다.

연계 보고 시스템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는 참석자도 있었다. 연계 시스템이란 기존에 사용하는 프로그램과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과의 연계를 통해 마약류 취급정보를 마약류 통합관리시스템으로 자동보고하는 시스템이다.

문제는 개별 약국이나 중소병원은 연계 프로그램을 따로 구매해 마련해야 한다는 점이다. “업체명이 거론되기 때문에 프로그램 비용을 알려줄 수 없다”는 센터 측의 답변에, 익명을 요구한 한 약사는 “대략적인 비용만이라도 제시해 달라”고 했으나 센터 측은 “알 수 없다”고 답변했다.

질의응답에도 불구하고 의문과 불안의 목소리를 잠재우지는 못했다. 편성된 설명회 시간이 종료되고도 참석자들은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한 시간이 넘은 추가 질의 끝에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이번 설명회는 수도권 북부 지역을 기점으로 전국을 돌며 2월 28일까지 실시된다. 앞으로 남은 아홉 번의 설명회 동안 둘 사이에 벌어진 간극이 좁혀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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