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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치료제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약 800억 대로 추산된다. 한국에서는 지난 2001년 리덕틸(성분명: 시부트라민) 출시를 기점으로 비만치료제 시장이 성장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동안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리덕틸이 2010년 심혈관계 부작용 등의 문제로 퇴출되면서 비만치료제 시장은 얼어 붙었다.

시부트라민이 퇴출되면서 반사이익으로 펜터민, 펜디메트라진 제제 등의 처방이 확대되리라 기대를 모았지만, 이들 치료제는 3개월 미만의 단기 처방만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어 시장 성장을 크게 견인하진 못했다.

이후 안전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대두되며 불과 5년 만에 시장 규모가 1162억원(2009년)에서 552억원(2014년)으로 줄어들었다. 

이러한 비만치료제 시장이 최근 들어 다시 성장세로 들어서고 있다. 2015년 벨빅, 2016년 콘트라브 오는 3월경에 출시될 삭센다 등 장기적으로 복용이 가능한 비만치료제들이 등장하면서 그간 시들하던 비만치료제 시장에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대한비만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3명 중 1명은 비만이다. 우리 국민의 비만 비율은 2009년 29.7%에서 2015년 32.4%로 꾸준히 증가세다. 비만은 당뇨, 고혈압, 뇌졸중, 통풍, 대장암, 유방암 등 등 여러 질환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최근에는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인식되고 있다.

비만 치료를 위해서는 식사의 양과 질을 적절히 조절해 체내 에너지 유입을 통제하고 운동으로 에너지 소비를 증가시켜야 한다.

에너지 소비는 다양한 기전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인위적인 조절이 쉽지 않으나, 에너지 유입은 음식물 섭취에만 의존해 상대적으로 조절이 쉽다. 중추신경을 조절해 식욕을 억제하는 약물이 오랜 기간 비만 치료 약물의 근간이 되고 있는 이유다.

■    비만치료제별 특징

 

비교적 최근 출시된 비만치료제들의 경우 장기요법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대부분 12주 정도를 복용한 후 체중 감소 정도를 평가해 계속 투여할 지를 결정한다. 12주 내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장기 복용을 해도 의미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장기요법 비만치료제로는 향정신성 의약품인 벨빅, 비향정신성 의약품인 콘트라브가 있다. 두 치료제 모두 체질량지수(BMI) 30kg/m2 이상의 비만환자 또는 고혈압, 제2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 다른 위험인자가 있는 체질량지수 27kg/m2 이상인 과체중 환자의 체중조절을 위한 식이 및 운동요법의 보조요법으로 쓰인다. 

2015년 국내 출시된 일동제약의 ‘벨빅(성분명: 로카세린)’은 식욕억제중추의 활성화를 통해 식욕을 감소시킨다. 중등도의 체중감량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년 간 3,18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로카세린 10 mg을 일일 2회 투약한 그룹에서 평균 5.8%의 체중 감소를 보였다.

1일 2회 식사와 상관 없이 1정을 복용하며, 1년 이상 처방이 가능하지만 치료 시작 후 12주 내에 5% 미만의 체중감량이 관찰되면 체중 감량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 로카세린은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의존이나 남용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유럽의약품청(EMA)은 2013년 로카세린 성분을 금지한 바 있다.

2016년 출시된 광동제약∙동아ST(공동판매)의 ‘콘트라브(성분명: 부프로피온/날트렉손)’는 니코틴 중독, 우울증에 효과가 있는 부프로피온과 알코올, 마약 중독 치료에 사용되는 날트렉손 성분의 복합제로, 식욕과 식탐을 모두 억제하는 것이 특징이다.

 POMC 세포를 계속 자극하다 보면 어느 시점에 자가억제반응이 나타나는데, 콘트라브의 날트렉손 성분은 POMC 세포가 지속적으로 활성화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콘트라브는 식욕뿐만 아니라 배고프지 않아도 음식 섭취로 인한 심리적 보상을 원하는 식탐을 감소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56주 간 4,03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규모 임상 결과 -8.1% ~ -11.5%의 유의미한 체중감량이 관찰됐으며, 체중감량 효과는 BMI 지수, 성별, 인종과 관계없이 일관적으로 유지됐다.

복용 방법은 첫 주 아침에 한 알, 2주째에 아침과 저녁에 각 한 알, 3주째에는 아침에 두 알, 저녁에 한 알, 4주째부터는 아침과 저녁에 각각 두 알씩 복용한다. 식욕억제를 기전으로 하는 비만치료제 중에는 유일하게 비향정신성 의약품이며, 미국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에서 제시하는 안전성 평가 기준을 충족했다. ,  또한 콘트라브는 미국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비만치료제로 알려져 있다.

중추신경에 작용하는 것이 아닌 지방흡수를 차단해 체중감량 효과를 주는 종근당 제니칼(성분명: 올리스타트) 등의 치료제도 장기요법 비만치료제로 분류된다. 

그밖에 알보젠코리아의 ‘큐시미아(성분명: 펜터민/토피라메이트)’는 향정신성 의약품인 펜터민 제제와 항경련제 토피라메이트의 복합제로 2019년 국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세계 최초 GLP-1 유사체 비만치료제인 한국 노보 노디스크제약의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티드)’는 여타 비만치료제와는 달리 피하에 놓는 주사제이며 올해 3월경 출시를 앞두고 있다.

삭센다는 GLP-1(Glucagon-Like Peptide 1) 유사체로 승인 받은 전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비만치료제다. 음식섭취에 반응해 자연적으로 분비되는 인체내 식욕조절물질인 GLP-1과 97% 가량 유사하다.

인체의 GLP-1과 마찬가지로 뇌특정 부위에 작용해 포만감을 높임으로써 식욕을 조절하고 공복감과 음식섭취를 줄여 체중을 감소시킨다.

아시아에서는 한국에서 최초로 지난 7월21일 식약처 허가를 받아 2018년 3월 출시를 앞두고 있다.

삭센다는 총 5,358명의 환자대상 4가지 연구로 구성된 대규모 SCALE™ 임상시험을 통해 체중 관련 만성질환을 동반한 성인 비만 환자에 있어 유의미한 체중 감소 효과 뿐아니라, 체중 감량의 유지 효과를 입증받았다. 

비만 및 당뇨병 전단계 환자 3,73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연구결과, 운동 및 식이요법과 더불어 56주간 삭센다 투여를 병행한 환자 10명중 9명에서 체중 감소효과를 보였다.

특히▲체중이 5% 이상 감소한 환자 비율은 63%, ▲체중이 10% 넘게 감소한 환자는 33%, ▲체중이 15% 넘게 감소한 환자 비율도 14%로 나타났다.  또한 감소된 체중은 1년간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요법 비만치료제는 오남용 위험으로 향정신성의약품(마약류)으로 분류돼 주의가 필요하며 3개월 미만으로 사용해야 한다. 2주 이내 초기에는 가능한 최소한의 처방이 권장된다. 비교적 약값이 저렴하고 식욕억제 효과가 빠른 편이다.

가장 대표적인 제제는 펜터민(Phentermine)으로 광동제약의 아디펙스 등이 있다. 1959년 FDA 승인되어 비교적 처방 역사가 깊지만 장기간 사용에 대한 안전성은 입증되지 않았다.
 펜디메트라진(Phendimetrazine) 제제는 즉각적인 식욕억제 효과가 나타나나 다른 비만치료제에 비해 의존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의존과 남용이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펜디메트라진 제제로는 알보젠의 푸링 등이 있다. 펜터민과 펜디메트라진 제제 모두 노르에피네프린과 도파민 분비를 촉진해 식욕을 억제, 체중 감소에 도움을 준다.  그 밖에도 디에틸프로피온(Diethylpropion), 마진돌(Mazindol) 등의 제제가 있다.

■    비만치료제 시장 동향

▲ 주요 비만치료제 2017년 3분기 누적 판매액 (IMS, 백만원, %)

지난해 비만치료제 시장 1위는 2017년 3분기 누적 판매금액 96억원으로 벨빅이 거뒀다. (IMS 헬스데이터) 전년 동기 대비로는 16.9% 하락한 수치다.

콘트라브는 3분기 누적 35억원으로, 전년 동가 대비 125.2% 증가하며 가장 큰 성장폭을 보였다. 대웅제약 디에타민, 휴온스 휴터민 등의 펜터민 제제는 꾸준한 처방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러나 비만치료제 중에서도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분류되는 식욕억제제에 대한 오남용 문제는 끊임 없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나라와 달리 영국•프랑스•독일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펜터민, 펜디메트라진 등의 처방이 엄격히 제한되어 있다. 

이러한 세계적 흐름에 발맞춰 국내에서도 2018년 5월부터는 마약류 통합관리시스템 시행으로 향정신성 의약품 관리가 강화된다. 비만치료제 중 펜터민, 펜디메트라진, 디에틸프로피온, 마진돌 등의 성분이 이에 해당된다.

이에 장기적인 안전성이 입증됐거나 비향정신성 의약품인 콘트라브 등의 비만치료제의 성장이 예상되며, 삭센다, 큐시미아 등 새로운 치료제들의 등장으로 비만치료제 시장에 괄목한 만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상일 기자  k31@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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