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실무사’ 재추진 두고 간호협회와 갈등 확산 부담…구체적인 추진 일정은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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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간무협이 최근 재추진하겠다고 밝힌 간호조무사 명칭 변경 활동에 완급 조절을 하고 있는 모양새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이하 간무협, 회장 홍옥녀)는 지난해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조무래기’, ‘조무사 드립’ 등의 혐오발언이 확산되자 현행 ‘간호조무사’ 명칭을 ‘간호실무자’로 바꾸도록 여야 의원들을 상대로 입법 활동을 강화하기로 한 바 있다.

당시 간무협은 “간호조무사를 깎아내리고 조롱하는 발언이 확산되는 것을 더는 방치하기 어렵다”며 “해외 선진국들도 실무사를 사용하고 있다”고 명칭 변경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이 같은 간무협의 움직임이 포착되자 대한간호협회(이하 간협, 회장 김옥수)는 즉각 반발에 나섰다.

‘실무사’를 사전적으로 보면 ‘실제로 업무를 처리하는 사람’을 뜻하기 때문에 간호조무사 직종의 명칭이 변경되면 간호사란 직종의 명칭도 변경해야 하며 결국 모든 직종에서 명칭을 변경하는 현상이 도미노처럼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무엇보다 사설학원에서 배출되는 비의료인인 간호조무사를 간호실무사로 변경하는 것은 업무영역을 침해하는 행위이며 ‘실무사’라는 명칭은 간호실무를 전담하는 뜻을 담고 있기 때문에 ‘조무사’를 ‘실무사’로 변경해서는 안된다는 간협의 강조다.

간협 관계자는 “간호조무사라는 직종의 이름이 갖는 뜻은 법정 자격을 갖고 간호사를 도와 일하는 사람”이라며 “따라서 직종의 이름을 바꿔 각 직종이 의미하는 고유 업무에 대해 국민들이 혼돈을 갖도록 하는 것을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간호조무사를 조롱하는 혐오 발언이 끊이지 않고 있어서 명칭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이어갔다.

간협 관계자는 “어느 직종이건 직종의 이름을 달리해 지칭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며 “그렇다고 이들 직종의 단체들이 직종의 이름을 바꿔달라고 요구하지는 않는데 이는 직업마다 가지고 있는 직종의 이름은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들을 표준화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당사자인 간호조무사들조차 인터넷 카페(전국 간호조무사들의 모임) 등에서 ‘간호실무사’로의 명칭 변경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들은 게시물이나 댓글 등은 통해 ‘처우나 급여를 개선하려고 해야지 명칭만 바꾼다고 해결 되는게 아니다’, ‘기존인식이 있어서 바꾼다고 좋은 소리를 들을지 의문이다’, ‘무엇이 중요한지 산으로 가는 느낌이다’ 등의 의견을 건넸다.

이처럼 간호협회의 반대가 거세지자 지난해까지만 해도 적극적인 추진 의지를 밝힌 간무협은 이번 사안을 잠시 미루기로 한 것.

간무협 관계자는 “간호실무자로의 명칭 변경을 진행하려고 했으나 간호협회 및 관계자들의 반대가 거세 한발 뒤로 물러선 상태”라며 “아직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통해 변경을 시도할지 정해진 바 없고 장기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명칭변경을 둘러싼 간협과 간무협의 갈등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2년 양승조 민주당 의원(현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이 간호조무사 명칭을 간호실무사로 바꾸는 의료법을 대표발의 했고 두 단체 간의 첨예한 대립 끝에 통과되지 않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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