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협, ‘육아휴직 사용실태 및 욕구조사’ 결과 발표…일-가정 양립 어려워 퇴사 여성 19%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의료계 여러 직군들을 포함해 모든 직역에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일과 가정의 양립을 꼽고 있는 가운데 재정적 어려움과 직장 내 눈치가 육아휴직을 어렵게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육아를 위해 퇴사하는 여성은 약 19%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결과는 인구보건복지협회(회장 신언항)가 최근 연구해 11일 공개한 ‘육아휴직 사용실태 및 욕구’ 저출산인식조사에서 확인됐다.

육아휴직 결정 시 고민사항

이번 조사는 인구협의 의뢰를 받은 전문조사기관(마크로밀엠브레인)이 육아휴직을 경험한 전국 거주 만 20~49세 남녀 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우선 응답자들은 육아휴직을 고민하게되는 가장 큰 걸림돌로 ‘휴직으로 인한 재정적 어려움(31%)’를 꼽았으며 ‘직장 동료 및 상사들의 눈치(19.5%)’가 뒤를 이었다.

육아휴직 당시 가장 필요한 도움

특히 남성은 인사고과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33.0%)을, 여성은 경력단절로 인한 경쟁력 저하(33.5%)가 육아휴직 결정시 걱정되는 사항으로 선택했다.(1순위+2순위 응답 기준)

육아휴직 실제 사용기간은 12개월이 38.3%로 가장 높았으나 응답자의 22.3%는 육아휴직을 계획보다 적게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 같은 선택을 한 원인으로 육아휴직 시 걱정되는 사항과 동일하게 남성의 경우 ‘퇴사 및 인사고과에 대한 불안감(46.9%)’, 여성의 경우 ‘회사의 복직요구(57.5%)’를 꼽았다.

육아휴직 후 퇴사 이유

또한 육아휴직으로 인해 자녀와 가까워졌지만 육아로 인한 피로와 재정적 어려움을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결과, 남녀 응답자 모두 육아휴직 기간 동안 가장 좋았던 점으로 ‘자녀와의 관계 증진(59.5%)’을 꼽았으며 차순위로 여성은 ‘여유있는 육아(45.5%)’ 남성은 ‘본인 및 가족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39.5%)’를 택했다.

육아 휴직 후 복직에 대한 고민이 퇴사로까지 연결되는 경우도 존재했다.

응답자 10명 중 4명 이상(46%)이 육아휴직 후 복직을 고민했는데 ‘아이를 돌봐줄 곳과 사람이 마땅치 않기 때문(45.1%)’을 가장 큰 이유로 답한 것.

퇴사율은 여성이 19%로 남성 7.5%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퇴사 후 무직인 경우도 여성이(12.5%) 남성보다(2%) 높았다.

육아휴직 희망 기간과 휴직 기간 동안의 희망 급여 수준도 집계됐다.

희망하는 육아휴직의 사용 기간과 분할 횟수

희망하는 육아휴직은 24개월(37.5%), 2~3회 분할(63.5%)해 사용하기를 가장 바랐고 원하는 육아휴직 급여는 정부지급 상한액인 150만원보다 높은 200만원(37.8%)으로 분석된 것이다.

아울러 첫 육아휴직 신청 시 육아교육을 의무적으로 제공하는 것에 대해 76.8%가 긍정적으로 응답했다.

이와 관련 인구협 관계자는 “남녀 응답자 중 66%가 근로조건이 육아를 병행하기 어려워 퇴사를 선택했고, 남성의 경우 71.5%가 육아휴직 후 직장에 복귀하고 나서 양육참여시간을 늘리고자 노력했으나 어려웠다고 답한 것을 미루어 볼 때 일과 직장생활 균형의 근로문화 정착이 절실히 요구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현재 육아휴직 급여를 인상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은 정책 수요자의 욕구와 합의점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절반에 가까운 남성이 휴직 당시 육아·돌봄 관련 정보가 필요하다고 한 것을 감안하면 육아휴직을 위한 준비 지원도 중요하게 논의돼야 하는 과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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