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엘진, 다케다, 노보 노디스크 ‘동시에’ 인수 발표

[의학신문·일간보사=김자연 기자] 올해 미국 세제 개혁으로 M&A 급등이 전망되는 가운데 세엘진, 다케다, 노보 노디스크가 잇달아 생명공학사에 대한 인수 의도를 발표하면서 올해 M&A 러시에 스타트를 끊었다. 세엘진은 임팩트 바이오메디슨을 최대 70억달러에, 다케다가 타이제닉스를 6억3000만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고 노보 노디스크는 애이블링스에 대해 31억달러 인수 의향을 공표했다.

세엘진은 사노피가 포기한 JAK2 억제제 페드라티닙(fedratinib)을 손에 넣기 위해 선금 11억달러에 임팩트 바이오메디슨스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 2013년 FDA가 임상시험 중단 지시를 내리면서 사노피가 개발에서 발을 뺐지만 임팩트는 이를 취득, 안전성에 대해 관리가 가능하다며 FDA를 설득시켜 임상시험 재개했다. 그리고 데이터를 통해 골수섬유증에 효과를 입증하고 올 중반에 승인 신청을 제출할 계획이며 이밖에도 급성골수성백혈병(AML)과 대장암에도 치료 가능성이 있다. 페드라티닙은 자카피(Jakafi, ruxolitinib)와 경쟁제품으로 기대되며 세엘진은 향후 승인 여부에 따라 최대 12억5000만달러까지 더 지불할 수 있고 매출 등에 따른 중간로열티로 추가로 45억달러를 지급할 수도 있다.

이와 함께 다케다도 주당 1.78유로인 현금 5억2000만유로에 벨기에의 세포치료제 바이오벤처기업 타이제닉스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타이제닉스의 종가에 82%의 프리미엄을 얹은 값. 타이제닉스의 크론병 수반 항위복잡누공 치료제 'Cx601'은 현재 유럽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승인권고를 받았으며 미국에서도 3상 임상시험에 착수했다. 일본에서는 재생의료등제품으로 올해 안에 임상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다케다는 유럽에서 Cx601가 승인을 취득하는 대로 인수절차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미 다케다는 타이제닉스와 Cx601을 미국 외 독점개발 및 판매에 관한 라이선스계약을 체결한 바 있어 이번 인수로 후기개발품의 확충 및 미국에서의 지위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제공자 유래 지방유래줄기세포 약물 Cx601은 활동기/경도활동기 크론병에 수반하는 기존 치료 및 생물학제제에도 불구하고 효과가 충분치 않은 항위복잡누공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병변 속에 국소주사해 증상을 개선시킬 것으로 기대되며 임상시험에서 기존 치료 실패 환자의 절반이 관해 효과를 봤다.

더불어 노보 노디스크도 벨기에 에이블링스에 대해 주당 20.5유로인 31억달러 인수할 의향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 달 주당 26.75달러와 주당 28달러의 인수 제안을 연거푸 거절당한 뒤 애이블링스를 압박하기 위한 공표로 처음 제안 당시에 비하면 60%의 프리미엄을 얹은 가격이다. 에이블링스는 알파카나 라마의 면역계에서 발견되는 나노바디 기반 신약을 개발하며 세계적인 여러 제약사들과 제휴 관계를 맺고 있는데 특히 이번 인수는 승인이 임박한 혈전성 혈소판감소성 자반 치료제 카플라시주맙(caplacizumab)을 취득하기 위한 목적이다. 제프리스에 따르면 이는 연간 최대 5억달러의 매출이 가능하며 에이블링스가 인수 후 다른 신약후보의 개발에도 성공한다면 추가로 주당 2.5유로를 더 지불하기로 제안됐다.

이번 인수 제안은 최대 인슐린 메이커인 노보 노디스크가 압박을 받고 있는 당뇨병 사업을 만회하기 위해 혈액학 사업을 강화하려는 행보로 보인다. 또한 대격변에 직면한 110억달러 규모의 혈우병 시장에서 로슈의 헴리브라(Hemlibra)가 허가됨에 따라 노보 노디스크는 매출 저하가 전망된다. 노보 노디스크의 CFO는 로이터를 통해 “에이블링스는 대규모 제약사에 비해 관료주의가 적고 빠른 소규모 생명공학사의 환경에서 강력한 기술 개발이 일어난 한 예”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세금우대 등 인센티브로 왕성한 생명공학 산업을 창출하고 있는 벨기에서 많은 업체들이 대학교의 프로젝트로부터 나와 주식 시장에 상장돼 있다.

이처럼 대형 제약사 및 생명공학사에 대해서 점점 더 소규모 혁신 스타트업이 내부 개발 파이프라인보다 신약의 중요한 원천이 되고 있는 가운데, 기존 블록버스터들의 특허가 만료돼 미국의 경우 처방약의 90%를 제네릭이 차지하고 있고 당뇨·호흡기 등 기존 질환 치료제에 가격 압박이 거세진 환경 또한 대형 제약사들로 하여금 소형 생명공학사들이 뛰어난 틈새 질환 진출하도록 재촉하고 있다. 작년의 경우 생명과학 M&A는 총 2000억달러 규모로 이뤄진 가운데 J&J의 악텔리온 300억달러 인수와 길리어드의 카이트 120억달러 인수가 큰 부분을 차지했다. 컨설팅사 EY에 따르면 작년 말 생명과학 경영진을 대상으로 조사 결과 60%가 향후 1년 간 적극적으로 M&A를 추구하겠다고 응답한 만큼 올해는 M&A 규모가 2000억달러를 능가할 것으로 확실시된다. 또 로펌 베이커 매켄지도 올해 세계 헬스케어 M&A가 작년에 비해 50% 급증하고 그 중 북미가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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