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의대 송진원 교수팀, 자연적 유전자 재조합 가능성도 밝혀…한타바이러스 감시체계 구축 기여

송진원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 교수

[의학신문·일간보사=안치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설치류를 통해 사람에게 감염될 수 있는 서울바이러스와 관련, 유전자 염기서열을 규명했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 송진원 교수팀은 한타바이러스 종인 서울바이러스의 전체 유전자 염기서열 정보를 확보해 서울바이러스의 전 세계적인 유전적 다양성과 분포 형태를 규명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팀은 서울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도시형 신증후출혈열 환자와 2000~2016년 간 채집한 시궁쥐에서 확보한 서울바이러스의 전체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했다.

그 결과, 서울바이러스는 발생지역에 따라 6개의 유전형으로 나뉘며, 우리나라는 일본, 미국 일부 지역과 함께 C그룹에 속하는 것을 밝혀냈다.

아울러 본 연구는 서울바이러스가 잠재적 유전자 교환을 통해 자연적으로 유전자 재조합 및 재편성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해 의미가 크다.

한타바이러스는 쥐로부터 사람에게 감염되며, 신부전증, 출혈, 혈소판 감소증, 쇼크 등을 일으켜 생명에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널리 알려져 있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에 고르게 분포해 있으며, 지금까지 국내에서 발견된 한타바이러스 종에는 한탄바이러스, 서울바이러스, 무주바이러스, 임진바이러스 등이 있다.

이중 유일하게 전 세계에 분포하는 한타바이러스 종인 서울바이러스(Seoul Virus)는 1980년 이호왕 교수가 서울에서 서식하는 설치류 시궁쥐(Rattus norvegicus)에서 세계 최초로 발견한 바이러스다.

최근 미국, 영국에서 애완용 쥐를 키우는 사람에게 발병해 도시형 신증후출혈열(유행성출혈열)을 일으키는 등 세계 곳곳에서 창궐하고 있다.

송진원 교수는 “최근 미국, 영국에서 애완용 쥐를 키우는 사람에게 전염되는 등 서울바이러스가 전 세계에서 유행하고 있어 이에 대한 연구와 대비가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번 연구로 서울바이러스의 전체 유전자 염기서열 확보와 유전적 다양성과 분포 형태를 밝혀냄으로써 앞으로 한타바이러스 감시체계를 구축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으로 저명한 감염병 분야 학술지 <Emerging Infectious Diseases> 2월호에 ‘사람과 쥐에서 서울바이러스의 다중 프라이머 기반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과 세계적 다양성(원제: Multiplex PCR-based next-generation sequencing and global diversity of Seoul virus in humans and rats)’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될 예정이다.

한편 송진원 교수는 1996년 고대의대 미생물학교실에 부임한 이후 '임진바이러스', '제주바이러스', ‘뉴욕바이러스’ 등 여러 신종 바이러스를 발견했으며, 그 업적을 인정받아 2011년 대한민국학술원상, 2013년 이호왕 어워드, 2017년 고의의학상, 석탑연구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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