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연구 유닛 신규 편성…추가 모집은 사실상 희박

서울아산병원(사진 좌측)과 고대구로병원.

[의학신문·일간보사=안치영 기자] 선정 의혹에 휩싸인 연구중심병원이 올해 3개 연구 과제를 추가로 선정한다. 다만 연구중심병원 추가 모집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4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복지부는 2018년도 연구중심병원육성 예산으로 총 300억원 확보에 성공했다. 2017년도 예산 244억원보다 56억원이 증가했는데 증액된 금액은 신규 연구 과제 3개 유닛에게 지원된다. 1개 연구 유닛당 지원 금액은 연간 25억원이다.

현재 연구중심병원 10개 병원 중 연구 과제 선정을 받지 못한 병원은 서울아산병원과 고대구로병원이다. 즉, 연구중심병원에 지정되고서도 두 개 병원은 지원금을 단 한푼도 받지 못한 셈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번 3개 연구 유닛 신규 편성을 이들 병원에겐 큰 기회로 다가온다. 연구중심병원 속성상 시스템 개편은 병원 몫이며 정부지원이 없다. 이후 이뤄지는 R&D 지원은 연구중심병원간에 따로 공모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연구중심병원에 지정되더라도 정작 병원에서 원하는 자금 지원은 별개라는 의미다.

담당 부처인 복지부는 이미 각 연구중심병원에 신규 연구 유닛 편성 사실을 알렸으며, 오는 3월 정식으로 사업 공고를 낼 예정이다. 이에 각 서울아산병원과 고대구로병원을 포함, 연구중심병원 대부분이 연구 과제 구성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중심병원 추가 모집은? 복지부, ‘재정파트 설득 어려워’

문제는 연구중심병원 추가 모집이다. 당초 연구중심병원을 도입하기 전 복지부가 사업 타당성을 조사했을 당시 연구중심병원 연구 유닛 개수 최대치는 26개였다. 신규 편성된 3개 유닛까지 포함한다면 현재 연구 유닛은 13개로 조사 당시 설정 데이터의 절반 수준이다.

이러한 점을 감안, 추가적으로 연구중심병원을 지정해도 되지 않겠냐는 요구가 연구중심병원에 포함되지 못한 병원들을 중심으로 팽배해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과학기술정통부와 기획재정부를 설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과거 연구중심병원 도입 당시 기재부와 예산 다툼이 있었던 복지부는, 현재 10개 연구중심병원에서 늘리는 방안에 대해 ‘실현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기재부와 과기부의 반대가 심하다”면서 “현재 10개 병원에서 더 늘리게 되면 추가적으로 예산 또한 더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심하다”고 설명했다.

대안으로 떠오른 방안은 ‘예산 지원 없는 연구중심병원 지정’이다. R&D 예산은 당초 계획 그대로 가면서 병원 내 연구시스템을 개편했다는 인증 형태의 연구중심병원 지정도 필요하다는 것이 일부 병원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이 또한 복지부도 알고 있지만, 그 효용성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연구중심병원으로 지정받기 위해서는 구조개편뿐만 아니라 인적 충원도 필요해 돈이 많이 드는 미션”이라며 “돈도 안주는 사업에 누가 들어오려고 하겠냐”고 답했다.

선정 절차에 의혹을 제기하는 사법 당국과 병원 관계자들의 시선도 부담이다. 자칫 사업의 신뢰성 상실로 인해 사업 존폐가 갈릴 수도 있는 상황에서 추가 모집을 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분석이다.

대신 복지부는 현재 지정된 병원들을 중심으로 내실을 기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지만 타 병원과의 연구 컨소시엄 구성 등이 고려되고 있다.

연구중심병원 관계자는 “추가 지정 이슈는 분명 중요할 수 있지만, 그보다 더욱 중요한 과제는 연구중심병원이 퀄리티 있는 성과를 거둬 차세대 병원의 롤모델로 거듭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면서 내적 성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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