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미끄러짐·충돌 등 2배 더 위험…서울의대, “스마트폰 안전사고 예방 정책적 제도 마련해야”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스마트폰 중독이 일상생활 중 사고 발생과 관련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 연구팀으로부터 발표돼 주목된다.
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 민경복 교수와 서울대 보건환경연구소 공동연구팀은 지난 2016년 8월부터 9월까지 대학생 608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중독에 의한 △추락/미끄러짐 △부딪힘/충돌 △지하철 출입문 끼임 △절단/찔림 △화상/감전과 같은 각종 안전사고 경험을 설문·분석한 결과를 최근 공개했다.
연구 결과, 조사대상자 608명 중 스마트폰 중독은 전체의 36.5%인 222명이었으며 스마트폰 중독 그룹은 정상 대조군에 비해 일상생활 중 전체 사고 경험이 1.9배로 나타났다.
사고 경험 중 추락/미끄러짐은 2.08배, 부딪힘/충돌은 1.83배 높게 나타났으며 사고 경험자와 스마트폰 중독군 모두 주로 오락(게임, 음악감상, 웹툰, 도박, TV시청, 영화감상) 목적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비율이 각각 38.76%, 36.4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실제 보행 중 통화, 문자전송, 음악 감상은 집중력을 분산시켜 사고발생 위험을 높이고 스마트폰에 중독된 사람은 다른 일상 행동수행 중에 스마트폰을 동시에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사고 위험이 더욱 높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스마트폰 중독자는 무의식적으로 스마트폰에 몰입해 시각적, 청각적, 신체적, 인지적으로 주의가 분산되고 위험 환경과 잠재적 사고 가능성을 인지할 수 없어 사고 노출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연구팀은 게임, 음악감상, TV 및 영화감상 등의 오락 관련 콘텐츠 소비를 앞서 언급한 네 가지의 주의분산을 동시에 일으키며 지속적 몰입을 요구하기 때문에 사고위험이 더욱 높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민경복 교수는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사고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적은 있지만 스마트폰 중독과 실제 사고 발생 관련성을 밝힌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현재 90%가 넘는 국민이 스마트폰 사용자로 이들은 잠재적 사고위험을 안고 있다”고 말했다.
민 교수는 이어 “스마트폰으로 인한 사고의 예방을 위해 정책적 관심과 예방대책이 필요하다”며 “일부 국가에서는 운전 중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법적인 조치가 이미 실시되고 있고 하와이 호놀룰루시에서는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연구재단 이공분야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행동중독; Journal of Behavioral Addiction’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