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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감염병 대응 위한 정부 역할과 로드맵신년특집- 보건의료 육성전략 과제

신종감염병, 유입단계 차단-초기대응 역점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의학신문·일간보사] 사람이 미래를 정확히 꿰뚫어 볼 수 있을까? 앞으로 어떤 위험이 있으며, 어떤 사건이 있을지를 정확히 예견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렇기에 미래에 대한 문제는 항상 문학적 낭만과 서사가 포함되기 마련이며, 예견에는 미지영역에 대한 경외감과 두려움이 공존한다. 그렇다면 앞으로 세상에서 질병은 어떻게 변화할까? 미래 세계에서 어떤 질병이 사람을 괴롭히게 될지 미리 안다는 것 역시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인간은 질병에 대항하여 많은 과학기술을 발전시켜 왔고, 여기에 힘입어 제한된 영역에서나마 미래의 질병양상을 예상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오랜 경험과 관찰 그리고 분석기술의 발달에 기인한다.

◇감염병 출현 가능성 높아져=‘미래 세계에서는 감염병 문제가 해결될까?’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긍정적이지 않다. 공중보건과 치료기술 발달로 오랫동안 인류를 괴롭히던 감염병이 획기적으로 감소되어 온 것은 사실이나 그 대신 그간 알려지지 않던 신종감염병이 언제든 출현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사실 신종감염병이란 상대적이며 모순적인 개념이다. 신종감염병을 일으키는 병원체는 생각보다 오래전부터 존재했을 수도 있다. 다만 오랜 기간 사람 발길이 닿지 않던 오지의 생태계에서 조용히 존재하던 병원체가 발달한 교통, 세계화와 함께 인간의 방문을 받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 알려지지 않던 병원체의 새로운 전파 가능성이 열리게 되었다는 것이 보다 합당한 설명일 것이다. 그러나 신종감염병이 한 사회에 출현하는 순간 그 사회는 위기에 빠질 수 있다.

다수의 질병학자, 역학자들은 앞으로도 새로운 감염병이 빈번히 출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에 동의한다. 물론 공중보건체계가 잘 갖춰진 사회에서 감염병이 근대 이전과 같이 크게 창궐할 가능성은 낮지만, 사전준비와 초기대응을 위한 준비가 충분치 않은 경우 그 피해는 예상외로 크게 증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신종감염병은 왜 빈번히 발생하는 것일까? 그 원인은 사회요인, 보건의료요인, 생활습관요인, 환경변화요인, 미생물학적 요인 등으로 다양하다.

세계 어느 곳이든 빈곤과 전쟁 등으로 열악한 위생 환경이 조성되거나 다른 이유로 공중보건이 약화되는 지역이 있다면 이는 그간 사라졌던 감염병이 재창궐하는 기회가 된다. 또한 아무런 통제없이 과도하게 항생제를 사용한다면 어떤 항생제에도 듣지 않는 내성 병원체가 탄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규모 식품생산과 가공 등은 감염병 영향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는데, 대규모 생산 시스템은 한꺼번에 다수의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조건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적절치 않은 성문화 확산 등 사회행태적 요인은 은밀하게 감염병이 확산되는 원인을 제공한다. 전세계가 일일생활권이 된 현재, 그간 알려지지 않던 감염병이 사람과 접촉할 기회를 제공하거나, 병원체가 새로운 세계로 유입될 가능성을 높여주게 된다. 게다가 미생물도 나름의 진화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감염력을 높이거나, 돌연변이를 일으킬 가능성도 상존한다.

◇기존 감염병 대응도 문제= 미래에도 신종감염병만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며, 기존의 감염병도 문제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의 결핵발생률을 나타내고 있다. 그간 수많은 노력을 통해 전체적인 발생률·유병률은 크게 감소하였으나, 아직은 완벽한 통제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말할 수 없다. 여전히 결핵은 현재진행형의 문제이며, 앞으로도 당분간 중요 감염병 문제로 남아 충실한 환자치료와 환자·감염자 조기발견 등 관리 노력에 의해서만 저감될 수 있다. 즉 감염병 문제는 한 가지 원인이 아닌 복합적 메커니즘에 의해 발생하게 되고, 각 원인에 대한 통제가 충분치 않으면 언제든 다시 큰 문제로 확산될 수 있다.

여기에 대한 우리의 대책은 무엇일까? 2015년 메르스 유행은 우리나라 감염병 문제를 다시 인식하고 대비를 견고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정부는 메르스 이후 신종감염병에 대한 조기발견과 통제를 위해 ‘국가방역체계개편안’을 마련했으며, 각 위험단계별 대응책을 추진하고 있다.

◇초동대응·예방이 최선= 먼저 정부는 신종감염병을 유입단계에서 차단하기 위해 위험지역을 여행하는 사람들을 위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귀국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상 유무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또한 국제공조를 통한 감염병 감시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감염병 원인규명을 위한 전문인력인 역학조사관 배치·양성과 아울러 유입시 대비로 민·관 합동 즉각대응팀을 편성해 신속하고 효과적인 초동대응에 힘쓰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감염병 대응을 위한 컨트롤타워로서 24시간 업무를 지속하는 긴급상황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환자, 접촉자의 신속한 진단과 격리, 전문치료를 위한 인프라를 개선하였다. 또한 미래감염병 대응계획을 수립·추진하고 있으며, 아울러 결핵과 같은 오랜 기간 주요 감염병 문제의 경우에도 적극적인 역학조사와 환자, 감염자 관리로 유행 가능성을 차단하고 있어 이러한 노력들이 더해지면 우리나라는 충분히 감염병의 위협에서 안전한 사회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감염병은 일단 유행이 시작되면 종식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며, 인명 및 사회경제적 피해가 발생한다. 또한 여러 복합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고 확산되므로 무엇보다 예방이 최선이며, 이를 위해 사회 각 부문의 참여와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 질병관리본부는 앞으로도 국민과 소통하며 감염병으로부터 보다 안전한 사회를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다.

의학신문  medicalnews@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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