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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방향과 과제신년특집- 보건의료 육성전략 과제

건보 정상화 출발점은 ‘필수의료 원가 보전’
문케어, 재정추계조차 없는 준비 안된 정책

이동욱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회 사무총장

[의학신문·일간보사] 2017년 8월 9일 문재인 대통령은 보장성강화 정책 일명 ‘문재인 케어(이하 문케어)’를 발표했다. 문케어의 골자는 ‘미용·성형을 제외한 모든 의학적 비급여를 모두 건강보험으로 보장하고 비급여를 없애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비급여 의료비 부담을 같은 기간 13조 5000억원에서 4조8000억원으로 64% 낮추고, 1인당 의료비도 50만원에서 42만원으로 17.5% 낮아진다고 발표하였다.

대학병원 등의 선택진료비(특진비)·2인실 입원료와 로봇수술, 진단·수술에 필요한 자기공명영상(MRI)·초음파 검사비 등 3800여개 비급여 진료항목이 단계적으로 건강보험 혜택을 받게 되어 문재인 정부는 ‘병원비 걱정 없는 든든한 나라’를 만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문케어의 추진 사유로 우리나라 건강보험 보장률이 63%로 OECD 평균에 비해 낮다는 점과 건강보험 진료비 중 가계에서 직접 부담하는 비율이 OECD 평균 대비 매우 높다는 점을 내세웠다. 참으로 그럴 듯한 말이고 좋은 정책인데 왜 지금까지 수십년동안 못했고 의사들은 왜 반발할까?

의사들이 반발하는 첫 번째 사유는 우선 보장성 강화 이전에 수십년간 지속되어 온 원가이하의 기존 저수가에 대한 원가 보전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1977년 건강보험제도가 시작된 이후 우리나라는 ‘저수가-저급여-저보상’ 건보제도를 운영해 왔다. 이번에 북한병사 귀순사건을 통한 이국종 교수 사건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듯이 우리나라의 필수의료에 대해서 적정보상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1년에 네 차례 밖에 집에 들어가지 못하는 의료진의 열악하고 과도한 근무환경, 치료하면 할수록 적자가 심각해지는 원가이하의 보상문제가 사회적 문제가 되었다. 이는 이국종 교수 한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OECD 평균 3배의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대한민국 13만의사들이 마주하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나라는 요양기관 강제지정제라는 사회주의 건강보험제도를 시행하면서도 의료 공급의 93%는 민간의료기관에 의존하고 있다. 공공의료기관의 비율은 미국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2016년 연세대 산학협력단에서 발표한 건강보험수가 원가보전율 연구결과에 따르면 진찰료의 원가보전율은 56.5%, 입원료의 원가보전율 46.4%, 주사료의 원가보전율 69.9%, 처치 및 수술료의 원가보전율 77.6% 등으로 모두 원가 이하였다. 급여와 비급여의 항목을 모두 합한 의료행위도 결과는 비슷했다. 상급병원 84.2%, 종합병원 75.2%, 병원 66.6%, 의원 62.2% 등 전체평균은 69.6%였다.

문케어 30.6조원에는 수십년간 건강보험제도를 왜곡시켜 온 원가이하의 수가의 원가 보전에 대한 예산은 찾아 볼 수 없다. 문케어의 기본 전제조건인 1차, 2차, 3차 의료전달체계를 하기 위한 의료인력 배치나 의료인력 양성제도도 전혀 준비된 바가 없다. 의료전달체계를 할 수 있는 의료인력 배치와 준비도 없이 의료전달체계부터 강행하자는 주장은 도로도 건설하지 않고 자동차부터 수입하자는 주장과 같다.

의료전달체계가 정상화되기 위한 적정수가가 얼마일까? 초진진찰료는 1만 4410원으로 일본의 1/2, 미국의 1/4 수준으로 턱없이 낮다. 하지만 외과계 수가를 보면 더욱 심각하다.

1차의료기관의 외과의사들이 동네의원에 가볍게 찢어져 다친 상처 환자가 와도 3차병원 응급실로 가라고 하지 창상봉합술을 시행하지 않는 것은 해당 술기의 수가가 적정수가와 너무나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가벼운 상처에도 응급실이나 3차병원에 가서 훨씬 많은 의료 경비와 시간을 지출하게 되고 응급실 과밀화 현상도 초래한다. 단순 창상봉합술을 하는데 최소한 간호사의 보조와 준비하고 마무리 하고 정리하는데 30분이상의 시간이 소요됨에도 수가가 2.5cm 이하의 경우 1만2790원, 2.5~5cm의 경우 1만4930원에 불과하다. 차라리 감기, 고혈압, 당뇨병 환자 외래 초진 진료 1명 진료하면 1만4410원이니 훨씬 낫다.

단순 외과환자의 3차병원 응급실 진료의뢰 현상 이것은 수가를 20~30% 올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고, 외과계 의료전달체계를 위한 수가 논의를 위해서는 최소 10배 인상이 필요한 문제이다.

우리나라 맹장수술 수가는 약 2000달러로 미국(1만4010달러)의 7분의 1, 호주(5622달러)·스위스(5840달러)·캐나다(6007달러)·칠레(6972달러)의 1/3 수준 이다.

우리나라 수가가 낮지 않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러면 같은 맹장수술을 하는데 우리나라 맹장수술의 보상 수가가 OECD 최저인 사유는 무엇이며, 왜 미국의 7분의 1, 호주, 스위스, 캐나다, 칠레의 1/3 수준 밖에 되지 않는가? 우리나라 인건비가 싼 것인가? 건물 임대료가 그렇게 싼 것인가?

의사들이 반발하는 두 번째 사유는 재정추계조차 없는 준비 안 된 정책이라는 것이다. 최소한 정부는 국민들 앞에서 정책을 할 때는 모든 것을 사실대로 말하지 않고 한쪽 부분만을 내세우고 홍보하면 그게 바로 포퓰리즘이 된다.

우리나라 건강보험 보장률이 왜 낮을까? 우리나라 건강보험진료비 중 가계 직접 부담률이 왜 높을까? 의료비의 가계 직접 부담률이 프랑스 6.8%, 네덜란드 12.3%, 일본은 13.1%로 낮은데 비해 우리나라는 멕시코 40.8%에 이어 36.8%로 높다.

그런 이유는 우리나라는 GDP 대비 의료비지출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보다 의료비 가계 직접 부담률이 더 높은 멕시코는 우리나라보다 더 낮은 수준의 GDP대비 국민 의료비 지출을 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건강보험 보장률이 높다는 프랑스, 독일 등은 국민이 12%수준의 충분한 의료비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반면에 우리나라는 건강보험요율이 6.2% 밖에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GDP 대비 의료비 지출은 7.7%정도로 OECD 평균 9%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다. 즉 우리나라의 건강보험보장률이 낮고 가계 직접 부담률이 높은 이유는 국민들이 매우 낮은 수준의 건강보험비를 내고 있기 때문이며,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의 보장률을 높이고 가계 직접 부담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더 높은 건강보험요율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케어에서 말하는 보장률이 높다는 국가 수준으로 건강보험비 인상에 국민들의 동의가 있었는가? 문케어의 강행에는 더 많은 건강보험비를 낼 것인지에 대한 동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문케어를 하면 국민부담이 얼마나 증가할까? 문케어에 대한 국회예산정책처 보고에 따르면 문케어시 예상되는 건강보험 지출은 2018년 63.8조원, 2022년 91조원, 2027년 132.7조원으로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60조원의 건강보험비 급여도 원가를 보전해 주지 못하고 있는데, 10년 이후 120조의 건강보험비를 국민들이 부담하기에는 매우 무리가 따른다.

현재의 보장성을 유지하더라도 현재 전체 인구의 14%를 차지하고 있는 노인 인구가 건강보험비의 40%를 사용하고 있고, 10년 후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전체 인구의 20%로 초고령화 사회가 되어 건보재정을 감당할 20~59세의 경제활동 인구비율의 감소로 20~30대 청년세대에게 매우 부담을 주는 정책이다.

국회예산정책처의 보고에 따르더라도 건강보험 적자를 예방하기 위해서 2019년 건강보험료율을 6.5% 인상이 필요하고, 매년 3.0%이상의 인상률을 유지해야 하고 그럴 경우 건강보험료율은 2019년 6.65%, 2022년 7.33%, 2027년 8.48%의 부담이 된다.

건강보험료율을 매년 3.2%씩 인상하더라도 2026년 건보재정의 적자가 예상됨에도 문케어 첫해 건강보험료율 인상조차 가입자 저항으로 2.06%밖에 인상하지 못했고, 건강보험재정에 대한 국고지원금도 첫해부터 2200억원이나 감액되어 재정확보에 대한 적신호가 문케어 시행 첫해부터 발생했는데 문케어를 재정추가부담에 대한 국민적 동의없이 시행하겠다는 것이야말로 어불성설이다.

하지만 현재 국민들은 보장률이 높아지는 것은 찬성하지만, 건강보험비가 인상되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는 격언처럼 건강보험제도하의 더 많은 보장을 위해서는 보장성이 높은 국가 수준만큼 더 많은 국민 건강보험비 부담증가 불가피하다는 것은 상식의 문제이며, 문케어의 강행에 앞서 이것에 대한 국민적 설명과 동의부터 구해야 한다.

건강보험의 정상화의 출발점은 의료공급 93%를 담당하는 민간의료기관의 필수의료에 대한 원가부터 보장해야 하고, 원가보전, 보장성 강화, 고령화 사회에 대한 진솔한 재정추계와 재원 마련방안부터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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