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면역세포와 담즙산 접촉으로 염증 유발

日 연구팀, 새 치료법 개발 기대

[의학신문·일간보사=정우용 기자] 소장의 말단부인 회장 등에 염증이 생기는 난치병인 크론병의 발병메커니즘 일부가 밝혀졌다.

일본 오사카대 면역제어학과 연구팀은 이상 면역세포가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산에 닿아 장 속에서 폭주하면 염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연구성과는 미국 과학잡지 '이뮤니티' 인터넷판에 20일 게재됐다.

복통이나 설사가 지속되는 크론병은 국가가 지정한 난치병으로, 10~20대에 발병하는 사람이 많고 일본에서만 환자 수가 약 4만명에 이른다. 식사의 서구화로 지방 섭취량이 증가함에 따라 환자 수도 급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면역세포인 림프구의 표면에 출현하는 특수한 단백질에 주목했다. 단백질을 방출하지 않는 이상 림프구를 가진 쥐를 만들었더니, 정상 림프구를 가진 쥐보다 회장에서 염증이 심해졌다.

회장에는 담즙산을 흡수하는 역할이 있다. 따라서 쥐의 먹이에 담즙산을 흡착하는 수지인 '콜레스티라민'을 섞어 투여하자, 염증을 억제할 수 있었다. 이는 담즙산과 이상 림프구가 접촉함에 따라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이 림프구로부터 방출되는 것을 막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크론병이나 궤양성 대장염 환자의 림프구에서는 이 단백질의 작용이 저하되고 있는 사실도 밝혀졌다. 연구팀은 사람에서도 마찬가지로 회장에서 이러한 메커니즘으로 염증을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팀은 "콜레스티라민은 이미 지질이상증 복용약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유효한 치료법이 없는 크론병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