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2017년 제약 시장에는 의약품 급여등재 소식이 연이어 들려왔다. 2017년 1월 1일부터 10월 1일까지 급여가 적용된 다국적 제약사의 치료제만도 35가지가 넘는다. 항암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간염 치료제, 난임 치료제 등 종류도 다양하다.

특히 최근 새로운 ‘슈퍼 루키’로서 출시된 신약들과 여러 차례 급여 문턱에서 고배를 마신 ‘장수생’ 치료제들이 각각 만성질환과 유방암 영역에서 급여 강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폐암 치료제인 면역항암제 급여 단연 화두

올해는 현재까지 총 23개의 항암제에 대해 총 28개 항목이 새롭게 급여에 등재됐다. 이 중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인 면역항암제 급여가 화두로 올랐다. 면역항암제는 이전 치료에 실패한 폐암 환자에서 반응을 보이면 높은 치료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에서 말기 폐암 환자의 새로운 치료옵션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면역세포 스스로 암세포를 찾아 없앨 수 있게 하는 기전으로 다양한 암 종에서 효과를 보인다는 점에서도 각광받고 있다. 실제로 한국오노약품공업과 한국BMS제약(이하 ONO, BMS)의 면역항암제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는 비소세포폐암, 흑색종, 신세포암, 방광암, 두경부암, 호지킨 림프종 등 총 6개 암 종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8월 16일 면역항암제인 ONO와 BMS의 옵디보와 한국MSD의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의 보험급여 기준을 신설하는 내용의 ‘암환자에게 처방∙투여하는 약제에 대한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 개정안을 공고했다. 그 후 8월 21일부터 옵디보, 키트루다는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제로 급여가 적용됐다. 면역항암제 급여등재로 폐암 환자의 비용 부담이 대폭 줄어 면역항암제 치료 접근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한국로슈의 ALK 표적항암제 알레센자(성분명 알렉티닙)도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지난 10월 1일 급여 적용이 됐다.

이와 함께 12월 5일자로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도 급여 등재에 성공했다. 비싼 약값과 한미약품 올리타와의 가격 문제로 인해 공단과 3차 협상까지 가는 지루한 줄다리기 끝에 급여를 받게 됐다.

타그리소를 복용하는 환자가 부담해야 할 금액은 월 1천만원에서 월 34만원으로 낮아졌다.

타그리소는 기존 항암제에 내성이 생겨 더는 쓸 치료제가 없는 비소세포폐암 환자에 투여하는 3세대 표적치료제다. 3세대 폐암 신약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임상 3상을 완료한 신약이다.

유방암 치료제의 단독요법 혹은 병용요법 급여 등재

유방암에서는 한국로슈의 퍼제타(성분명 퍼투주맙)와 캐싸일라(성분명 트라스투주맙 엠탄신)가 모두 올해 급여등재에 성공했다. 퍼제타는 다른 표적항암제 및 화학항암제와의 병용요법으로 지난 6월 1일부터 유방암 1차 치료제로, 캐싸일라는 단독요법으로 8월 3일부터 유방암 2차 이상 치료제로 급여가 적용됐다.

이외에도 지난 5월 1일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아리미덱스(성분명 아나스트로졸), 한국노바티스의 페마라(성분명 레트로졸), 한국화이자제약의 아로마신(성분명 엑스메스탄)은 황체형성호르몬방출호르몬 효능제(LHRH agonist)와의 병용요법으로서 유방암 2차 치료제로 급여 적용된 바 있다.

환자단체들과 가격으로 갈등을 빚던 화이자제약 입랜스(성분명 팔보시클립)도 지난 11월 6일부터 급여를 받게 됐다. 입랜스의 정 당 가격은 14만1280원으로 결정됐으며 환자 부담액은 월 15만원이다.

화이자제약이 개발한 입랜스는 세포 분열과 성장을 조절하는 사이클린 의존성 키나아제(CDK)를 선별적으로 억제해 암세포 증식을 막는 새로운 기전의 경구용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다.

입랜스는 호르몬 수용체(HR)-양성 및 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HER2)-음성인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 치료에 폐경 후 여성에서 일차 내분비요법으로서 레트로졸과 병용 또는 내분비 요법 후 질환이 진행된 여성에서 풀베스트란트와 병용요법으로 지난 해 8월 식약처 허가를 획득하고 11월 출시됐다.

갑상선암 및 난소암 등에서도 잇따른 희소식

갑상선암, 난소암, 악성 흑색종, 췌장암, 직결장암, 다발성 골수종에서도 다양한 치료제가 급여에 등재됐다. 특히, 갑상선암과 난소암에서는 ‘최초’ 타이틀의 치료제가 급여 적용을 받았다.

지난 8월 24일 갑상선암에서는 최초의 Type V 타이로신 키나아제 억제제인 표적항암제 렌비마(성분명 렌바티닙)가 1차 치료제로 급여가 적용됐다. 난소암에서는 최초의 BRCA 표적항암제인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린파자(성분명 올라파립)가 10월 1일 단독요법으로서 난소암 유지요법 적응증으로 급여를 받았다.

악성 흑색종에서는 한국로슈의 젤포라프(성분명 베무라페닙)가 7월 1일자로, 한국노바티스의 타핀라(성분명 다브라페닙)가 9월 1일자로 1차 치료에서 급여가 적용됐다.

항암제 외 기타 치료제

2개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급여 등재… C형 간염, 고지혈증, 만성 심부전 환자 치료제도 포함

지난 8월 1일에는 2개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가 지난 8월 1일 급여적용을 받았다. 이는 한국다케다제약의 킨텔레스(성분명 베돌리주맙)와 한국노바티스의 코센틱스(성분명 세쿠키누맙).

염증성 장질환 치료제로 보험 급여가 된 킨텔레스는 궤양성 대장염 및 크론병에 있어 최초의 항인테그린제제로 다른 치료제와 달리 장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코센틱스는 인터루킨-17A(IL-17A)의 작용을 억제하는 생물학적제제로 판상건선 및 건선성 관절염 치료제로 보험급여가 적용됐다.

이외에 한국MSD의 C형 간염 치료제 제파티어(성분명 엘바스비르/그라조프레비르), 알보젠코리아의 고지혈증 치료제 로칸듀오(성분명 칸데사르탄/로수바스타틴), 한국노바티스의 만성 심부전 환자(HFrEF) 치료제 엔트레스토(성분명 사쿠비트릴/발사르탄) 등이 보험급여에 등재됐다.

한국다케다제약 안지오텐신II 수용체 차단제(ARB)계열 본태성 고혈압 환자 치료제 이`달비(성분명: 아질사르탄 메독소밀 칼륨)가` 보건복지부 요양급여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 고시에 따라 2017년 12월 1일자로 보험급여를 적용 받게 됐다. 이달비 40mg, 이달비 80mg의 가격은 각각 439원, 658원이다.

이달비는 동반질환 및 합병증이 없는 고혈압환자 중 수축기혈압 140mmHg 이상 또는 이완기혈압90mmHg 이상에서 약제 투여 시 급여 적용이 가능하다.

이달비는 혈압을 상승시키는 호르몬인 안지오텐신II를 억제해 혈압을 낮추는 ARB계열 치료제로, 우수한 혈압강화 효과 및 안전성 프로파일을 갖고 있다. 1, 2기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한 3상 임상시험 결과에서 이달비 80mg 투여군은 기존 ARB 계열 치료제인 올메사르탄 40mg 및 발사르탄 320mg 대비 24 시간 우수한 혈압강하 효과를 입증했다.

난임 치료제 급여 신설해 관련 약제에 대한 보험 급여 확대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하에 10월부터 난임 치료 시술 시 이뤄지는 진찰, 검사 등 진료비용에 대한 건강보험이 적용됐다.

보건복지부는 9월 15일 제15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개최해 만 44세 이하 난임 부부의 체외수정과 인공수정 등 난임 치료 시술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안건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관련 약제의 급여확대가 진행됐다. 이후 10월 1일자로 과배란 유도제, 착상보조제, 배아이식 전 자궁내막 안정화 등 난임 치료 약제에 대한 급여가 확대된 것.

급여가 확대된 약제로는 프롤리아(성분명 데노수맙), 액토스(성분명 피오글리타존), 다이아벡스(성분명 메트포르민), 크렉산(성분명 에녹사파린 나트륨), 태반성성선자극 호르몬(hCG) 주사제, 난포자극(FSH) 호르몬 주사제 등이 포함됐다.

암젠코리아의 ‘프롤리아’는 지난 해 11월 출시된 국내 최초의 생물학적 골다공증 치료제로, 출시 1년만인 올해 10월 급여 목록 등재에 성공했다.

프롤리아의 급여 등재는 고령 사회 대비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기조와 맞물려 급여권 진입까지 약 10년이 소요된 포스테오와 비교해 매우 신속하게 이뤄졌다.

다만 프롤리아를 골다공증 1차 치료제로 권장하고 있는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는 비스포스포네이트 제제 사용 후에도 새로운 골다공증성 골절이 발생한 환자를 대상으로 보험 인정 범위가 협소하게 적용돼 향후 1차 치료제로서 급여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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