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담당자, ‘우리 스스로 국산 신약 인정 안하는 분위기’
‘신약개발 나선 제약 등 두드려 주고 성원해 주는 것이 첫째’ 토로

[의학신문·일간보사=김영주 기자]‘약물 복용 후 간질성 폐질환 부작용으로 3명 사망, 폐렴 부작용으로 1명 사망, 폐색전증, 박탈 피부염 등 부작용, 임상 2상 중 사망 환자 총 52명 중 부작용에 따른 사망자 13명(직접적 인과관계 사망 확인 4명)…어떤 제품일까?’

답은 ‘타그리소’ 이다. 임상 2상 중에 발생한 부작용 사례가 이 만큼 이다. 경쟁품인 토종신약 올리타의 경우 임상중 약물 부작용으로 인한 사망례는 단 한건에 불과하다. 부작용을 평가하는 여러 등급 중 올리타가 타그리소 보다 높은 등급을 받은 비율이 높긴 하지만, 사망례의 경우 이렇다.

그렇지만 이 질문에 더 많은 사람들은 ‘올리타’를 떠 올렸을 것이다. 우리 환경이 그렇게 만들었다.

최근 만난 국내 제약 한 개발담당자는 “제약강국이요? 아직 먼 이야기죠. 우리 스스로 국산신약을 인정 안하는 분위기잖아요. 국산신약을 낮춰 보는건 아닌지 아쉬움이 많아요.” 한다.

그는 “한미약품이 공단과 약가협상을 해 올리타 가격을 낮췄는데, ‘가격을 후려쳤다’고 하는 반면 특혜 논란까지 휩싸인 타그리소 협상 결과는 ‘환자가 큰 혜택을 받게 됐다’라고 표현 되더군요.”라고 한탄한다.

그는 이어 “그런가 하면 회사가 3상을 의욕적으로 하겠다는데, ‘3상 진행 자체가 어렵지 않겠나’라는 식으로 못을 박죠. 용량을 조절한 신규 임상에 대해선 ‘회사가 부작용을 스스로 인정했다’고까지 말하더군요.” 한다. 국내 많은 의료진, 임상 전문가들은 올리타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3세대 폐암신약’으로 평가하고 있는 데도 이렇다.

토종 혁신 신약으로서 서러움 받는 예는 올리타 만이 아니다. ‘펙사벡’의 신라젠은 최근 해명 보도자료를 냈다. 임상 참여 환자에 대한 안전성 문제부터 과학적 근거에 대한 의구심, 병용임상 이유 등 다분히 기본적인 문제에 대해 답이 필요했다.

신라젠은 ‘환자에 대한 안전성 확보 없이 어찌 임상을 하겠으며,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하지 않는 신약 임상은 또 어디에 있으며, 세계적 트렌드인 병용임상까지 뒤틀어 볼게 무엇이 있겠느냐’는 식으로 해명자료를 내놨다. 모멸감에 대한 분함이 깔려있다면 과장일까?

토종 혁신 신약이라 서러운 예는 또 있다. 퇴행성관절염 치료 세포유전자치료제로는 세계 최초이자, 유전자치료제로는 세계 5번째가 되는 ‘인보사’도 그런 예로 꼽힌다. 인보사는 19년의 개발기간을 거쳐 최근 식약처 허가를 받아 빛을 보았다.

식약처는 이 신약이 중등도의 무릎 골관관절염 환자에 대한 유효성은 입증했지만 손상된 연골 재생 등 구조개선 효과는 MRI 등을 통해 확진 시 대조군과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번 허가는 통증이라는 증상을 완화하는 기능적 문제에 대한 것이었지 연골재생의 구조개선를 보는 문제가 아니었다. 당연히 임상디자인도 통증완화에 맞춰졌던 것. 굳이 식약처가 연골재생의 구조 개선 효과에 대해 언급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정부의 토종 신약에 대한 미덥지 못한 마음이 이같은 태도로 표출됐다는 해석속에 토종신약의 앞길을 막았다는 비난이 일었다.

한국 제약산업에 종사하거나,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제약강국’을 꿈 꾼다. 제약강국을 위해 제약산업을 국가의 성장동력으로 삼고,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는데 모든 이들이 공감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 같은 다양한 ‘지원’ 속에 국산신약에 대한 뜨거운 ‘성원’과 ‘응원’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제약 개발담당자는 “험난한 길을 마다하지 않고 신약개발이란 목표를 향해서 뛰어든 국내 제약회사에 대해선, 등 두드려 주며 잘 해보라고 성원해 주는 것이 제약강국으로 가는 첫 번째 관문이라 생각합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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