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 세계 최초 비침습적 혈중암세포 검사 통한 악성 여부 진단…환자 생존율 개선 기여 기대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국내의료진이 혈액 검사만으로도 암세포를 검출하고 난소종양의 악성 여부를 감별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세계 최초로 발표해 화제다.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김용범 교수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김용범 교수가 이끄는 부인종양 연구팀은 난소 종양 진단법에서 혈액 채취만으로 정확한 검사결과를 얻을 수 있음을 증명하고자 새로운 방식의 혈중암세포 검사를 최근 실시하고 관련 연구결과를 종양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온코타겟(Oncotarget)’에 발표했다고 11일 밝혔다.

실제 난소암은 여성암 중 가장 낮은 생존율을 보일만큼 치료가 힘든데 특별한 자각 증상이 없어 3기 이상의 말기에서 발견할 확률이 80%에 육박하지만 초기에 발견할 경우 완치될 가능성 또한 높아 정기검진을 통한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실제 난소 종양이 의심되는 경우 수술 전 검사를 통해 양성인지 악성 종양인지 감별해야 하는데 이는 정확히 감별한 후 그에 맞는 수술 계획을 세울 때 수술 도중 발생할 수 있는 난소 종양의 파열을 예방하고 수술 후 추가적 항암보조요법 등의 시행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침습적인 조직검사 외에는 종양의 양성과 악성 감별진단에 높은 진단 정확도를 보이는 검사가 전무한 실정이었다는 것인데 기존 혈액검사나 영상검사를 통한 진단법은 정확도가 낮아 참고적 검사로만 활용이 가능했다.

말초혈액에서 채취된 혈중암세포의 면역염색 사진.
(A): 기존의 면역염색법에 따른 혈중암세포 검출
(B): 개선된 면역염색법에 따른 혈중암세포 검출
(C): 개선된 면역염색법으로 혈중암세포와 구별되는 백혈구세포

이 같이 높은 정확도를 갖는 비침습적 검사 개발의 필요성을 느낀 것이 김용범 교수 연구팀이 해당 연구를 진행하게 된 계기다.

연구는 2015년과 2016년 사이에 난소종양을 진단받고 수술을 앞두고 있는 환자 87명을 대상으로 KAIST 혈중암세포 연구단에서 개발한 새로운 검출기기를 이용, 5ml의 소량 혈액에서 혈중 암세포를 검출한 결과를 기존 검사법들이 도출한 결과와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 기존 혈액검사나 초음파 감별진단법이 민감도 16.7%~50%, 특이도 39%~65.9%, 영상검사는 민감도 83.3%, 특이도 53.7%의 정확도를 갖는데 비해 혈중암세포 검출은 병기1의 조기난소암 진단에 있어 100%의 민감도와 55.8%의 특이도를 보였다.

난소종양 양성·악성 감별진단의 정확도 비교.
*ROMA(난소암 위험 판별 알고리즘): 혈중 종양표지자 검사인 HE4와 CA125를 함께 사용한 난소암 위험도 판별검사로 CA-125 단독 사용보다 진단력 우수
*CA-125: 혈중 종양표지자 검사 항목으로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난소암 위험도 판별법
*RMI(악성위험지수): CA-125 A 및 폐경여부와 골반초음파 소견을 함께 점수화하여 난소암 위험도를 판별하는 검사

혈중암세포 검출의 민감도가 100%라는 것은 질환이 있는데 진단하지 못한 케이스가 한 건도 없을 만큼 정확하다는 의미로 혈중암세포 검출법이 기존 혈액검사나 초음파 소견을 통한 감별진단법이나 CT, MRI 같은 영상검사보다 더 정확한 검사임이 증명된 것이다.

김용범 교수는 “특히 초기 난소 종양의 양성·악성 감별진단에 혈중 암세포가 활용될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밝혔다”며 “암세포 검출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새로운 면역염색법과 검출기기를 연구에 적용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어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난소암의 조기진단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난소암 생존율을 개선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혈중암세포를 이용해 난소암을 조기 진단하는 검사법 개발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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