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재천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전무

[의학신문·일간보사] 다국적제약기업들은 이미 세계 의약품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무한경쟁력을 얻기 위해서 기존과 다른 패턴의 신약을 개발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아직까지도 구조가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물질들이 많기 때문이다.

신약 연구개발 후발국인 우리나라는 다국적제약기업들과 경주하기 위해서 신약 연구개발 오픈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 공동체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 학계와 연구소, 병원에서 기업수요에 맞춘 신약 연구개발의 최적화된 모델을 만들어내야 할 시점이다.

기초 및 원천 신기술과 임상시험 결과의 분석에 의해서 밝혀진 질병 병인의 이질성과 약물반응의 다양성을 보이는 환자 특성의 기전 연구를 응용하는 양방향의 '중개연구(Translational Research)'를 통해서 신약개발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향상시켜야 한다.

신약 타깃 프로덕트프로파일(Target Product Profile)에 대한 각 연구주체의 연구개발 단계가 유기적이고 통합적으로 연결되어 이전 단계의 결과가 다음 단계에 효율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연구개발 계획이 연구시점에 작성됨으로써 신약개발의 성공 확률을 높여야 한다.

전세계 생명공학을 주도해 가고 있는 미국은 국립보건원(NIH) 산하에 NCATS(the National Center for Advancing Translational Sciences)를 설립하고 중개연구에 중점을 둔 프로그램들을 종합·조정하여 기초과학에서 얻어진 연구결과를 보건과 복지에 응용 활용하고, 신약과 치료제를 개발 검증하기 위한 혁신적인 방법들을 집중 연구하고 있다.

대표적인 신약 중개연구 사례로서 노바티스사의 만성골수성백혈병치료제 ‘글리벡(Gleevec)’은 기초과학자들과 임상전문의의 협력을 통해서 티로신 인산화 효소(Tyrosine Kinase) 표적 약물을 개발하고 10년 이상의 후속 연구를 통해서 2001년도에 미국 FDA로부터 신약허가승인을 받았다.

‘글리벡’에 버금가는 만성골수성백혈병치료제 ‘슈펙트(Supect)’를 개발한 일양약품은 2017년 11월13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미국신경과학회(2017 SFN, Society for Neuroscience)에서 ‘슈페트’의 백혈병 치료효과 외에 파킨슨병 진행 억제 효과를 발표하였다. 지난 2년간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The Johns Hopkins University)에서 기전 규명 및 파킨슨병 질환 동물모델에서의 효능을 평가했고, 기전·세포·동물실험 모두에서 ‘파킨슨병’ 치료효과를 확인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신약개발 중개연구는 지금부터 시작단계다. 산·학·연·병의 협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신약개발 선진국의 성공과 실패를 교훈 삼아서 우리나라 연구개발 환경에 적합한 가치사슬 모델을 만들어서 보건경제적인 성과를 이뤄야 한다. 기초연구부터 상업화까지 연계시키는 중개연구를 통해서 기술과 상업화의 단절을 극복해야 한다. 중개연구와 관련된 제도나 규정을 정비하고 기획단계 부터 경제적인 부가가치 창출을 고려한 지원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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