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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명의료, 뛰어들 병원이 없다?의료기관 ‘사람 생명 달린 일’, 신규 제도 운영 부담 시범사업 참여 주저
복지부, 공용 윤리위‧기관 확대 꾀하며 ‘안간힘’
 

[의학신문·일간보사=안치영 기자] 일선 의료기관들이 제도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연명의료 시범사업 참여를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가 제도 확립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예산‧인력 부족으로 인해 중과부적인 상황이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일선 의료기관들이 연명의료 시범사업의 취지와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제도 확립이 아직 불완전하고 법적 책임 소지 등의 우려로 인해 참여를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연명의료에 참여하는 의료기관이 운영해야 하는 의료기관윤리위원회에 대해 구성과 운영 방안에 대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연명의료중단 등 결정과 이행을 위해서는 연명의료 의료기관윤리위원회를 설치하고 복지부에 등록해야 한다. 시행령과 시행 규칙 등에서 윤리위원회 구성에 대한 기준은 외부위원 2명을 포함한 5인 이상 정원 등으로 정해져있지만, 그 밖의 세부기준은 아직 완전히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즉, 위원회 운영을 위한 기본적인 가이드라인 정도만 제시됐을 뿐 상황별 이슈에 대해 대처할 근거가 별로 없다는 지적이다.

 지방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호스피스는 잘 꾸려나가고 있지만, 당장 연명의료를 선제적으로 시행하기에는 법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는 판단이 들어 위험 부담이 너무 크다”고 밝히며 “사람 생명의 연속성을 결정하는 일인데 그게 말처럼 쉽겠냐”면서 선을 그었다.

 대형병원들조차 의료기관윤리위원회 구성을 꺼려하는 상황에서 연명의료의 한 축을 담당할 수밖에 없는 요양병원은 의료기관윤리위원회 구성이 더욱 요원하기만 하다. 요양병원 관계자는 “어느 정도 제도가 만들어졌다 생각하면 참여하겠지만, 일선 요양병원의 상황에 맞지 않는 제도 도입은 (요양병원계의) 연명의료 참여를 더욱 어렵게할 것”이라고 밝혔다.

 

복지부, 공용 윤리위 검토, 생명윤리연구원 공공기관화 ‘만지작’

 시범사업을 통해 제도 전면 시행을 준비하고 있는 복지부 또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우선 복지부는 규모가 작은 의료기관에서 연명의료 제도에 참여할 수 있도록 공용 윤리위원회 구성을 고민하고 있다.

 호스피스와 연명의료 및 연명의료중단등결정에 관한 종합계획 수립을 위해 최근까지 연구를 진행했던 백수진 국가생명윤리정책연구원 연구부장은 “의료기관윤리위원회 평가 기준 및 지표 개발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공용 윤리위원회 운영 시 가점 부여로 공용 독려와 유도 또한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복지부 관계자 또한 “일선 의료기관의 입장 청취와 함께 사업 참여 의향이 있는 의료기관 현황 등을 파악하고 있으며, 연구 결과에 제시된 공용 윤리위원회 운영 방안 또한 긍정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공용 윤리위원회를 권역으로 묶는 방안도 고려될 수 있다. 다만 이 문제는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사전 작업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권역으로 공용 윤리위원회를 묶어 운영하는 방안도 여러 방안 중 하나로 검토될 수 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도 연명의료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관리기관이 아직 명시되지 않은 점도 걸림돌이다. 현재는 국가생명윤리정책연구원에서 제도 연구 등 일정 부분을 담당하고 있지만 국가생명윤리정책연구원은 비영리법인이라 활동에 한계가 있다.

 특히 연구원의 경우 연명의료와 관련된 업무는 현재까지 법인 고유의 업무가 아닌, 사업 형태로 진행되고 있어 관련 예산은 ‘사업 기반 예산’으로 지출되고 있다. 당연히 연명의료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고용하는 인원들은 PBS(Project Based System, 연구과제중심운영제)로 운영되는 ‘비정규직’이다. 기존 고용 인원들 또한 일종의 ‘열정페이’로 연명의료 관련 업무을 도맡고 있다. 안정적인 업무 진행을 위해 관련 예산과 구조 개편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관리기관을 선정함에 있어 기관 신설, 기존 기관 이용 등의 방안이 있겠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현재 비영리법인인 국가생명윤리정책연구원을 향후에 공공기관으로 편입시켜 (관리기관의 역할을) 맡기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치영 기자  synsizer@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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