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병원 시스템으로 구성 - 캄보디아 지역 큰 행사로 자리매김

[의학신문·일간보사=차원준 기자] 원광대학교병원은 올해도 어김없이 캄보디아와의 약속을 지켜 지난달 22일부터 30일까지 7박 9일 일정으로 12번째 봉사활동을 마치고 돌아왔다.

원광대병원 캄보디아 의료봉사단 동문 추모비서 단체촬영

봉사단은 안과 양연식 교수를 단장으로 의대, 치대, 한의대, 간호학과에서 교수와 학생 및 전공의, 간호사, 임상병리사, 개업치과의사 등 외부자원봉사자를 포함하여 총 35명이 참여 치과, 외과, 안과, 내과, 한방, 피부과, 부인과, 소아과, 통증의학과까지 종합병원 시스템으로 구성했다.

1997년 동문선배의사들의 순직으로 인연이 시작되어 무려 20년 동안 12번의 의료봉사를 캄보디아 바탐방 지역에서 정기적으로 시행해 오고 있어 캄보디아에서는 연중 지역의 큰 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른 아침 7시부터 시작된 일정에도 수 백 명의 사람들이 몰려 접수를 기다리고 있어 환자를 하루 600명으로 제한해야 했으며 4일 동안 1,995명이 방문하여 총 2,675명의 환자를 진료했다.

외과와 안과에서는 고가의 초음파 장비와 각종 수술기구들을 준비하여 탈장수술과 유방암수술, 농양배농술, 피부지방종양제거술, 익상편 제거술 등86명의 환자들을 수술하였고 세극등 검사와 함께 돋보기안경까지 제공했다.

치과에서는 스케일링, 보존치료와 함께 심한 치주질환으로 인해 220명의 환자에게 발치가 시행되었으며 씨엠립에 개업한 캄보디아 현지 치과의사 율랑(Youleang Try)이 치과팀에 합류해 직접 문진과 협진으로 수월한 진료가 이루어졌다.

한방진료는 침치료를 기본으로 뜸, 부항, 테이핑요법 등과 함께 갈근탕, 삼소음 등 한약까지 조제처방하였고 물리치료 및 운동법도 교육하였다.

외부자원봉사자인 이종숙(개업, 잠실교당) 약사는 "3년 연속 휴가를 캄보디아와 함께 해서 인생의 큰 의미가 있다", 접수초진을 담당한 강지숙 교수(간호학과)는 "100 km도 넘는 거리에서 온 환자들을 하루 600명으로 제한하고 진료를 2개과로 축소해야 함이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11년째 연속으로 참여해 온 최운정 외과교수는 "지금까지 수술한 환자가 700여명에 이른다"며 "10년전 탈장수술해 주었던 아이가 이제는 청년이 되어 통역자원봉사하는 것으로 보면 흐뭇하다"고 앞으로도 약속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자상한 인품으로 이곳 주민들 및 봉사대원들 사이에서도 존경 받았던 "이정한 한방병원장은 1달전 오토바이 사고로 인한 견갑골 아탈구 환자는 병원비가 비싸 병원에 가지 못하고 봉사팀의한방치료를 받았다"며 "앞으로 한방의료팀을 매년 봉사대에 참여 시키겠다"고 약속했다.

봉사대원 중 개업치과의사인 한상영(한앤강치과, 전주 송천동) 원장은 현지인들의 구강건강상태는 생각보다 많이 좋지 않아 치석 양이 상당하여 초음파 스케일러로 제거하기 힘들 정도였다고 하고, 캄보디아의료봉사 기금마련을 위한 자선뮤지컬 공연에도 배우로 참여하였던 임상병리사 이현심 봉사자는 선한 눈망울에 감사함을 표현하는 아이에게 키가 작아 몇살이냐 물어보니 의외로 나이가 많아 영양 결핍의 심각함에 눈물을 흘렸다.

의료낙후환경에서 남을 돕기 위한 덕목을 갖추고 경험을 쌓기 위해 의료봉사에 참여하게 되었다는 임재석(의학과본2) 학생도 "앞으로 의료인이 되어 꼭 봉사에 다시 참여하겠다"고 다짐했다.

매년 캄보디아 봉사 때 물품을 지원해 주었던 초우회 김해란 회장은 "올해는 직접 참여하게 되어기쁘고 보람되었다"며 지속적인 후원을 약속하고, 이에 김경선 교무(바탐방교당)는 "캄보디아 바탐방 교당이 종교, 의료, 교육의 삼위일체를 갖춘 소중한 도량으로 발전하는데 원광대학병원 의료봉사활동의 역할이 매우 크다"고 전했다.

올해도 서타원 박청수 교무가 같이 합류하여 의료봉사자들을 격려하였으며, 교무 박청수의 삶을 다룬 다큐영화 제작팀도 동행하여 의료봉사현장과 한국-캄보디아 문화공연을 필름에 담았고 내년 6월경 개봉할 예정이다.

봉사자들은 의료봉사 시작에 앞서 지난 1997년 9월 3일 불의의 비행기 사고로 목숨을 잃은 원광대 의대 선배들의 추모비가 있는 프놈펜 의대 교정을 찾아 헌화하고, 고인들의 명복을 비는 행사를 진행한데 이어 프놈펜 탁아소를 방문해 후원금과 물품을 전달했다.

한편, 원광대 의과대학 동창회와 의대동문교수회는 해외봉사경비 후원은 물론 순직한 동문의 뜻을 간직하고, 9월 3일을 기억하기 위해 ‘9․3문화제’를 제정해 원광의봉사상(圓光醫奉仕賞)과 제생의세봉사상(濟生醫世奉仕賞)을 시상하고 있으며, 희생정신과 봉사 정신의 뜻을 이어받기 위한 봉사문화 백일장을 개최하여 봉사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원광대학병원의 해외의료봉사활동 중 가장 역사 깊고, 자체 기금 및 후원으로 경비를 충당해 모범 사례로 꼽히는 캄보디아 해외의료봉사 후원회는 지난 20년간 12번의 캄보디아 의료봉사 활동을 정리한 역사책도 내년 6월에 발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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