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중 50% 이상 당뇨 동반해…중대병원, “당뇨 조절 갑자기 안되는 경우 검사해야” 강조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국내 의료진이 당뇨 환자는 췌장암 발생 위험이 높아 복부 CT 등의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을 건넸다.

중앙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도재혁 교수는 “최근 가족력이 없는데 갑자기 당뇨가 생기거나 기존에 있던 당뇨병의 급격한 악화가 췌장암의 경고 신호일 수도 있다는 국내외 연구결과들이 소개되고 있다”며 6일 이 같이 말했다.

중앙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도재혁 교수가 진료하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중앙대학교병원)

실제 프랑스 국제질병예방연구소의 알리스쾨히리 박사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췌장암 환자 가운데 약 50%가 당뇨병으로 진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췌장암이 있는 당뇨병 환자 중 50% 이상이 10년 이상 당뇨를 앓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국립암센터에서의 건보공단 일반검진 대상자와 중앙암등록본부의 국가암등록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흡연, 당뇨, 비만이 췌장암 발생의 위험도를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오랜 기간 당뇨병이 있는 경우 일반인과 비교해 약 2배 정도 췌장암의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는게 도재혁 교수의 설명이다.

도재혁 교수는 “당뇨병은 췌장암의 원인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췌장암에 의한 이차적인 내분비기능 장애가 당뇨를 일으키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며 “췌장이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 등의 호르몬을 분비하는 내분비 기능을 가지고 있는 만큼 췌장에 암이 생긴다면 당뇨병 같은 이차적인 내분비기능 장애가 발생되기도 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도재혁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5년 이상 당뇨를 앓고 있는 환자의 경우 췌장암 발생률이 증가한다는 보고와 함께 췌장암이 발견될 당시 약 50~60%의 환자에서 당뇨병이 동반되거나 과반수 이상이 2년 이내에 당뇨병이 생기고 췌장암 환자가 수술을 통해 췌장암을 제거한 후 3개월 내에 당뇨병이 호전되기도 하는 경우가 있다.

도 교수는 “당뇨병에 의해 췌장암이 발생한 건지 췌장암에 의해 2차적으로 당뇨병이 발생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한 연구결과는 없다”며 “하지만 당뇨병을 장기간 앓고 있거나 당뇨병 가족력이 없는데 갑자기 당뇨병 진단을 받은 경우, 평소에 잘 조절됐던 당뇨가 갑자기 조절이 안되는 경우에는 췌장암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특히 인슐린 비의존성 당뇨병(제2형 당뇨병)이 있는 경우 췌장암 발생 위험은 1.8배로 높아지며 국내 췌장암 환자의 당뇨병 유병률은 28~30%로 일반인(7~9%)의 3배 이상이기 때문에 당뇨병을 장기간 앓고 있는 사람과 가족력 없이 갑자기 당뇨병 진단을 받은 사람은 우선 복부 CT 등을 포함한 검사를 반드시 받을 것을 권한다는 도재혁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이어 “이외에도 만성췌장염 환자, 췌장암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등 췌장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은 정기적으로 복부 CT 등을 포함한 검사를 받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며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췌장암을 초기에 발견하기만 하면 수술을 통해 40%는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조기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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