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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상비약 놓고 약사회-경실련 ‘입장차’안전성 문제에 관리 부실로 국민 건강 위협…심의위 회의 불참 선언
경실련, 약사회 직역 이기주의…품목 확대 국민이 원한다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강봉윤 위원장의 자해 소동으로 안전상비약 결정이 미뤄진 것에 대해 약사회와 경실련이 상반된 입장을 내놓고 있다.

대한약사회(회장 조찬휘)는 안전상비의약품 5차 심의위원회 회의 후 안전상비약 지정심의위원회 참여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약사회는 성명서를 통해 "5차 안전상비의약품 지정 심의위원회가 파행으로 진행된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토론과 합의를 통한 결론 도출을 기대했던 위원회가 정부의 일방적인 거수기에 불과하다는 현실을 목도한 만큼 더 이상의 위원회 참여는 무의미하다"고 강조했다.

약사회는 "안전상비약의 안전성 문제와 관리부실 등 제도에 대한 전면 재검토와 취약시간대 의약품 접근성 향상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지정심의위원회에 참여해 사회적 숙고와 합의 과정을 통해 설득해 나가고자 기대했다"고 말했다.

약사회는 "안전상비약제도 이후 부작용 보고 건수가 3배 이상 증가하고, 특히 지난 4년간 아세트아미노펜 부작용으로 인한 사망이 6건이나 발생했다"며 "안전상비약에 대한 최소한의 교육도 받지 않은 종업원이 의약품을 판매하고, 편의점의 불법 비율은 72.7%에 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약사회는 "지속적으로 안전상비약의 안전성 문제를 제기했을 뿐 아니라 관리체계 부실로 인한 폐해가 국민들에게 전가될 것이라 우려해 왔다"며 "또한 심야시간·공휴일에 국민들의 건강권을 담보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약사회는 "사람이 먼저인 문재인 정부의 정책기조에 비춰 보더라도 안전성을 간과한 안전상비약 제도는 재검토하는 것이 옳다"며 "지금이라도 정부는 일방적 확대 입장을 철회하고 면밀한 재검토를 통해 합리적 제도 마련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약사회의 자해 소동 등 일련 사태에 대해 경실련은 직역 이기주의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경실련은 "정부는 안전상비약의 편의점 판매 품목 확대방안을 결정할 계획이었지만 품목 확대에 반대하는 약사회 추천위원의 자해소동으로 결정되지 못했다"며 "직역의 이익에 반한다고 정책 결정과정을 무시하고 비상식적이고 극단적인 실력행사로 논의를 방해한 행위는 납득하기 어렵다. 해당 직역의 주장은 더 이상 재고할 가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더 이상 직역 이기주의에 좌고우면하지 말고, 주말과 심야시간 국민의 안전상비약 구매 불편해소와 접근성 제고를 위해 지사제, 제산제, 항히스타민, 화상연고 4개 품목의 편의점 판매를 확대해야 한다"며 "소비자는 상비약 품목 확대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약사법과 일반약 분류기준에서 일반의약품은 '오∙남용의 우려가 적고 부작용이 비교적 적고 유효성과 안전성이 확보된 의약품으로, 주로 가벼운 의료분야에 사용되며 일반국민이 자가요법(self-medication)으로 스스로 적절하게 판단해 직접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정의돼 있는데, 상비약은 이러한 일반약 중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경실련은 "자가치료 확대는 이미 세계적 추세이며, 이미 많은 세계 국가에서 소비자가 상비약 수준의 의약품을 약국 외에서 구입하고 있다"며 "정치적 이해가 아닌 국민의 편의와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안전상비약과 관련 6개월 단위의 정기 분류위원회를 운영해 부작용이 많이 발생하면 일반약으로 전환하고, 이상이 없으면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부작용이 심한 의약품은 전문의약품으로 유지하되 사후응급피임약과 같이 응급을 요하나 의사의 처방이 필요 없는 전문의약품은 과감하게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상비약이나 일반의약품에서 기준 이상의 부작용이 발생되면 의약품 재분류를 통해 안정성 문제를 체계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상일 기자  k31@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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