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고령환자 치료에 새로운 전환점 마련

[의학신문·일간보사=차원준 기자] 전북대학교병원이 전북 지역 최초로 가슴 절개 없이 대동맥판막 협착증을 치료하는 경피적 대동맥판막 삽입술 2건을 잇따라 성공했다.

이상록 교수

심장내과 이상록 교수팀은 최근 조OO(76, 남)와 한OO(84, 여)씨의 대동맥판막 협착증 치료를 위해 가슴을 여는 수술대신 대퇴부(허벅지) 동맥으로 새로운 대동맥판막을 삽입하는 경피적 대동맥판막 삽입술(Transcatheter Aortic Valve Implantation, TAVI)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번 시술 성공은 고령 심장질환자들이 지역에서 편하게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21일 시술을 받은 조씨는 일주일여 간의 회복기를 거쳐 건강하게 퇴원했으며, 28일 시술을 받은 한씨는 중환자실로 옮겨져 만 하루 만에 정상에 가깝게 회복돼 일반 병실로 옮겨 안정을 취하고 있다.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심장에 위치한 대동맥 판막이 좁아지는 질환이다. 대동맥 판막이 좁아지면 혈액 흐름 장애 및 심장 과부하로 흉통 및 호흡곤란이 발생하고 심하면 실신과 사망에도 이르게 된다. 일단 증상이 발생되면 5년 내 생존율이 20~30% 이하인 매우 위중한 질환으로 지금까지는 가슴을 절개하는 수술을 통해 인공판막으로 대체하는 것이 주된 치료법이었다.

그러나 가슴을 여는 개흉 수술은 고령 및 여러 동반 질환이 있는 환자에서 수술 위험이 크거나 부적합한 경우가 많아 수술적 치료를 포기하고 사망에 이르기도 하였다.

이번에 성공을 거둔 경피적 대동맥판막 삽입술은 심장을 열지 않고 대퇴부(허벅지) 동맥을 따라 스텐트와 유사한 대동맥판막을 삽입하는 방법으로 조 씨와 한 씨처럼 고령으로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고위험군 환자들에게 사용하는 방법이다.

경피적 대동맥판막 삽입술 시행은 전반적 신체검사 외에 심초음파, CT, 관상동맥 및 혈관 조영술 등의 예비 검사를 분석해 최종 시술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경피적 대동맥판막 삽입술은 시술 시간이 짧고 통증이 적으며 입원기간이 짧다는 이점이 있다. 개복수술을 할 경우 회복에 4~6주가 소요되지만 경피적 대동맥판막 삽입술은 5일에서 1주일로 회복 기간이 매우 짧다.

실제 이번에 시술을 받고 건강하게 퇴원한 조 씨는 “개복 수술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술에 대한 부담감도 없었고 시술 후 일주일 만에 퇴원을 할 수 있게 돼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다.

특히 심장수술에 따르는 위험은 물론 수술을 꺼리는 심리적인 부담도 줄일 수 있어 고령 환자를 좀 더 적극적으로 치료할 수 있게 됐으며, 타지역등으로 가지 않고도 전북 지역에서 편하게 시술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담고 있다.

전북대병원 심장내과 이상록 교수는 “많은 퇴행성 대동맥판막 협착증 환자들이 수술 위험성이 커서 근본적 치료를 포기하고 증상만 조절하다가 돌아가시는 분들이 많았다”면서 “경피적 대동맥판막 삽입술은 개흉 수술에 따른 위험은 물론 수술을 꺼리는 심리적 부담도 줄일 수 있어 심장질환으로 고통 받는 고령 환자들의 치료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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