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태원, 도토리거위벌레 모방-뼈 조직내 손상시 내부 드러낼 때 유용한 도구 기대

[의학신문·일간보사=이정윤 기자] '도토리를 뜷는 벌레의 모습에서 착안해 의료용이나 공업용 드릴을 제작한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원장 이희철)은 한국기계연구원과 공동연구 끝에 도토리거위벌레 큰턱의 생태 동작을 모방한 ‘확공형 드릴’을 개발해 최근 특허를 출원했다고 밝혔다.

특허 출원된 ‘확공형 드릴’은 ‘미세 구멍 뚫기 및 구멍 넓히기를 동시에 할 수 있는 기구’이며, 도토리에 구멍을 뚫는 도토리거위벌레의 행동 생태 특성을 모방해 응용한 것이다.

딱정벌레목에 속한 도토리거위벌레는 성충의 몸길이가 9~10㎜이며, 날개 길이와 비슷한 크기의 긴 주둥이를 갖고 있다. 긴 주둥이 끝에는 한쌍의 큰턱이 여러 개의 가위처럼 입체적으로 움직인다.

이 벌레는 긴 주둥이의 큰턱을 이용해 딱딱한 도토리에 효율적으로 구멍을 뚫는다. 뚫은 구멍을 보면 입구는 좁으나 그 안은 호리병처럼 넓게 파였다.

국립생태원 연구진은 이러한 도토리거위벌레의 효율적인 움직임에 착안해 표면 입구는 작으면서도 내부의 공간은 많이 파낼 수 있는 ‘확공형 드릴’을 개발했다.

이 ‘확공형 드릴’은 일반적인 드릴의 회전 모터에 구멍 뚫는 칼날의 길이를 조절하는 수평방향 모터를 추가해 도토리거위벌레처럼 효과적으로 절삭을 한다.

이번 ‘확공형 드릴’ 특허 기술은 주변물에 적은 영향을 주면서 제거하고 싶은 부분을 절삭할 수 있어 향후 여러 분야에 활용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생태원 관계자는 "뼈표면은 작지만 내부를 크게 파내야 하는 시술, 즉 뼈 조직내 손상시 내부를 드러낼 때 유용한 수술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생태원은 ‘확공형 드릴’을 의료용 또는 공업용으로 개발할 계획이며, 시제품을 올해 12월 중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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