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이 환자 유효 확인 등 임상결과로 ‘타그리소 유일 대안’ 입증
가격협상 지렛대로만 이용, 타그리소 대체 신약 인정 못받아 ‘홀대’

[의학신문·일간보사=김영주]토종 혁신신약 올리타, 이제 설움 벗고 제대로 대우 받을까?

19일 ESMO Asia(아시아 부문 유럽종양학회)에서 공개된 올리타 글로벌 2상 결과는 올리타 입장에선 묵은 체증을 단번에 해소하는 쾌거라는 평가이다.

국내, 외 10개국 68개 연구기관에서 162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뇌전이 환자 치료 및 무진행 생존기간 연장에 대한 유효한 효과를 나타냈다는 이번 임상 결과는 올리타가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의 유일한 경쟁 약물임을 재확인 하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서 겨눠볼 만 하다는 자신감을 회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사실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신약 올리타는 폐암 말기환자들의 생존기간을 연장하는, 그야말로 혁신적인 신약임에도 국내·외 에서 그 귀함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해 왔다는 것이 부인키 어려운 사실이다.

바로 유사한 효능의 타그리소 때문이었다. 올리타는 글로벌 임상에서 딱 한 발 작 뒤쳐져 있었다. 그러나 그 한 발이 엄청난 차이를 가져왔다.

타그리소로 인해 올리타는 큰 시련에 봉착해야 했다. 한미약품에 700억이 넘는 계약금을 지불하고 공동개발 및 판매 계약을 맺은 독일계 다국적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이 계약 포기를 선언하고 개발권 반납을 결정한 것이 타그리소 때문이었다. 비슷한 효능의 이 약이 임상에서 한 발 앞서감으로써 글로벌 시장선점에서 뒤졌다고 판단한 베링거는 결국 개발 포기를 선택했다.

이로 인한 후폭풍은 실로 엄청났다. 올리타의 효능에 대한 불신을 넘어 한미약품, 나아가 국내 개발 신약 전반에 대한 회의적 시각으로 이어졌던 것.

올리타는 심지어 국내에서의 약가협상 과정에서도 홀대받았다는 풀이를 낳았다. 타그리소와 건강보험공단의 약가협상과정에서 올리타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도 읽혀지지 않았다는 해석이다.

올리타는 파격적인 낮은 가격을 제시하며 협상을 일치감치 마무리 짓고 타그리소의 약가협상을 지켜봤다.

타그리소의 가격협상은 난항중의 난항 이었다. 건보공단은 올리타의 낮은 가격을 지렛대 삼아 타그리소의 낮은 가격을 압박했고, 타그리소는 자신들이 제시한 약가가 글로벌 최저가임을 내세우며 버텼다. 결국 협상 연장, 또 연장 끝에 가까스로 타결됐고 보험등재 형식적 절차만을 남겨두고 있다.

그리고 건보공단의 협상 연장, 재연장은 ‘이례적’ 이었다. 이미 국내사용 환자가 1000명가량에 이르는 상황에서 환자들의 비용 부담 및 혹여 국내 철수의 경우 환자 치료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올리타는 가격협상의 지렛대로 이용됐을 지언정 타그리소의 대체 신약으로 그 지위를 국내 보험당국으로부터도 인정받지 못한 것 아니냐는 풀이이다.

한미약품은 올리타가 타그리소 대안으로서 그 자격이 충분하다는 점을 지속 강조해 왔다. 실제 타그리소 환자수에는 다소 못 미치나 400여명의 국내 말기 폐암 환자가 올리타를 복용하며 생명을 연장해 가고 있다. 그리고 그 그동안의 주장이 틀리지 않았음을 이번 임상결과로 입증했다는 풀이이다.

올리타와 타그리소는 곧 보험등재 절차를 마무리 짓고 국내 시장에서 본격 경쟁에 들어간다. 올리타는 중국 등 해외진출도 본격 모색중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타그리소와의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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