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집중 정책 부족에 부처간 유기적 연계도 부재
2017 제약산업 육성 지원 종합계획 공청회서 산학연 토론자들 목소리 높여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국내 제약산업은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다같이 살자는 것은 다같이 죽자는 이야기와 똑같습니다."

2017 제약산업 육성 지원 종합계획 공청회에서 산학연 관계자들이 국내 제약산업이 위기라며 쓴소리를 쏟아냈다.

보건복지부가 주최하고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관한 ‘2017 제약산업 육성 지원 종합계획 공청회'에서 토론자들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잘 할 수 있는 기업을 살려야 한다는데 한 목소리를 냈다. 정부 정책이 모든 기업에 혜택이 갈 수 있도록 한다는 공평한 분배는 결국 다 같이 죽는다는 것이다.

서울대학교 방영주 교수는 “국내 제약산업은 일본과 점점 격차가 커지고 있고 중국은 이미 한국을 넘어섰다”며 “이같은 결과는 정부의 정책 연속성 실패와 국내 제약사들의 조급함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방 교수는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제도 개선임에도 불구하고 10년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이야기만 반복되고 있다”며 “신약개발은 실패 확률이 90%인 만큼 제약사들은 이같은 하이 리스크를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바이오의약 이상호 PD는 “냉정하게 들릴 수 있지만 살아 남아야 할 기업만 살아야 하는데 현재는 모든 기업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다보니 국내 제약산업이 위기에 직면했다”며 “글로벌 경쟁 체제에서 다 같이 살 수 없는 만큼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대학교 이장익 교수도 “정부 정책과 지원이 모든 제약사를 살리기 위해 분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결국 우선순위를 정해야 하고 모든 것은 잘할 수 없고 잘할 수 있는 것을 열심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테크로베이션 김효정 대표이사도 “한 제약기업이 올마이티로 하나부터 열까지 다 커버하는 것은 올드패션이라고 생각한다”며 “제약산업에 들어와 있는 다양한 플레이어들에게 어떤 역할을 부여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들은 정부 부처간 유기적이고 일관적인 정책 개발과 정부, 기업, 병원, 학교 등 다양한 기관들의 정보 소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대학교 이장익 교수는 “제약산업 육성개발을 비롯해 신약개발과 관련해서 부서와 부처간 유기적인 연결이 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며 “신약개발을 위한 교육체계, 약가정책, 제약산업 육성 정책 등을 놓고 부처간 유기적이고 일관된 정책을 협의하는 것이 우선되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상호 PD는 “부처간의 중복성과 과제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부처가 가장 잘하면 되는 일을 해야 되는데 서로간 눈치만 보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연구원 윤상호 연구위원은 “그동안 국내 제약산업은 '오늘은 무엇을 하겠다'고만 이야기하고 기존에 무엇이 잘못됐는지 말하려 하지 않는다. 정부의 잘못된 제도에 대해 언급할 수 있어야 올바른 제약산업의 육성방향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세의료원 김동규 교수는 “국내 제약사들의 기초 체력을 강화시키려면 정보와 자원의 연결이 필요하다”며 “연세의료원 경우도 수십만건의 임상 자료가 있지만 이를 활용하는 것은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코오롱생명과학 김수정 상무는 정부 R&D 정책이 너무 연구개발쪽에만 치우쳐져 있어 공정 등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고 특히 인력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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