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생물) 시대다.

올해 한국제약협회가 ‘한국제약바이오협회’로 개칭할 정도로 제약계도 예외가 아니다.

2016년 매출액이 높은 10대 블록버스터 의약품 가운데 절반 이상을 바이오의약품이 이름을 올렸다.

류마티스 치료제인 휴미라가 무려 160억 달러 매출로 1위를 차지했고 같은 류마티스 치료제인 엔브렐이 88억 달러로 3위에 기록했으며 그 뒤로 50억-70억 달러대의 바이오의약품이 줄을 섰다.

이정윤 편집부국장

지난 해 국내 제약사 생산액이 20조를 넘어 섰는데 그 중 10%인 2조원이 바이오의약품이다.

바이오의약품의 국내 생산액과 수출액이 가파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앞으로도 성장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바이오가 곧 돈인 시대에 살고 있다.

국제사회는 바이오시대에 생물주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생물자원으로 인한 수익을 생물 제공국(업체 포함)과 나눠 갖도록 규정한 나고야의정서도 생물주권의 한 단면이다.

이제 우리 생물에서 의약품을 찾아내는 일이 수익을 극대화하는 길이다.

제약바이오업계가 공공기관인 ‘생물자원관’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현재 우리 생물을 보존하고 연구하는 국가 및 공공기관은 국립생물자원관,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국립생태원 등이 활발한 기능을 하고 있다.

이들이 최근 들어 내놓은 바이오 연구결과물은 제약바이오업계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생물자원관은 말벌, 뽕나무-화살나무, 원핵생물, 갈대 등 우리 생물에서 제약, 화장품, 식품 등을 개발하는 길을 개척하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말벌에서 사균백신 제조 가능성을 찾았다.

C바이오업체와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하고 가금 살모넬라 백신을 제조하기 위한 말벌 독 성분 대량생산기술에 대해 특허를 냈다.

흔한 뽕나무와 화살나무에서 충치균과 치주염균에 치료효과가 있는 성분도 추출해 D제약에 기술이전을 했다.

올해 말까지 2단계 8가지 독성 평가를 마친다는 로드맵 아래 신약 개발이 빨라지고 있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갈대에서 피부 미백이나 주름 개선용 발효 추출물을 찾아내서 E화장품업체에 기술이전을 했다.

그 화장품 매출액의 3%를 로열티를 받는 조건이 붙었다.

환경부에 따르면 현재 발굴된 우리 생물종(2015년 기준)은 동물 2만6575종, 식물 5349, 균류 및 지의류 4686종, 원생생물 1591종, 원핵생물 1369종, 조류 5725종 등 모두 4만5295종이 이른다.

이 뿐만 아니다.

생물자원관이 실시하는 자연환경조사를 통해 해마다 수 십종에서 수 백종의 새로운 우리 생물이 발굴되고 있으며 국내 생물 관련 연구기관 등이 신종생물 찾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새로운 의약품이나 식품 소재를 개발한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예전에도 지금도 수많은 연구자들이 남미 아마존으로, 아프리카 밀립에서 황금을 낳은 의약품을 꿈꾸며 식물이나 동물을 찾아다니고 있다.

정부도 우리 생물이 의약품이나 식품의 미래를 좌우할 자원임을 절실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신종 생물 발굴이나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 제약바이오업체가 우리 생물에 보다 관심을 기울여야 할 당위다.

우리 생물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생물자원관을 주목해야 할 이유 또한 분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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