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감염학회 김윤경 홍보이사, ‘성인도 백일해 감염…아기에 전염시켜 위험’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백일해 백신을 10년주기로 접종해야한다는 학계의 주장이 제기됐다. 백일해균에 감염된 성인으로부터 생후 6개월 미만의 아기에게 전염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한소아감염학회 김윤경 홍보이사<사진>는 지난 11일 가톨릭대학교 성의회관에서 개최된 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이같은 입장을 피력했다.

김 홍보이사에 따르면 국가예방접종이라는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백일해균(Bordetella pertussis, 그람 음성균)에 의한 감염을 통해 발생하는 호흡기 질환은 대부분 없어진 것이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백일해는 기침, 발작, 구토 등 증상이 동반되며, 1세 미만에서 사망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백일해균의 경우 성인이 돼서도 감염이 될 수 있다. 물론 성인은 감염되더라도 증상이 심각하지 않지만 생후 6개월 이내 아기의 경우 생명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

김 홍보이사는 “백일해는 예방접종으로 사라졌지만 성인을 통해 아기들이 감염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라며 “백일해균에 감염된 성인으로부터 신생아가 노출됐을 경우 감염되면 저산소증, 뇌손상이나 뇌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면역성이 많이 떨어지거나 혈관질환을 보유한 성인의 경우에도 백일해균에 감염될 시 단순 기침증상이 아니라 혈압상승, 뇌출혈 등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기에 주의해야한다”고 당부했다.

미국의 경우 성인으로부터 아기 혹은 어린이에서 백일해에 감염되는 사례가 늘어나자 10년마다 백일해 항원과 파상풍, 디프테리아가 포함된 병합접종을 10년주기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병합접종은 있지만 백일해에 대한 인식이 낮기 때문에 보건당국은 물론 의사들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게 김 홍보이사의 판단이다.

그는 “백일해는 유병율이 높지 않고 진단 또한 질병관리본부에 샘플(환자 목에 있는 가래)을 보내야하는 만큼 의사들의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정부에서도 백일해를 주기별로 예방접종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김 홍보이사는 임산부들의 사전 백일해 예방접종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아기가 생후 접종을 받는다하더라도 곧바로 항체가 생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사이 성인으로부터 감염될 확률이 있기 때문이다.

김 홍보이사는 “백일해로부터 아기를 보호하기 위해서 전체 질환을 컨트롤하기보다는 임산부의 예방접종을 통해 아기에게 백신이 전달시켜 사전에 항체를 만드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본다”고 제언했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